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9등급이 국립대 입학?"···‘합격전략’ 세우는 남자 [강홍민의 굿잡]

강홍민 2025. 12. 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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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컨설턴트’ 박현욱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책임연구원

고3 수험생들에겐 수능이 끝나고 정시 모집을 앞둔 12월이 가장 분주하고 중요한 시기다. 1년 동안 노력한 수능 점수가 공개되고 어느 대학·학과를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을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치열한 전략싸움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 가장 바빠지는 이들이 바로 ‘입시 컨설턴트’다. 수험생의 성적과 희망 대학·학과만을 가지고 복잡한 대학 진학 전형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는 이들이다. 10여 년 간 대학 입시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박현욱(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책임연구원&주니어사업팀 부팀장) 입시 컨설턴트를 만나 대학 입시의 세계를 들어봤다.

‘입시 컨설턴트’ 박현욱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책임연구원

올해 치러진 ‘202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올해 대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시 중심 구조가 정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전국 대학 기준으로 수시는 약 80%, 정시 약 20% 수준으로 비중 폭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시에 집중한 게 특징이죠. 그 결과, 수시에서 이탈한 학생들이 12월에 진행 중인 정시 모집으로 한꺼번에 유입되기도 했죠. 특히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줄어들면서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고, 이로 인한 이월 인원도 증가하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정시는 단순 점수보다는 전형 구조와 변수를 이해한 전략 설계가 중요해진 해라고 볼 수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쳤는데, 이러한 부분이 정시 모집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영어 1등급 비율 감소는 올해 입시에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였어요. 영어는 절대평가 과목이지만 많은 대학들이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핵심 요소로 활용해왔죠. 올해는 영어 난도가 올라가면서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쳤고, 그 결과 수시에서 합격권에 있던 학생들까지 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 인원이 그대로 정시로 이동하면서 정시 경쟁 구도도 이전보다 복잡해졌어요. 정시는 영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수시는 영어 한 과목으로 결과가 갈리는 구조라 수능생들의 체감이 더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마다 수시와 정시 비중 차이가 큰 편인가요.
“굉장히 큽니다. 흔히 ‘수시가 대세’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대학을 한데 묶어 볼 때 생기는 착시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서울권 주요 대학, 이른바 ‘상위권 대학’으로 불리는 곳들은 여전히 정시 비중이 높은 편이죠. 반면, 지방 대학이나 일부 대학은 수시 비중이 90%에 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시와 정시 비중을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어느 대학을 기준으로 하는지 함께 봐야 하고, 이 차이를 무시하면 전략이 엇나가기 쉽다고 봅니다.”

최근 입시컨설팅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결정적 계기는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과거에는 정시 비중이 크고 수시도 내신 중심이라 전형 구조가 비교적 단순했어요.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대학마다 평가 방식이 달라졌고, 같은 성적이라도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됐죠. 이런 환경에서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모든 전형을 혼자 계산하고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 전형의 복잡성이 컨설팅 수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이제는 대학 입시도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겠군요.
“전략이 없다고 해서 대학에 못 가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전략이 있으면 덜 헤매고, 선택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순 있다는 거죠. 전 컨설팅을 합격을 보장하는 기술로 보진 않아요. 학생이 갈 수 있는 범위를 정리하고, 그 안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를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입시 컨설팅을 받는 연령대도 달라졌다고요.
“확실히 예전보다 빨라졌어요. 과거 고3 상담이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고1·2 상담이 늘었고, 심지어는 초등 고학년 상담도 늘고 있어요. 교육 정책이 자주 바뀌다 보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제도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클 수밖에 없죠. 이런 불안이 상담 시기를 점점 앞당기고 있다고 봅니다.”

무료 입시 컨설팅도 많이 늘었는데, 유료와 차이가 많이 나나요.
“몇 해 전부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컨설팅이 많이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무료와 유료 간의 질적 차이가 꽤 컸었는데, 최근에는 그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고 느껴요. 구 단위 진로진학센터가 생기기도 하고, 학교로 컨설턴트를 파견하는 방식도 늘었어요.”

