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이 피었다 지고 나면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봄의 절정을 놓쳤다고 생각할 즈음, 경기도 하남의 미사경정공원에서는 또 다른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흔히 볼 수 없는 겹벚꽃이 조정호 뒤편 산책길을 따라 화려하게 만개하며, 봄의 두 번째 물결을 예고한다.
서울에서 멀지 않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이곳은, 따뜻한 봄기운과 윤슬 반짝이는 물결이 어우러져 색다른 하루를 선사한다.
미사경정공원

미사경정공원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로 '겹벚꽃'이다. 일반 벚꽃보다 꽃송이가 크고 층층이 겹쳐 피어 훨씬 더 풍성한 인상을 주는 이 꽃은, 대개 일반 벚꽃보다 2주 정도 늦게 핀다.
수도권에서 겹벚꽃 군락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미사경정공원은 조정호 뒤편 산책로를 따라 줄지어 심긴 겹벚꽃 나무들 덕분에 매년 이맘때면 장관을 이룬다.
일반 벚꽃이 떨어지고 나면 봄이 끝난 듯 느껴질 수 있지만, 미사경정공원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봄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4월 말까지가 겹벚꽃의 절정이므로, 여유로운 평일 오후나 주말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봄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미사경정공원의 진짜 매력은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조정과 카누 경기를 위해 조성된 이 공원은, 수면 길이만 2km가 넘고 전체 면적은 무려 43만 평(약 142만㎡)에 달한다.
이 넓은 공간에는 축구장, 농구장, 족구장 등 다양한 생활체육시설과 울창한 녹지 공간이 잘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미사경정공원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접근성이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해 서울과 인접한 덕분에 차로 30분 내외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도심과 멀지 않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광활한 잔디밭과 자연 속 산책길, 바람결에 반짝이는 조정호의 물결까지.
사람에 치이지 않고 한적하게 걷다 보면, 그간 쌓인 피로와 답답함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봄꽃이 절정을 지나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남 미사경정공원은 그렇지 않다. 화사한 겹벚꽃이 조정호 뒤편 산책로를 물들이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스포츠, 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이곳은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서울 근교에서 짧은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면, 그리고 일반 벚꽃의 개화 시기를 놓쳤다면, 4월 중순부터 말까지가 절호의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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