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12일, 골든위크가 막 끝나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저렴한 티켓을 잡아 삿포로에 다녀왔습니다.
음갤인 만큼 먹고 다닌 음식만 쭉 올려보려고 합니다.

첫 끼니는 인천공항 2터미널에 위치한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


지방에서 새벽부터 출발하느라 배가 고팠기에 해시브라운, 소시지 패티, 라따뚜이로 배를 채워봅니다. 나초와 스텔라 맥주도 한잔.

아쉬운 느낌에 빵과 머핀, 시리얼과 커피도...

기내식은 저도 음갤에서 보고 한번 신청해봐야겠다 싶어서 신청한 특별기내식 - 코셔식(유대교 종교식)입니다.
코셔 기내식의 특징은 아무 회사에서나 만들지 못하고 반드시 지정된 회사에서 만들어 냉동으로 운송하는 제품만 제공된다고 합니다. 또 율법에 따라 먹는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해서, 이륙하기 전에 승무원이 박스를 들고 와서 확인시켜줍니다. 저는 유대교인은 아니기 때문에 뜯어서 데워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일반 기내식과 달리 양이 엄청 많습니다. 에피타이저로 과일 칵테일, 빵과 비스킷, 메인 요리, 두 종류의 디저트, 초콜렛, 오렌지 쥬스까지. 이코노미 좌석은 테이블이 작아서 아예 별도의 식판을 받쳐서 줘야 할 정도로 큽니다.
과일 칵테일, 빵과 비스킷은 그냥 그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비스킷은 꽤 담백했지만요.

메인디쉬는 채식 슈니첼과 밥, 그 아래에 야채가 깔려있습니다. 채식 슈니첼은 그래도 생각보다 꽤 맛있고 먹을만 했습니다. 밥이 좀 흩날리는 밥이었던게 흠이지만...


디저트가 2개나 들어있습니다. 절인 과일과 초코롤, 그리고 초코케이크. 에피타이저부터 빵, 메인요리까지 먹었을 때 이미 일본행 같은 단기 기내식과 비슷한 양인데, 거기에 디저트가 2개나 추가되고, 꽤 달달하고 맛있습니다.
덤으로 오렌지쥬스도.

비행기를 내려서는 숙소 체크인을 하고, 부지런히 삿포로 맥주원으로 왔습니다. 삿포로 맥주원에는 4군데의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모두 양고기 징기스칸이지만 가격이나 구성이 조금씩 다릅니다. 제가 선택한 곳은 라일락. 양념 양고기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술도 무한리필 옵션을 제공하지만 술은 그냥 잔으로 시켰습니다.

냄새 걱정에 테라스 석에 앉았습니다. 5월 초의 삿포로는 아직 좀 추운 편이었지만(저녁 기온이 10도 정도), 불 앞이라 크게 춥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불판이 북해도 모양인 게 재미있네요.

첫 맥주는 삿포로 안에서도 다른 음식점에선 안팔고 오직 여기 맥주원과 공장에서만 판매한다는 파이브스타.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 매력적입니다.


라일락에는 6종의 양념 양고기에 더해 생 양고기(어깨살), 냉동 양고기, 삼겹살 등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마늘양념하고 항아리간장 맛이 좋았습니다.




열심히 구워먹습니다. 야채도 당연히 무한리필. 양념 위주의 구성이다보니 불판이 쉽게 탑니다... 다행히 불판은 교체 가능합니다.
전체적으로 고기보다는 맥주에 방점이 찍혀 있는 느낌이라, 삿포로 시내의 유명 징기스칸에 비하면 양고기가 아주 뛰어나다고 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양념이 제법 맛있고 고기도 평타는 칩니다.

두 번째로 시킨 맥주는 소라치 1984. 이 맥주는 소라치 에이스라는 홉을 사용한 맥주인데, 상큼하고 청량감 있는 맥주입니다. 개인적으로 양고기에는 이쪽이 조금 더 잘 어울리지 않나? 하는 느낌.





온갖 사이드메뉴들... 감자, 콘버터, 우동, 덮밥, 공기밥, 감자떡, 디저트 등등도 전부 무한리필에 포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감자떡(이모모찌)가 맘에 들었습니다... 저거랑 아이스크림은 한 3번 정도 더 시켜다 먹고 마무리 했습니다.