반면 불법·비제도권 컨설팅 문제도 지적되는데요.
“제도권 밖에서 몰래 이뤄지는 컨설팅도 상당히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질이 안 좋은 경우도 많아요. 입시 컨설팅은 교습비 기준이 정해져 있고, 등록된 기관 안에서 운영돼야 합법입니다. 강남·서초 기준으로는 시간당 30만 원 정도가 기준이에요. 이런 제도적 틀 밖에서 이뤄지는 컨설팅은 관리가 어렵고, 학생 입장에서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요가 증가하고 성행하는데도, ‘컨설팅 학원’이 유독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제도적인 구조 때문입니다. 컨설팅 학원을 정식으로 등록하려면 교과 수업 공간과 컨설팅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해요. 그런데 컨설팅 공간에선 교습이 불가능합니다. 학원 내에서 무료로 입시 컨설팅을 할 순 있지만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하려면 별도의 건물에서 해야 한다는 뜻이죠. 게다가 컨설팅은 시즌성 산업이라 수요가 몰리는 시기 외에는 상담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대치동에 컨설팅 간판은 많아 보이지만, 실제 법적으로 정식 등록된 컨설팅 학원은 극소수에 불과하죠.”

입시 컨설팅이 필요한 학생층이 있나요.
“가장 상담을 많이 받는 학생들은 대체로 2~3등급대예요. 이 구간은 전략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가장 큰 부류죠. 성적이 매우 뛰어나 이미 선택지가 정해진 1등급대 학생이나, 반대로 선택지가 극히 제한된 학생들보다는 ‘어디까지 가능할지 애매한’ 학생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물론 메디컬 계열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이 포함돼요. 결국 전체 수험생 가운데로 보면 대략 30% 안팎이라고 생각합니다. 변수도 많고, 선택 하나하나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혼자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구간이죠.”

원하는 대학, 전공 등 학생 유형에 따라 컨설팅 방식도 달라지겠군요.
“아예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시전형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학생과 수시 중심 학생은 컨설팅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요. 정시는 점수와 계산이 핵심이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시간 내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반면, 수시는 학생부 내용과 활동 이력, 전형별 특성까지 함께 봐야 해서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리죠. 지역별 차이도 있습니다. 강남권에서는 진로 이야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오히려 진로까지 함께 설명해주길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컨설팅은 정해진 매뉴얼대로 진행되기보다는 학생과 환경에 따라 계속 조정되는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회사에서는 입시 컨설턴트 외 다른 역할도 맡고 있다고 들었어요.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속 연구원으로 입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할과, 동시에 사업팀 부팀장으로서 유웨이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연구나 현장만 보는 구조가 아니라, 두 영역을 동시에 오가는 형태죠. 원서접수 사업을 제외하면 입시 컨설팅, 점수 예측 진단, 해외 유학 관련 서비스까지 거의 대부분의 유웨이 사업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분석한 데이터 결과가 현장으로 연결되는 구조인 셈이죠.”

서비스 전반이라면 어떤 영역까지 포함되나요.
“기본이 되는 건 입시 컨설팅입니다. 학생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분석하고, 점수 예측 진단을 통해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시하죠. 여기에 해외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유학 컨설팅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스토어 운영도 진행 중이에요. 전자기기나 학용품처럼 학생 생활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사업인데, 입시를 시험 하나로만 보지 않고 학생 생활 전반을 함께 본다는 관점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즌별 업무 강도는 어떤가요.
“시즌에 따라 편차가 굉장히 큽니다. 6월 모의고사 이후, 8~9월 수시 시즌, 그리고 11월 수능 이후 정시 기간이 가장 바빠요. 이 시기에는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죠.”

입시 상담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학생 한 명당 최소 이틀(48시간)은 필요합니다. 학생부와 모의고사 성적, 희망 대학과 학과는 물론, 지역별 입시 흐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해요. 실제 상담 시간은 1~2시간 정도지만, 그 이전에 들어가는 준비 시간이 훨씬 깁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짧은 상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상당한 사전 분석이 들어가죠.”

그럼 성수기 기간에는 상담을 몇 명 정도 진행하나요.
“준비 시간을 고려했을 때, 하루 상담 인원을 최대 8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그 이상을 상담하게 되면 상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상담은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거든요.”

