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가면 UN이 AWS에게 손 내미는 이유

AWS의 이동형 클라우드 인프라 '스노우 볼'을 실은 재난 및 인도적 지원부의 차량이 AWS의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 're:Invent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포럼에 전시돼있다.(사진=박현준 기자)

1일(현지시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 're:Invent 2022(이하 리인벤트)'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포럼(Caesar's Forum)의 야외 공간. 관람객들의 눈길이 한 쪽으로 쏠려 있다. 천막 아래에 주차된 지프(Jeep)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차량의 트렁크에는 옅은 회색의 직사각형 모양의 박스가 놓였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박스다. 하지만 이 박스는 태풍이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경우 빠른 상황 파악과 구조 조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다. AWS의 이동형 클라우드 인프라 '스노우 볼'이다.

스노우 볼에는 데이터 저장소인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장비, 안테나 등이 포함돼있다. 두 개 의 안테나 중 하나는 중궤도 위성과 이어져있어 스노우 볼을 클라우드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나머지 하나의 안테나는 LTE 전용이다. 각종 재난 및 재해로 통신망이 두절될 경우 특정 지역에 LTE망을 공급할 수 있다.

스노우 볼은 특히 재난 지역에서 빠른 상황 파악에 필요한 자료 수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올해 10월 미국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이 불어닥쳤을 때 AWS의 재난 및 인도적 지원부는 스노우 볼을 실은 자동차를 급히 현장으로 보냈다. 어느 곳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고립된 사람은 없는지에 대한 상황 파악이 시급했다. 즉시 드론을 띄워 피해 지역을 촬영했다. 촬영된 사진과 영상은 스노우 볼로 전송된 후 현장의 구조 인력에게 제공됐다. 인력들은 사진과 영상으로 어디부터 어떻게 지원 활동을 펼쳐야 할지 판단을 내리고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스노우 볼은 재난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기에 쉽게 고장나지 않는 내구성이 중요하다. 미국 국방부가 요구하는 사양을 갖췄으며 약 10시간 동안 충전없이 사용 가능하다. 무게는 50파운드(약 23kg)로 성인 남성이 두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다.

지프 차량의 트렁크에 AWS의 이동형 클라우드 인프라 '스노우 볼'이 실려 있다. 빨간 점선으로 표시된 것이 스노우 볼.(사진=박현준 기자)

AWS는 지난 2018년에 토네이도가 3번 연속으로 미국 대륙을 강타하며 피해를 입히자 재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재난 및 인도적 지원부를 만들었다. 이후 약 열차례 스노우 볼을 활용해 재난 지역에 대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재난 및 인도적 지원부는 국제연합(UN)과 함께 이 활동을 하고 있다. 큰 재난이 일어나 지원이 필요할 경우 UN이 AWS에게 지원 활동을 요청한다. AWS는 UN의 지원 요구를 받으면 대부분 응한다. 지원 활동으로 회사가 얻는 수익은 없다.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펼치는 국제 봉사활동인 셈이다.

모 램지(Mo Ramsey) AWS 재난 및 인도적 지원부 총괄은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나 "재난 지역에서 인명 구조를 지원하고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 있던 가족과 연결돼 다시 만나게 해준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WS의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 're:Invent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의 AWS  전시부스에서 관람객이 미니 농구장에서 슛을 하는 모습(왼쪽)과 공의 궤적과 골인이 될 확률이 모니터에 표시된 모습.(사진=박현준 기자)

AWS는 리인벤트가 열리고 있는 베네시안 호텔 내부의 엑스포에도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관람객들이 스노우 볼의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에는 방문객이 슛을 할 수 있는 농구 골대와 함께 스노우 볼이 설치됐다. 스노우 볼에는 사전에 학습된 머신러닝(ML) 모델이 장착됐다. ML은 슛을 하는 사람의 포즈를 분석해 공이 골대에 닿기 전에 공의 예상 궤적과 골인이 될 확률을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부스에 전시된 스노우 볼은 총 42테라바이트(TB)의 용량을 갖췄다.

스노우 볼은 우주로 보내는 인공위성에도 활용됐다. 인공위성이 탐색해 얻어내는 다양한 데이터가 스노우볼로 전송되면 ML은 이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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