저녁을 무한리필로 먹었더니 야식은 간단하게.

세븐일레븐에 팔던 삿포로 진격의 거인 콜라보 맥주.

요거는... 그림이 허니버터칩 같죠? 맛도 딱 허니버터칩입니다.
-- 2일차 --

제가 처음 2박을 묵은 호텔은 삿포로역 북동쪽에 위치한 에미온 삿포로입니다.
왜 갑자기 호텔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아침을 호텔 조식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저 혼자 여행이라면 아침에도 카페나 식당을 찾아가겠지만, 부모님은 꼭 호텔 조식을 드시기 때문에... 저도 그냥 동참했습니다.

제가 편식이 심한 관계로(...) 많은 메뉴를 스킵했지만, 스프카레를 포함해 각종 홋카이도산 식재료를 쓴 메뉴들로 대체로 구색은 잘 갖추고 있습니다. 해산물을 쓴 야끼우동이 인상적이네요.

역시 일본은 빵과 우유가 참 맛있습니다.

푸딩도 빼놓을 수 없죠...


간식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블랑제리 코론 이라는 빵집에 들렀습니다...만 바로 앞 손님이 대량으로 구입해가는 바람에 빵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ㅜㅜ 아침시간이라 기다리면 더 나온다고는 했지만... 남아있는 것 중 땡기는 걸로만 샀습니다.




맛은 굿굿. 다만 호밀빵은 진짜 건강한 식사빵 호밀빵이라서 아무것도 없이 간식으로 먹기엔 좀 텁텁합니다.

이 날 점심으로는 마침 비오는 날 어울리는 이름인 아메와 야사시쿠 雨は、やさしく No,2
조금 특이한 라멘을 컨셉으로 하는 집인데, 1호점은 킥이 닭 간 페이스트로, 2호점은 가리비 페이스트로 올라가는 집입니다. 그리고 우엉에 진심인 집이기도 하고요.


맥주는 에비스 프리미엄 병맥주가 나오고, 서비스로 우엉조림이 나옵니다.


제가 주문한건 스페셜 라멘 중짜. 4종류의 차슈와 우엉튀김, 계란, 가리비 페이스트가 닭백탕 육수와 함께 나옵니다. 대짜는 가격이 100엔 차이인걸 봐선 아마도 면 양에만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면은 굵지 않지만 제법 쫄깃쫄깃합니다. 차슈는 생각보다는 평범. 우엉튀김은 생각외로 국물에 적셔 먹으니 맛있는데, 튀김옷이 너무 쉽게 벗겨지는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 가리비 페이스트가 진짜 라멘맛을 확 바꿔버립니다. 살짝 찍어먹어 보니 응축된 감칠맛이 폭발하는데, 라멘을 먹다가 스프에 녹여주니까 전체적으로 녹진한 해산물 스프같은 느낌의 국물이 되면서 퓨전 요리같은 인상으로 변했습니다. 토리파이탄에 가리비가 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쇼핑하고 돌아다니다가 중간에 들른 안토차토 あんと茶と. 삿포로에서 난 팥으로 만든 튀긴 화과자와 차를 함께 파는 집입니다.
찐한 팥으로 만들고 튀겨서 헤비한 디저트에 맑은 녹차가 잘 어울리지만, 가격은 조금 높은 느낌.

저녁은 나카지마공원 근처에 있는 오오카미 스프. 미소라멘 집입니다. 다른 라멘은 없고 오직 미소라멘만 있습니다.

맥주는 삿포로 클래식 병맥주가 나옵니다.


차슈는 한장이고, 고명도 비교적 심플한 미소라멘.
된장의 약한 단맛이 올라오면서 짠데... 생강이 들어 있어서인지 먹기 힘들게 짜지 않고 맛있게 짭니다. 이게 본고장의 미소라멘?? 하면서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삼겹살로 만든 차슈도 아주 잘 구워졌습니다.

면도 꼬들꼬들하고 육수랑 잘 어울렸습니다. 밥 말아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다시 시내쪽으로 복귀하면서, 상점가에서 눈에 보이는 아무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 주문.
북해도 옥수수 아이스크림은 그냥 평범하게 향이 나는 아이스크림이었고, 바닐라는 맛있었습니다.