업무가 집약돼 있어서 힘든 면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이 직업을 처음부터 꿈꿨나요.
“한 번도 입시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꿈꿔본 적은 없었어요. 어릴 때만 해도 이 직업은 지금처럼 알려져 있지 않았거든요. 전공도 교육과는 전혀 관련 없는 법학이에요.(웃음)”

입시 컨설턴트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있을 것 같네요.
“대학 때 기숙학원에서 사감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학생들 생활을 관리하면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모습도 보고, 성적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들었죠. 그땐 입시라는 과정이 학생들에게 참 버거운 시기라는 정도로만 느꼈죠. 그러다 군 복무 이후 이 분야의 매력을 느끼고 점점 관심이 가더군요. 처음에는 이 회사(유웨이)에 정식 입사가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어요. 대학별 수시 전형에서 내신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그 계산 방식을 비교·정리하는 일이었죠. 단순히 숫자를 대입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대학이 어떤 의도로 전형을 설계했는지 이해하지 않으면 정리가 되지 않더라고요. 그때 이 일이 단순 계산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과거 회사 내부에서 입시 컨설턴트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운영됐나요.
“과거에는 입시기관 내부에서 자체 기준으로 컨설턴트를 양성하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저희도 한때 컨설턴트 레벨을 나눠 운영했으니까요. 수시 컨설팅은 전형 종류가 많고, 설명 여지가 있어 비교적 초급자가 경험을 쌓기 쉬운 영역으로 배치했고, 정시나 상시 컨설팅은 점수 계산과 데이터 해석이 핵심이라 더 많은 경험과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봤죠. 현재는 자체적으로 민간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글로컬진로N상담전문가 자격증’ 같은 라이선스도 있습니다. 다만 자격증 하나만으로 컨설턴트가 완성된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결국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례를 직접 다뤄봤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입시 구조를 얼마나 체화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격증만큼이나 경험치가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입시 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뭐라고 보시나요.
“가장 중요한 건 공감 능력입니다. 결국 ‘진학상담’이거든요. 여기에 정보와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도 필수죠. 수학적 사고나 통계 감각이 있으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다만 본인이 해석한 숫자만 믿는 건 굉장히 위험해요. 자신이 경험한 일부 사례를 전체처럼 일반화해버리면 판단이 왜곡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데이터는 항상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하죠.”

기억에 남는 학생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나 많죠. 그 중 한 친구가 떠오르는데요. 특성화고 출신 학생이었는데, 내신 등급이 9등급이었어요. 대학을 포기하다시피 한 친구였는데, 저와 상담하고 4년제 대학 진학에 성공했죠. 지금은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됐어요. 또 한 친구는 예체능 계열 학생이었는데, 주변에서 모두 말리던 대학을 전략적으로 지원해 합격한 사례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면서 준비해 좋은 결과를 얻은 케이스죠.”

말씀하신대로, 내신이나 성적이 못 미치는 학생들이 전략을 통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감사 인사를 많이 받겠어요.
“사실 꼭 그렇지도 않아요. 저희는 입시가 고민되는 순간, 준비할 시점에 잠깐 만나는 인연이잖아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이 통한 순간은 언제나 보람을 느끼죠.”

정부 정책에 따라 입시 구조가 바뀌는 분위기라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겠어요. 수많은 국내외 대학의 입시 정보와 현황들을 꿰고 있어야 하고요.
“사실 5년 단위로 입시 정책이 바뀐다고들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정부 정책의 기조와 대학의 정보를 파악하고 공부해야 됩니다. 학생들마다 진학 계획이 다 다르고, 성적도 다르기 때문에 그 학생에 맞는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래서 학생 한명 당 48시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셈이죠.”

말씀을 들어보니, 상대방을 설득하는 언변도 중요하겠지만 구조를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간의 경험을 통해 느끼는 건, 컨설팅이 단순한 요령이나 꼼수가 아니라 입시 구조를 읽는 일이라 생각돼요. 입시에 진심인 학부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거든요. 그러한 부분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공부하고 전략을 세워 진심을 담아 전달하는 역할이 저희 일이죠.”

이 직업의 입시 컨설턴트라는 직업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입시는 결국 데이터 산업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정책 변화나 입시 제도에 대한 해석, 그리고 학생 개인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영역은 여전히 전문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입시 데이터는 공개 범위가 제한돼 있고, 학생부 거래나 공유도 엄격히 금지돼 있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자체가 충분하지 않아요. 저희도 AI를 일부 활용하고는 있지만, 점수 예측이나 분석 결과는 반드시 사람이 다시 검증해요. 아마도 당분간은 저희 같은 전문가가 더 뛰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송다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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