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약 7년간 골프에 대한 칼럼을 쓰면서, 골퍼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분야들이 있습니다. 물론 늘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조회수나 댓글 등이 활발한 콘텐츠는 크게 2가지입니다. 바로 비거리에 관한 글, 그리고 골프 '매너'에 관한 글입니다. 어찌 보면 이 두 가지 주제가 골퍼들에게는 관심의 영역이자, 자신의 골프와 가장 관련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매너'는 습관과 교육의 대상이다
태어날 때부터 골프를 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골퍼들은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서 골프를 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현재 자신이 필드에서 행동하고,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은 바로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그래서 올바른 습관에 의해,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느껴가는 습득과정을 통해 '좋은 골퍼의 모습'이 형성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바로 '매너' 혹은 '에티켓'으로 알려진 부분입니다.
문제는 이 매너라는 것을 따로 배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떤 동반자와 함께 했는지에 따라 그들로부터 보고 배운 것에 의해 행동하게 되며, 주변의 조언을 충분히 얻을 기회가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됩니다. 반대로 이러한 기회가 없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 못한 골퍼'의 모습을 갖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기본적으로 매너라는 부분에 있어서 일반 골퍼들이 무의식 중에 범하기 쉬운 5가지 정도의 사례를 나열해 볼까 합니다.
'레디 골프(Ready Golf)'를 즐겨야 한다
골프에 대한 경험이 쌓일수록 경기 속도가 자신의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자신의 차례가 되어서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동반자의 플레이를 '충분히' 보고 나서야 자신이 칠 준비를 하는 것이죠. 자신의 차례가 되기 전까지는 어떤 클럽으로 칠지 고민하지도 않으며, 그린 위에서는 가만히 선 채로 캐디가 볼을 놓아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합니다.
골프에서 슬로우 플레이는 팀 전체의 리듬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뒤따르는 모든 팀의 경기 시간을 지연시키는 연쇄 작용을 일으킵니다. 골퍼 스스로 '준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준비된 사람부터 플레이를 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린 위의 무심한 발걸음, '퍼팅 라인' 침범
그린은 골프 코스에서 가장 예민하고 정교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골퍼가 무심코 저지르는 큰 실례는 동반자의 공과 홀컵 사이를 가로질러 걷는 행위입니다.
"그저 살짝 밟는 것뿐인데 무엇이 문제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골프화 스파이크의 미세한 자국이나 체중에 의한 압력은 잔디의 결을 미묘하게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라인을 열심히 읽는 사람에게 시각적인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인지해야 합니다.
그린 위에서는 항상 동반자의 마커 위치를 확인하고, 상대방의 퍼팅 라인을 밟지 않도록 뒤로 길게 돌아가거나 크게 발을 내디뎌 피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집중력을 무너뜨리는 '시야 내의 방해 동작'
제가 함께 하고 싶지 않은 동반자 중에, 제가 퍼트를 할 때마다 반대편에서 저의 퍼트를 유심히 보는 분이 있습니다. 자신의 게임에 '참고'를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저의 스트로크에 관심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방해'가 되는 동작임은 분명합니다.
골프는 정적인 상태에서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멘탈 스포츠입니다. 동반자가 어드레스에 들어가 샷을 준비할 때, 그의 등 뒤나 정면 혹은 시선이 머무는 끝자락에 서서 움직이는 것은 아주 큰 방해가 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퍼팅 시 홀컵 뒤에 서서 함께 라인을 보거나 연습 스윙을 하는 행동은 플레이어에게 무언의 압박과 시각적 혼란을 줍니다. 동반자가 샷을 준비할 때는 정지 상태를 유지하며 가급적 플레이어의 시야 밖으로 비켜나 있는 것이 예의입니다. 나의 작은 움직임이나 그림자가 누군가의 샷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다음 골퍼를 위한 배려, '디봇과 피치 마크' 방치
골프에 있어 '코스에 대한 배려'는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 중 하나입니다. 이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 있는데요.
"플레이를 하기 전과 플레이를 한 이후의 코스 상태가 같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플레이에 의해서 코스에 변화가 생겼다면 이를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벙커를 원위치하는 것, 자신이 만든 피치 마크 혹은 디봇을 수리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스를 처음 상태 그대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동반자와 같은 골프장에서 플레이하는 다른 골퍼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가 아닐까요?
선의를 가장한 실례, 무분별한 '필드 레슨'
제가 골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자 성어 중 하나가 바로 "과유불급"입니다.
동반자에 대한 조언 역시 지나치면 독이 되는데요.
동반자의 샷이 흔들릴 때 "헤드업을 한다"거나 "힘이 너무 들어갔다"는 식의 조언을 건네는 골퍼들이 많습니다. 본인은 도움을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일지 모르나, 라운드 도중 건네는 기술적인 지적은 동반자의 멘탈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독이 됩니다.
조언을 들은 골퍼는 그때부터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을 고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평소의 리듬을 잃어 경기를 더 망치게 될 확률이 높은 것이죠.
레슨 혹은 조언이라는 것 역시 상대방이 원할 때에만, 과하지 않은 수준으로 하는 것이 정말 동반자를 위하는 게 아닐까요? 실수한 순간에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게 만드는 배려야 말로 레슨 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훌륭한 골퍼는 단순히 스코어가 낮은 사람이 아니라, '다음에 또 함께 라운드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누군가의 즐거운 라운드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못 치는 사람과는 칠 수 있어도, 매너 없는 사람과는 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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