오늘의 야식은 북해도 로컬 편의점인 세이코마트에 파는 북해도 멜론사와, 소라치1984 캔맥, 적당히 고른 과자, 연어삼각김밥.
-- 3일차 --






3일차도 호텔 조식. 어제는 안보이던 부타동 고기나 생선 한종류 등이 새로 보입니다. 오늘의 메뉴로 한두가지씩 로테이션이 도는 모양입니다.

아침을 먹고 부지런히 7시 30분에 여는 이솝베이커리로 갔습니다. 그러나 오픈 5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앞에 줄이 서 있었습니다...
한번에 4명씩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빵집입니다. 가격대비 빵이 맛있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빵 4개를 샀는데 봉투까지 포함하여 888엔.

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크로와상. 맛있었습니다... 두 개 먹었습니다.

마요네즈와 감자샐러드가 들어간 빵인데, 이것도 빵은 쫄깃하면서 안쪽에 샐러드가 밥반찬보다는 덜 짜게 되어서 아주 궁합이 좋았습니다.
다른 빵은 파이 종류였는데 이상하게 사진이 없네요... OTL

점심은 그래도 삿포로에 왔는데 스프카레 한번 먹고 가야지 했는데... 가라쿠, 사무라이, 옐로우 같은 유명한 집들이 죄다 오픈 전부터 줄을 서있습니다. 그래서 메이저는 예전에 먹어봤으니 좀 마이너한 곳을 가보자 해서 찾아간 곳, 오다시 식당입니다.
오다시 식당은 스프카레이긴 한데 흔히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거의 없고, 다시마와 생선으로 낸 국물을 시그니처로 내세우고 있는 집입니다.

그래서 자리에 앉으면 음식이 나오기 전에 육수를 마치 입가심 술처럼 한잔 따라줍니다. 맑은 해산물 국물이 입맛을 돌게 해줍니다.

맥주는 삿포로 클래식 캔맥주가 나오네요.

제가 주문한건 스프카레 + 치즈토핑추가 + 소시지 세트. 단품이 있고, 소시지 세트가 있고, 다찌석 앞에서 바로 토치로 구워주는 소고기 세트가 있습니다. 근데 먹어보니 소시지는 맛있긴 한데 이 스프카레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서... 그냥 소고기 세트를 먹거나 아니면 단품으로 먹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치즈 토핑도 비추.
옵션을 제외하고 메인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국물이 마치 이름만 스프카레이고 해물 보양탕(?)을 먹는 듯한 느낌에. 토핑으로도 생선이 반마리 정도 들어있습니다. 함께 나오는 다시마 가루와 가쓰오부시는 국물을 좀 먹다가 중간에 섞어주면 또 다른 맛으로 변모합니다. 스프카레가 인도의 카레를 한번 북해도식으로 변주한 음식이라면, 여기는 그 스프카레를 한번 더 일본식으로 변주한 느낌입니다.
밥은 호지차를 써서 지은 밥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향이 구수합니다.

다만 해산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듭니다... 저는 포항사람이라 완전 사랑하거든요.

길거리에서 소프트크림도 하나 사 먹어줍니다. 삿포로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어디에서 사 먹어도 평타 이상은 칩니다.

그 다음으로 들린 곳은 캡슐 몬스터라는 특이한 이름의 가게.
입장도 특이합니다- 8층짜리 주상복합 같은 상가건물에 있고, 입구는 굳게 닫혀있습니다. 여기서 503호를 호출하면 문을 열어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503호는 케잌하고 디저트를 파는 곳이고, 507호는 거기서 산 디저트를 가지고 가서 추가로 커피를 주문해 앉아서 마실 수 있는 간이 미니카페입니다. 보니까 건물 자체에 다른 카페들도 몇몇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케이크들.
케이크만 있는건 아니고 빵이나 과자들도 팔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고른건 Monstre. 칼피스 버터와 마스카포네 치즈가 윗쪽에 크림층을 이루고, 아래쪽은 피스타치오와 프랑부아즈 잼이 결합된 케이크입니다. 작지만 묵직하고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커피는 하우스블렌드의 아이스커피. 달달한 케이크와 어울리는 맛이었습니다.

결국 사각케이크 1종 제외하고 전부 구입...

전부 맛있더라고요...

