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영화 '와일드 씽'의 강동원 배우를 만나다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영화 개봉에 앞서 최고의 아이돌 그룹 리더에서 생계형 방송인이 된 현우 역의 강동원을 만났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오랜만에 코미디다. 춤과 노래를 병행해야 했는데 제안을 수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당시에는 시리즈로 제안이 왔었다. 90년대 2000년대를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재작년에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된 것을 읽고 이제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세대 아이돌을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시기가 잘 맞았다.
-비보이계를 주름잡던 시절을 지나 데뷔 1년 만에 1위를 거머쥔 트라이앵글의 현우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한 점이 궁금하다.
5개월 동안 고강도 춤 연습을 했다. 힙합, 비보잉 같은 스트리트 댄스의 기본기부터 트라이앵글의 안무, 고난도 기술인 헤드스핀까지 직접 소화하기 위해 틈틈이 연습했다. 마지막 무대인 40대 무대에 그 결과가 드러났다. 가장 잘한 완성된 무대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똑바로 보지 못했다. 배우는 카메라를 보면 안 되지만 가수는 자기 카메라를 봐야 했는데 카메라를 찾고 눈 맞추기 어려웠다. 박지현 씨는 무대 체질이다. 처음부터 귀신같이 자기 카메라를 찾더라.

-'검사외전'의 능청스러움과 '전우치'의 재기 발랄함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현우’가 탄생했다.
1세대 아이돌 선배들을 그대로 녹여내고 싶었다. 그분들이 보셨을 때 ‘그때 우리가 그랬지’ 싶은 향수도 부르고 부끄럽지 않으려고 신경 썼다. 티브이로 보던 선배들의 스타일이나 음악을 오마주 하고 싶었고, 화려했던 대중예술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트라이앵글 1집은 멋있는 콘셉트고 2집은 뭐든 과해서 일부러 충격받도록 설정했다. 1집은 대놓고 코믹함이 포인트지만 2집 무대는 진정성을 더해 너무 잘해서 웃기는 게 목표였다.
-2000년대 아이돌 그룹을 완벽 재현했다. 레퍼런스 삼은 그룹이나 학창 시절 때를 재현한 게 있다면?
여러 가수를 모티브 삼았다. 그분들을 보고 자란 세대라 스타일을 오마주하고 싶어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당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이나, 스웨그가 잘 안돼서 옷도 사서 입고 평소 힙합 콘셉트로 했다. 힙합에 무지해서 역사부터 시작해서 다큐를 챙겨 보면서 현우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옛 힙합 가수의 서사도 이해되기 시작했다. TV에서 봤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싶었다. 저도 그분들을 보고 자란 세대였다. 고등학교 때 두발 자율화라 칼 단발도 해봤고, 옷도 스토프리플레이를 입었다.

-트라이앵글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SNS 반응이 뜨겁다.
지인이 ‘요즘 돈 떨어졌냐’고 묻던데 저는 칭찬으로 들었다. 이런 반응을 대본 읽으면서도 예상했는데 재미있겠다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놀라움 지점이 보이면 하게 된다. '검사외전', '초능력자'도 대중이 놀랄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와일드 씽'은 되게 놀랄 것 같았다. 기분 좋은 배신 같은 것이다.
-젊은 세대의 반응이 유독 뜨겁다.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팬밋업 행사를 했는데, 그때 분명 저의 팬이 아닌데 최근에 좋아하게 된 것 같은 분이 계셨다. 아마 강동원을 좋아하게 된 게 아니고 트라이앵글의 현우 팬일 거다. 뮤직비디오에 꽂힌 분 같았다. 열성적인 팬이라 기억에 남는다. 다만 조금 우려되는 건 뮤직비디오를 보고 본편 영화를 보면 실망할까 싶어 드는 걱정이다. 뮤직비디오만 보고 좋아서 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음악 영화를 보러 왔는데, 망한 그룹이 차를 타고 다닌다고 실망할까 봐 걱정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020년부터 ‘강동원의 밤’이 진행되고 있더라. 제작자로서의 변신이나 파티 주관도 이런 일의 연장인가?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한동안 가지 못하다가 집행위원장님의 부탁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그때 마침 외국에서 친구들이 놀러 온 시기가 겹쳤는데 뒤풀이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는 동생의 술집을 빌렸던 게 시작이었다. 20 명 정도 함께 놀 수 있는 방을 빌려서 KTX 타고 가던 중 이병헌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선배가 참석하고 소문이 나면서 300-400 명으로 늘어난 거다. 다음날 되니 ‘강동원의 밤’이 성황리에 열렸다는 기사가 났는데, 어쩌겠나. (웃음) 그 이후부터 매회 빌려서 계속하게 된 거다.
-마지막 질문이다. 레트로 문화와 음악의 힘을 보여줄 영화 '와일드 씽'의 기대 포인트가 있다면.
영화를 보고 각 세대마다 다른 감성이 들 것 같다. 젠지 세대도 옛 음악을 다시 듣고 자기 느낌으로 재해석하길 좋아한다. 젊은 층이 봐도 즐거울 것 같다. 우리 세대만 소비하고 끝나는 문화는 아니더라. 저희 위 세대도 당연히 아는 감성이니 좋을 거고, 해외에서도 한국의 예전 팝이 다시 유행하는 현상을 보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글: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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