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 "금리 충분히 제약적…트럼프 2기에 인플레 반등 위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올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준 홈페이지)

3일(현지시간) 바킨은 메릴랜드은행가협회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아직 목표치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지만 그 일을 끝내기 위해 예전만큼 제약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1%p 내렸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0.25%p의 인하를 단행해 금리를 4.25~4.50%로 조정했다. 바킨도 이 움직임에 찬성했다. 또 올해 금리인하 횟수는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바킨은 “강력한 소비 지출, 높은 물가에 대한 소비자 반발과 노동력의 생산성 향상이 경제가 좋은 상태에 놓이도록 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2025년에 경제 성장을 위한 요인이 하방 리스크보다 크다고 말했다.

다만 바킨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더 많은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임금과 제품 비용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관련 경험을 고려할 때 만약 그렇게 되면 가격 책정자들이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할 확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킨의 발언은 오는 20일 트럼프의 취임을 몇 주 앞두고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예고한 감세, 고관세 정책과 불법 이민자 단속 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바킨은 트럼프가 정확히 어떤 정책을 시행할지 알려지지 않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면서도 최종 정책이 마련될 때까지 “오랜 시간 동안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과 다르게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면 “그 정책 중 일부를 되돌릴 가능성이 있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은 최대 고용과 인플레이션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작년 11월 기준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이 지표는 2021년 초부터 계속해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최근 미국의 노동 수요가 둔화됐지만 11월 신규 고용이 22만7000건을 기록하는 등 고용이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실업률은 5월부터 4~4.3%의 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