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의 개미생활] "결국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김남석 2025. 3. 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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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투자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국 투자자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주식과 채권, 펀드 등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투자상품의 설명서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누군가는 이 문구가 증권사가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불완전 판매' 이슈가 또 한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불과 10년도 되지 않는 시간에 '라임사태'부터 '홍콩ELS', 이번 홈플러스 채권까지 투자에서 손실만 발생했다 하면 상품을 판매한 금융회사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투자상품 판매에 가장 엄격한 나라 중 하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자본시장법 등으로 판매사의 설명의무를 하나하나 나열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 대로 판매사는 상품 판매 때마다 설명서를 교부하고 상담 내용을 녹취한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거나,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나를 속였다며 판매사에 책임을 돌린다.

과연 '투자'라면 당연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돈을 넣는 투자자가 있을까.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은 수익이 발생한 것은 투자자 본인이 잘한 거고 손실은 증권사 책임이라고 하시죠"라고 토로했다. '잘하면 내덕, 못하면 네탓'이다.

홈플러스 채권투자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한 개인 투자자는 수년간 관계를 이어온 프라이빗뱅커(PB)가 "홈플러스가 망하겠어요?"라면서 카드대금 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권유했다며 손실 책임을 증권사에 돌렸다.

평생 모아온 노후자금을 여기에 투자했는데 이번 손실을 대체 누가 책임을 질거냐는 주장이다. 구구절절한 토로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책임은 본인이 져야하지 않나'였다.

홍콩ELS도 그렇고, 이번 홈플러스 전단채도 그렇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라면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데 왜 자신의 전 재산을 위험상품에 넣었을까. 당연히 투자할 수 있지라고 한다면 다시 당연히 손실도 발생할 수 있지라고 되묻고 싶다.

'수년간 관계를 지속해 온 PB'라면 그동안 수익률이 꽤 좋았지 않을까. 매번 손해만 봤다면 그 PB와 관계를 유지해 왔을까. 심지어 만기 때마다 수차례 계약을 연장(롤오버)해 왔다.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롤오버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묻는다면 판매사가 아니라 홈플러스와 신용평가회사로 가야 한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불과 1주일 전까지도 돈을 빌렸다. 신용평가회사들은 여기에 'A3'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A3는 '보통 수준의 단기 신용상태'다 단기적인 채무불이행 위험은 낮지만 변동성이 내재된 기업에 이 등급을 부여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기'가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지만, 홈플러스는 1주일도 되지 않아 부도를 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에 주목하며 판매사 조사에 나섰다. 앞서 라임과 홍콩ELS, 전세사기까지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줬다. 손실보전 약정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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