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객 유치로 내수 활성화 "불씨 살린다"

[제주관광, 위기를 기회로] ①제주관광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
올해 8월 현재 제주 방문 외국인 100만명, 내국인 600만명 달해
20대 중국인 MZ세대...개별여행으로 제주 구석구석 방문 인기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22일 마련한 ‘제주 여행 프로젝트’에서 중국·제주 대학생들이 제주목 관아에서 한복을 입고 산책을 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지난 4월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제주관광에 대한 불신이 촉발됐다. 제주 관광업계가 신뢰 회복을 위한 정면 돌파에 나서면서 위기는 곧 기회가 됐다. 본지는 제주의 대외적 이미지를 회복할 관광혁신 정책을 지면을 통해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올해 제주 방문 외국인은 100만명을, 내국인은 600만명에 육박하면서 관광산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8월 7일 기준 114만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 100만명 돌파는 코로나 사태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제주 방문 외국인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68만8095명(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만 6만8756명(7.5%), 일본 3만2992명(3.6%), 홍콩 1만9262명(2%), 싱가포르 1만8521명(2%) 순으로 아시아권 여행객이 94.5%를 차지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592만9845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1~4월 4개월 동안 신한카드 결제내역을 분석한 결과, 관광객들이 소비비출은 총 1조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 카드사용액은 8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지만, 외국인 여행객의 카드결제액은 1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80.9%나 증가했다.

외국인의 카드 씀씀이는 지난 1월 393억원, 2월 446억원, 3월 492억원, 4월 550억원으로 매달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4월 내·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총 지출액은 1조862억원이다. 업종별 카드 사용액은 음식점이 3460원(31.8%)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소매업 3368억원(31%), 운수업 2270억원(20.9%), 숙박업 994억원(9%), 예술·스포츠·여가업 463억원(4.2%), 기타 서비스업 307억원(2.8%) 등의 순을 보였다.

제주관광공사는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인 ‘제로페이(Zero Pay)’ 가맹점 확대로 관광객의 지갑 열기에 나섰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등록한 도내 업체는 총 2만6596곳이다.

지난 1월 말 3770건이었던 제로페이 결제 건수는 7월 말 현재 1만3995건으로 271.2%(1만225건) 늘었고, 결제 실적은 지난 1월 말 1억9022만원에서 7월 말 기준 4억4379만원으로 133.2%(2억5356만원) 늘어났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애월 카페거리 내 제로페이 가맹점은 결제금액의 50% 할인(최대 5000원)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칠성로 쇼핑거리에는 20대 중국인 MZ세대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기반으로 관광정보를 얻고 있으며 단체가 아닌 개별 여행으로 제주 구석구석을 방문하고 있다.

원도심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자, 캐주얼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가 오는 9월 제주의 ‘명동’으로 꼽히는 칠성로에 입점을 앞둔 상태고, CJ올리브영 역시 중국 내 K-뷰티 인기를 고려해 원도심 내 직영점 추가 출점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과 함께 칠성로 상점가 등 전국 8개 상점가에서 ‘단골거리’ 1차 사업으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했다.

지난 4월 시작한 단골거리는 카카오 직원과 전문 강사가 지역상권 상점가를 방문해 카카오 서비스 활용 및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고객과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해당 상권은 카카오 서비스를 통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총 1억5000만원의 톡채널 메시지 발송비가 지급됐다.

아울러 지역 상권의 톡채널 홍보를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450여 개 채널이 새로 개설됐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고객 5만여 명이 확보됐다.

■“맛집투어, 지역관광...로컬 체험이 관광의 대세”

[인터뷰]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고승철 제주관공공사 사장은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고승철 제주관공공사 사장은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고승철 제주관공공사 사장은 올해는 제주관광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뷰 내용.

-‘고비용·바가지’ 오명에 휘말린 제주관광 회복 방안은.

▲‘제주 여행은 비싸다’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 여행정보와 다양한 가격 정보에 대한 선택지를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여행에서 가격·친절·안전·서비스 등 5개 분야에서 관광객이 직접 발굴하고 추천하는 ‘오굿(5GOOD)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이미지를 개선하겠다.

이 캠페인은 친절한 미소(GOOD SMILE)와 친절한 서비스(GOOD SERVICE), 착한 가격(GOOD PRICE), 안전한 여행지(GOOD PLACE)를 통해 제주 방문객이 다시 찾는 여행지(GOOD TRAVEL)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요즘 달라진 관광 트렌드는.

▲외국인 관광시장의 경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단체 관광에서 개별 여행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그 과정에서 단체관광 중심의 쇼핑이나 인기 명소 중심의 여행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맛집 투어와 지역관광 등 로컬 체험 중심의 관광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처럼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고질적인 제주 관광의 병폐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고 있으나, 부족한 점이 있다고 본다. 공사는 제주관광의 품질 개선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관광진흥 사업을 전개하고, 국내·외 관광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최근 여행객의 인기 있는 활동은.

▲최근에 여행지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휴식에만 집중하는 ‘쉼이 있는 여행’과 함께 특정 방문지와 먹거리, 체험 활동 등을 목적으로 떠나는 ‘원 포인트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또한, 대중적이지 않고 고유한 경험을 추구하는 ‘나만의 명소 여행’과 SNS를 통해 여행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스마트 기술기반의 여행’도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올랐다.

여행객 개인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세분화되면서, 마니아층들에 의한 소규모 특수 목적관광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공사는 ‘제주다움’을 가득 담은 관광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겠다.

예를 들어 마을에서 머무는 여행 브랜드인 ‘카름스테이’를 개발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또한, 현지 지역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주 고유의 문화, 마을 자원, 해녀 등 제주다움이 가득 담긴 여행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발굴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제주관광이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은.

▲빅데이터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주 관광 디지털 홍보를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의 니즈에 맞는 핀셋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이들의 여행 욕구를 제대로 자극하겠다.

또한 세밀한 마이크로 수용 태세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특수 목적 관광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상품개발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

이와 함께 제주를 연결하는 국제 직항 항공편과 크루즈 기항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를 실현하는 데도 앞장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