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유증 철회 소송전 비화…투자자 "기망으로 100억 편취"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및 신약 개발 회사인 진원생명과학 현 경영진이 유상증자 투자자로부터 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피소당했다. 투자자는 경영진이 경영권을 넘길 마음도 없이 계약을 체결해 투자를 유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투자조합1호(동반조합)는 지난 2일 진원생명과학 경영진 4명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달 30일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한데 이은 추가 고소다.
동반조합은 진원생명과학에 3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었던 곳이다. 이 중 100억원은 지난 8일 이미 납입해 현재 주식 487만여주(5.74%)를 취득한 상태다. 나머지 260억원의 납입일은 지난달 29일이었다.
갈등은 진원생명과학이 2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철회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회사는 철회 사유를 '(투자자가)투자금이 없어서 투자계약에 따른 납입을 하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유상증자 철회로 동반조합은 새로운 최대주주 예정자가 아닌 단순 투자자가 됐다. 유상증자에 납입한 자금도 1년간 보호예수가 적용돼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동반조합은 진원생명과학 경영진이 계약을 위반해 납입을 미룬 것이며 자신들은 계약 유지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으며 26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잔고증명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현 경영진이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음에도 당장 재무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기망했다며 소를 제기했다.
조합에 따르면 동반조합이 진원생명과학에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하면 회사는 동반조합측 인사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아울러 납입한 자금 100억원 중 50억원은 동반조합의 동의하에서만 쓰기로 했다. 실제 동반조합은 지난 4월 회사에 100억원을 대여하고 지난달 8일 이 대여금을 유상증자로 전환했다.
동반조합은 회사가 유상증자 납입 후에도 경영지배인 선임을 거부했고 납입한 100억원도 단독으로 대부분 소진했다고 주장한다. 이 자금 중 상당액은 미국 자회사로 흘러갔는데, 이는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조합측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경영진이)애초에 약속을 지킬 의사없이 1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라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재무상태가 불안정해 수익창출이 불확실한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10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36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경영권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 및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1분기말 기준 유동성 자산이 275억원에 그치는 반면 유동성 부채는 438억원에 달해 지난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부채 중 매입채무가 220억원이 넘고 차입금은 53억원으로 보유 현금성자산(약 12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최근 3년간 매년 4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지난 3년간 누적 결손금은 2648억원에 달한다.
눈길이 가는 점은 유상증자 철회 공시가 납입일 당일 오후 4시경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아직 납입일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철회를 결정했다는 것은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탓으로 풀이된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동반조합에서 소를 제기했다면 법정에서 다룰 사안"이라며 "동반조합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세세히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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