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맛이 간다"...'순천 여고생 살인' 박대성, 주취감경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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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구속)이 "(평소) 술을 마시면 맛이 간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대성은 "범행에 사용한 흉기가 가게에서 평소 쓰던 것이 맞다"라면서도 "내가 흉기를 챙겨 나온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경찰에 이같이 진술했다고 지난 1일 동아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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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남 순천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구속)이 “(평소) 술을 마시면 맛이 간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0시 44분께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A(18)양을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박대성은 범행 후 달아나면서 흉기를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박대성은 자신의 가게를 지나던 B양을 800m가량 쫓아가 등 뒤에서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약 2시간 20분 만인 오전 3시께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행인과 시비를 벌여 경찰에 체포된 박대성은 일면식 없는 B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정확한 동기를 진술하지 않고 있다.
그는 경찰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장사도 안돼 소주를 4병 정도 마셨다. 범행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지난달 30일 YTN을 통해 “형법은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인 경우 그 행위를 처벌하지 않거나 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사물 변별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아예 없을 정도로 술에 취했을 경우를 포함한다”며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을 언급했다.
2008년 조두순은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이유로 심신미약이 인정돼 1심에서 받은 징역 15년이 2심에서 징역 12년으로 감형됐다.
염 교수는 “조두순 사건 당시 주취 감경이 반영돼서 여론이 들끓었다. 최근 2년간 주요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살인에 대한 심신미약이 인정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며 “최근 법원 판단은 굉장히 엄격해졌다”고 설명했다.
형법은 무분별한 주취 감경을 제한하기 위해 범죄 가능성을 예견하고 스스로 심신장애를 일으켰을 때 감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염 교수는 “이번 사건도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범행 이후 도망친 점을 비춰볼 때 계획범죄 정황이 있기 때문에 심신미약 인정을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박대성의 이름, 나이, 사진 등을 전남경찰청 누리집에 30일간 공개하기로 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 파악 등 보강 수사를 마치는 대로 박대성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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