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한강벨트 꺾이고 외곽 상승세 지속···공시가격 변수에 온도차 향방 ‘주목’
외곽은 상승 지속···중저가 수요 쏠림에 온도차 확대
공시가격 상승 변수 부상···매물 흐름 변화 주목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가격 조정 흐름이 한강벨트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외곽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역 간 가격 흐름의 온도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 강남권 조정 한강벨트로 확산···외곽은 오름세 지속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이는 직전 주(0.08%) 대비 0.03%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 두드러졌던 하락세가 한강 인접 자치구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초구는 지난주 –0.07%에서 이번 주 –0.15%로 낙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고 강남구는 –0.13%로 전주와 같은 수준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송파구 역시 –0.17%에서 –0.16%로 낙폭은 소폭 줄었지만 하락 흐름은 지속됐다.
한강벨트 지역에서도 약세가 뚜렷했다. 용산구는 –0.08%로 전주(–0.05%)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고, 지난주 보합(0.00%)을 보였던 동작구는 –0.01%로 내려가며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성동구 역시 0.06%에서 –0.01%로 하락 전환하며 매매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매물 출회와 가격 조정 흐름이 한강벨트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한강 인접 자치구를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1월 23일 이후 이날 기준 서울 내에서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성동구로 1212건에서 2326건으로 91.9% 증가했다. 뒤이어 강동구가 같은 기간 2555건에서 4475건으로 75.1% 늘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북구는 이번 주 0.20% 상승하며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서대문구(0.19%), 은평구(0.15%), 강서구(0.14%), 구로구(0.14%), 노원구(0.14%) 등도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 규제와 전세시장 변화가 맞물리면서 연초까지 마이너스 변동률이나 보합세를 나타내던 서울 외곽지역이 최근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구간에 수요가 집중된 데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은 세제 압박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이 같은 흐름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고가 지역과 중저가 지역 간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공시가격 상승 변수 부상···세 부담에 핵심지 조정 압력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여파로 서울 핵심지의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 주부터는 공시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세 부담 변화가 매물 흐름과 가격 움직임에 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 약 1585만호의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9.16%로 지난해(3.65%) 대비 5.51%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8.67% 상승하며 전국 평균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지난해(7.86%)와 비교하면 10.81%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전국 평균보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은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주택의 공식 가격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조세·복지·행정 제도에 활용되는 지표로, 주택 시세에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곱해 산출된다.
결국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확대는 고가주택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일부 수요가 중저가 주택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나타나는 서울 핵심지와 외곽지역의 상반된 매매가격 흐름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시가격 상승은 보유세 증가로 이어져 고가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자금 여력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핵심지의 가격 상승세 둔화나 조정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조정이 지속되려면 매물 출회가 이어져야 하지만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될 경우 현재의 매물 출회 흐름이 둔화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경우 일부 매물 출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최근 집값 상승 폭을 고려하면 세 부담만으로 매도를 결정하는 보유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매물 출회 유인이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타나는 서울 핵심지의 가격 조정 흐름도 장기간 이어지기보다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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