
AI 통합보안 솔루션 기업 슈프리마가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호실적을 냈다. 최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며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강화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 주주환원 계획은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OE 18% 목표…성장성 강화 방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슈프리마는 지난달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서 수익성 강화, 성장성 확대, 소통 강화 등을 향후 목표로 제시했다. 우선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인공지능(AI) 제품 매출 비중을 6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슈프리마는 '높은 현금성자산 보유율'과 '낮은 부채비율'이 동종 경쟁업체 대비 낮은 ROE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슈프리마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유동자산)은 606억원이며, 부채비율은 8%로 낮은 수준이다. 이에 슈프리마는 보유 유동자산을 활용해 M&A를 진행하는 등 재무 레버리지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제품 대비 판매가가 2~3배 높은 AI제품 판매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분기 중 AI 얼굴인식과 행동분석기술을 결합한 범죄예방 솔루션 ‘Q-Vision Pro’를 출시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또한 사용량 기반 과금에서 월 구독형 모델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의 출입통제 시스템(Access Control System) 시장에서 영상 보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성장성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M&A 혹은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관련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통합 솔루션을 확보할 계획이다.
슈프리마는 출입통제 시스템 시장에서 자국 공급 비중이 높은 중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출입통제 시스템 시장 규모가 약 5조6000억원으로 작아 PER이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시장 규모 135조원의 영상보안 분야로 진출해 외형을 확장하고 PER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호실적 자신감…주주환원은 소극적
슈프리마는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근 주가 회복을 이끌었다. 슈프리마 주가는 지난해 말 2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3만8000원대까지 회복했고, 현재는 3만4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슈프리마의 지난해 매출은 1082억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해 설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AI·영상관제(VMS) 신제품 비중 확대와 해외 수출 증가가 매출 확대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 38% 증가한 233억원, 31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매출은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2억원에서 57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64억원에서 81억원으로 증가했다. AI 신제품 출시, 영상보안 시장 공략에 따라 슈프리마는 향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탓에 실적 상승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슈프리마도 낮은 주주환원율로 인해 지속적으로 주가가 부진했으며, 기업성장비전 대비 장기투자에 대한 매력도도 떨어졌다고 자체 진단했다.
이번 밸류업 공시에서도 중장기 성장전략은 제시한 반면, 주주환원 계획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슈프리마는 관계자는 “IR 담당자와 주주간의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거래량을 활성화하고 장기 보유주주를 증대하고자 한다”고 소통 강화 의지를 보이면서도 구체적 주주환원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슈프리마는 2015년 슈프리마에이치큐(슈프리마HQ)로부터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분사 이후 한 번도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적이 없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아직 소각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슈프리마는 환원 계획과 관련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방향성에 따라 관련 가이드를 점검한 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기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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