가급적이면 웨이팅을 피하고 오픈런을 추구하는 편인데, 이 날 저녁은 대기가 길다고 유명한 토리톤 스시 코우세이점으로 갔습니다.
16시 26분에 웨이팅 걸어놓으니 앞에 26팀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17시 55분에 안착 성공.
여기는 회전초밥...집이긴 한데 레일에는 광고판만 돌아다니고, 자리에 있는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곳입니다. 한글 번역도 지원하지만 가끔 번역이 안된 메뉴들이 있어서 번역기를 어쨌든 쓰긴 써야했습니다.
초밥 메뉴들은 기억에 의존한 것이나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우

뭐시기 조개

북해도 대설 연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적당히 기름진 맛!

문어...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우니는 가성비 초밥집의 한계인지? 아니면 시즌이 아니어서인지? 기대보다 아쉬웠습니다.

병이 예뻐보여서 맥주를 시켰는데 아니...... 가짜 맥주 였습니다.........
낚였다....... ㅡ,.ㅡ;

고등어

가자미 지느러미. 미소잎은 주문할 때 뺄 수 있습니다.

북방대합

연어뱃살

더블 가리비

그냥 연어와 특별 연어(??)

그 사이에 진짜 맥주가 나왔습니다. 기린이네요

롱 붕장어. 옆에는 유즈코쇼가 같이 나옵니다.

참치 3종 세트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 무언가 한정 생선

구운 참치

감자떡(이모모찌)


새우튀김우동, 딸기맛 몽블랑.

초밥 약 26접시, 우동 2접시, 맥주 2잔, 가짜맥주 2병, 디저트 3개까지 해서 13,800엔 정도 나왔습니다. 가성비 좋네요 -_-b
이 집이 회전초밥 시절의 습관이 남아 있는 것인지, 뭘 시켜도 가격에 맞춰서 접시가 함께 나옵니다. 맥주나 우동을 시켜도 초밥접시가 따로 나오고, 비싼 초밥의 경우는 접시 2개를 겹쳐서 가격을 맞춰서 서빙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계산할 때는 주문한 태블릿은 무시하고 나온 접시만 가지고 가격을 매겨서 영수증을 끊어줍니다. 그래서 주문했는데 실수로 누락되어서 안나온 메뉴가 있다면 계산에도 포함이 안됩니다.
-- 4일차 --

마지막날은 호텔 조식이지만 다른데, 어제 호텔을 옮겼기 때문입니다. 게이오 플라자 호텔. 여기가 좀 낡은 호텔인데, 조식이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마지막 숙박을 여기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조식이 괜찮았습니다. 빵을 비롯해서 전반적인 음식들의 퀄리티도 그렇고, 즉석 오믈렛도 만들어주고, 비록 맛이 훌륭하다고 하긴 힘들지만 아침 뷔페인데 초밥이 나오는 점이나 아침부터 샴페인이 무제한 제공되는 것이... 아주 훌륭합니다...


디저트도 푸딩이 안보여서 아쉬운 걸 빼면 괜춘.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공항에서는 밥을 먹을까 하다가, 딱히 땡기지 않아서 디저트만 먹었습니다.

키노토야 소프트크림. 정말 쫀득하고 맛있습니다. 첫 한입의 임팩트가 아주 강한 묵직하고 진한 아이스크림입니다.

치즈타르트도 아주 맛있어요.


이건 제 개인적인 No.1 픽인 북해도 우유카스테라의 소프트크림과 우유, 푸딩.
소프트크림은 키노토야랑 거의 비슷하지만 묵직함이 살짝 덜한 대신에 깔끔한 맛입니다. 첫 한입의 임팩트는 키노토야지만, 아이스크림으로써의 밸런스는 저는 이쪽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 우유가 진짜 맛있습니다... 병 회수때문에 테이크아웃이 안되고 자리에 앉아서만 먹을 수 있는 우유인데 진짜 최고입니다...

비행기 기다리면서 마지막 남은 동전을 털기 위해 크레미아 반반 아이스크림.

귀국편 특별 기내식은 힌두식으로 신청했습니다. 파인애플 오이 샐러드, 메인요리, 난, 과일 구성입니다.

전자렌지에 데워 나오는 난이 조금 아쉬웠지만, 메인은 탄두리 느낌나는 치킨과 두부, 건포도 밥의 조화가 괜찮았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