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차들의 필수 기능인 '오토 스탑(ISG, Idle Stop & Go)'. 신호 대기 중에는 알아서 엔진을 꺼줘서 기름도 아끼고, 조용해서 참 좋은 기능이죠.
그런데 유독 '주차'만 하려고 하면, 이 똑똑한 기능이 '바보'가 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고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는 순간, 엔진이 부드럽게 '샥-'하고 꺼집니다.
"이제 시동 끄고 내리면 되겠다"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기어를 'P(주차)'단으로 바꾸자마자 엔진이 "부르릉!" 하고 다시 살아납니다.
결국 우리는, 다시 살아난 엔진을 내 손으로 직접 꺼야만 하죠.
"어차피 끌 건데, 왜 굳이 다시 켜지는 거야? 고장인가?"
이 짜증 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현상은, 고장이 아니라 당신의 '특정 행동'에 자동차가 반응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이유: 당신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자동차의 큰 그림

오토 스탑(ISG) 기능의 기본 설계는, '완전한 정지'가 아닌 '언제든 즉시 출발할 수 있는 임시 정차'를 위한 것입니다.
자동차의 컴퓨터는 항상 "운전자가 지금 당장 다시 출발할 수도 있다"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죠.
컴퓨터는 다음과 같은 행동을 "운전자가 다시 출발하려나 보다!" 라고 판단하여, 엔진을 미리 깨워놓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당연히!)
핸들을 크게 돌릴 때
에어컨을 강하게 틀거나, 배터리 전압이 낮아질 때
그리고, 바로 '기어 레버를 조작'할 때
즉, 당신이 주차를 위해 기어를 D단에서 R(후진)이나 P(주차)로 바꾸는 행동을, 자동차는 "아, 주차 기동을 위해 엔진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구나!" 라고 인식하여, 친절하게도 엔진을 '미리' 다시 켜주는 것입니다.
운전자의 의도와는 다른, 똑똑해서 생긴 오해인 셈이죠.
성가신 재시동을 막는 '고수'의 1초 비법
이 불필요한 재시동을 막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 방법 1: '오토홀드(AUTO HOLD)' 기능 활용하기 (가장 추천!)

주차 공간에 멈춘 뒤,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 '오토홀드' 기능을 활성화시킵니다. (계기판에 초록색 AUTO HOLD 표시등 점등)
이때 오토 스탑 기능으로 엔진은 꺼지고, 당신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됩니다.
이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바로 눌러 전원을 끕니다.
차가 꺼지면서, 기어는 자동으로 P단으로 바뀌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까지 알아서 체결됩니다. 엔진 재시동 없이, 가장 부드러운 주차가 가능합니다.
✅ 방법 2: 'A OFF' 버튼 활용하기

주차 공간에 멈춰서, 오토 스탑으로 엔진이 꺼진 것을 확인합니다.
기어를 바꾸기 전, 먼저 'A OFF' 버튼을 눌러 오토 스탑 기능을 '비활성화'합니다.
엔진이 한번 다시 켜지긴 하지만, 그 이후에는 당신이 기어를 P단으로 바꾸거나 핸들을 돌려도 엔진이 다시 켜지는 일은 없습니다.
자동차의 오토 스탑(ISG) 기능은 연비를 위한 똑똑한 기술이지만, 때로는 운전자의 의도를 오해하기도 합니다. 주차 시 불필요한 재시동이 거슬린다면, 오늘 알려드린 '오토홀드'나 'A OFF 버튼'을 활용해 보세요.
내 차의 작은 습성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마지막 주차 순간이 훨씬 더 부드럽고 조용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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