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무고 부추겨" 허웅 고소에…전여친 변호사가 공개한 '문자'

전 연인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프로농구 선수 허웅(31) 측이 A씨의 변호인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존재)를 고소했다./사진=뉴스1

전 연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프로농구 선수 허웅(31) 측이 연인의 변호인인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존재)를 고소했다.

허웅 측은 노 변호사가 허웅이 전 연인을 성폭행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고소하도록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 변호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

허웅 측 "노 변호사, 성폭행 무고 알고도 고소 교사"

━

/사진=뉴스1

허웅 법률대리인 부지석 변호사(법무법인 부유)는 지난 30일 노 변호사를 무고 교사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부 변호사는 노 변호사가 지난 7월 전 연인 A씨에게 '허웅과 성관계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 '허웅에게 성관계 거부 의사를 전혀 표현하지 않았다' 등 말을 들었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진술의) 일관성·신빙성만 있으면 강간죄가 인정된다"며 A씨로 하여금 허웅을 고소하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웅 측이 반박 증거가 없을 것이라는 A씨 주장만 믿고 준강간 고소를 진행한 건 변호사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부 변호사는 또 노 변호사가 모 기자에게 허웅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허웅 측은 A씨 역시 지난 8월 20일 무고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

노 변호사 "무고 교사? 전혀 사실 아냐"

━

노종언 변호사. /사진=뉴스1

노 변호사는 A씨로부터 '허웅에게 성폭행당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머니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허웅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먼저 A씨가 자신과 만남 전부터 언론과 인터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허웅의 성폭행을 주장해왔다고 짚었다. 또 자신은 A씨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 피해 여부를 확인했지만, A씨는 일관되게 "성폭행당한 게 맞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과 3주 전까지도 A씨는 자신은 성폭행 피해자가 맞다고 난리를 쳤다"며 "이 부분은 저뿐만 아니라 본인 지인들과 경찰 조사에서도 일관되게 한 말이며 이에 대한 증거 자료 역시 갖고 있다"고 했다.

A씨에게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허웅에게 무고로 고소당할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증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피해자 진술에 거짓이 없고, 일관성이 있으면 고소가 가능하다고 해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

허웅 전 연인, 성폭행당했다는 날 보낸 카톡 내용은

━

/사진=뉴시스

앞서 A씨는 2021년 5월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허웅에게 폭행당해 래미네이트 치아가 손상됐고 강제로 성관계해 임신·낙태까지 하게 됐다며 지난 7월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하지만 A씨가 성폭행당했다는 시점 직후 허웅에게 "사랑해", "연락해" 등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경찰은 지난달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문자메시지 내용을 몰랐던 노 변호사는 최근 이의신청을 위해 A씨에게 허웅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전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나아가 다른 법무법인을 통해 이의신청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노 변호사를 해임하고 연락을 끊었다.

━

허웅 전 연인 "한명 희생양이 필요한데"

━

A씨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는 허웅 불기소 처분과 더불어 무고죄 맞고소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 변호사는 A씨가 자신의 교사로 무고를 저지른 것처럼 대화 내용을 짜깁기해 허웅 측에 제공, 선처를 구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면서 A씨가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도 이런 정황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노 변호사가 공개한 이들 문자메시지를 보면 A씨는 지인에게 "교사 당했다고 자폭하기로 했다", "한 명의 희생양이 필요한데 그게 노종언이다", "노종언을 무고 교사로 재판까지 올리면 처벌불원서를 해주기로 했다", "선처를 약속받았다"고 한다.

지인이 "너 이렇게 말한 것 실수인 건 아냐"고 하자, A씨는 "너한테 말한 게 실수겠지. 널 위해서 다치지 말라고 (한 말)"라고 했다.

노 변호사는 "A씨는 진위를 알 수 없는 허웅 측 변호사의 무차별적 사생활 폭로로 정신상태가 심각하게 안 좋은 상황이었다"며 "현재 벌어지는 상황이 허웅 측의 무차별적 유포 및 회유, 압박, 교사에 의해 이뤄진 것인지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무고 교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등 법적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