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 파장…중국 주요 '패자' 지목

최경미 기자 2026. 3. 3. 06: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격화되면서 금융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고 국제유가 폭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실화될 경우 중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이 특히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제공=백악관

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란이 원유 공급을 완전히 중단될 경우 국제유가가 약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를 차지한다. 또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되면 유가가 배럴당 최대 108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들은 이처럼 고유가가 지속되면 중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수입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등 수출국에는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연료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실질 소득이 줄어들겠지만 셰일 산업 덕분에 경제 전체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할 전망이다. 

다만 앞으로의 유가 흐름은 중동 전쟁이 얼마나 오랫동안 전개되느냐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란이 계속해서 대응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은 미국의 군사력 우위를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미국이 상당한 비용을 쓰도록 하고 중동 지역에 장기간 묶어두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공습이 4~5주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AMP의 셰인 올리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향후 일주일 정도 안에 승리를 선언하며 전쟁으로 끝날 가능성을 60%로 평가했다. 그는 또 다른 시나리오로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가가 배럴당 약 150달러 수준까지 두 배 가까이 상승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수십년간 미국의 개입으로 정권 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TD증권의 리치 켈리 애널리스트들는 이란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중국 정유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약 99%를 수입하며 지난해 기준 중국 해상 원유 수입의 약 13%가 이란산이었다.

켈리는 "중국은 또 하나의 저가 원유 공급원을 잃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경우 인도와 중국의 수요가 큰 폭의 할인이 적용된 우랄 원유로 옮겨가며 수혜를 볼 수 있고 이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오는 31일부터 4월2일까지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방중 기간동안 지난해 10월 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도 열릴 예정이었다. 

아시아그룹의 조지 첸 파트너는 중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에 대해 편하게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중국 방문에서 그가 성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그가 실제로 방문을 강행한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주권 국가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위에 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분쟁이 미국이 처음 계획했던 수준을 넘어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경우 트럼프가 방문을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언젠가는 트럼프와 시가 이 문제에 대해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가 이달 말 예정된 중국 방문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TD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단기적으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고 이는 경제의 수요 측면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따라서 초기에는 인내심을 유지하되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대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장기간 금융시장이 변동성을 보일 경우 방어 여력이 약한 국가들이 특히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티그룹은 외환보유액이 낮은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파키스탄, 터키 등이 "갑작스러운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해 통화 방어 차원에서 1주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P) 입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Copyright © 넘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