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라면 으레 붉은 단풍을 떠올리지만, 전라북도 정읍의 가을은 달랐다. 소나무 숲 아래 끝없이 펼쳐진 순백의 구절초 군락은 마치 하얀 눈이 내린 듯 신비롭다.
이 은은한 장관이 피어나는 곳이 바로, 전북 제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된 정읍 구절초정원이다.


정읍시 산내면 청정로 926-65 일원에 위치한 이 정원은 옥정호 최상류에 자리잡고 있다.
뛰어난 경관 덕에 예로부터 '망경대'라 불리던 이곳은 2003년 체육공원으로 출발해, 2006년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2022년 7월 18일, 마침내 전라북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공식 지정되며 진정한 생태정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 22만㎡의 솔숲

정원의 전체 면적은 약 22ha(약 6만 6천 평). 이 중 구절초가 군락을 이룬 면적만도 11ha(약 3만 3천 평)에 이른다.
숲과 계곡, 실개천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만나는 구절초의 향연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보다 오롯이 걷고 느끼는 '슬로투어'에 최적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10월이 되면 옥정호에서 밀려든 안개가 솔숲을 감싸고, 그 속에 피어난 구절초는 가을 아침을 은은하게 수놓는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이 빚어낸 정적의 미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정읍 구절초정원은 빠르게 스쳐가기엔 아까운 곳이다.
꽃, 숲, 안개, 바람이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한 시간은 일상에서의 하루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 가을, 붉지 않은 감동을 찾아 정읍으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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