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떡 제조 명장 박경애 담다헌 대표] 떡과 함께 살아온 ‘의정부시 1호명장’ 전통떡 가치 전파에 앞장
망가진 몸 추스려 외길 걸어와

40년 떡 제조경험과 국내최초로 떡 제조산업에 대한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전통식품가공기술 전수에 여념이 없는 떡 제조 명장이 있다.
지난 1월21일 의정부시 1호명장으로 선정된 박경애 박사(담다헌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운영해 온 방앗간 경험을 토대로 아무도 가지 않은 미개척 분야인 이른바 '떡 제조 학문'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장본인이다.
박 명장은 2008년부터 신한대학교, 경희대 관광대학원을 거쳐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학사와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박 명장은 '떡전문점의 지각된 창업위험요인이 창업행동에 미치는 영향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내 최초의 떡 창업 연구이론을 통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
특히 박 명장은 오랜 경험과 석·박사과정에서 쌓은 학문과 이론을 배경으로 그동안 어린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통해 전통 떡의 가치를 전파하는가 하면 틈나는 데로 교육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는 '떡 전도사'의 길을 가고 있다.
박 명장은 과거 '한줌 두줌' 손으로 부피를 재는 전통방식이 아닌 무게 중심의 계량을 앞장서 전하며 산업형 대량 떡제조의 표준화를 이룩한 점이 식품가공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박 명장은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떡 제조기술은 경험을 바탕으로 '빨간 바가지'와 한줌 손 크기에 의존하기때문에 만드는 사람과 제조량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게 당연하다"며 "떡 유통시장의 변화를 감당할 대량생산을 위해선 무엇보다 계량방식과 저장방법 등의 개발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재료를 부피가 아닌 무게 중심으로 계량하고 다량 주문에 대비해 냉동냉장시설에 넣어두었다가 터지거나 갈라지지 않고 쪄낼 수 있는 배합 레시피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는 것이다.
박 명장은 "한 밤중에 방앗간에 나와서 쌀을 빻아 떡을 만들어 터지면 버리고 또 만들고 버리면서 어마어마한 양을 버리며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박 명장만의 이 레시피와 기술은 외식경영학계의 전문가들이나 조리학계에서도 낯설기만 했다. 당시 제과제빵 교수들과 일반적인 한식조리 전문가들에겐 떡제조기술은 경험하지 못한 관심 밖의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명장은 공부를 본격 시작한 이듬해인 2009년 담다헌 체험교육관을 설립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색 식생활체험공간'과 '외식산업전문 양성기관'으로 지정받아 습득한 경험과 이론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떡 제조와 전통 식문화의 전승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그 뒤 담다헌 체험교육관은 교육부의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과 경기도교육청의 '8대학습체험교육기관', 경기도평생학습원의 '평생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박 명장은 2016년에 대한민국현장교수로 선정돼 특성화고와 일반인에게 기술이전을 하고 각급 학교의 진로교육 특강에도 나서고 있다. 2019년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국가자격 '떡제조기능사'를 만드는데도 참여하는 등 떡제조산업발전에 기여하며 전통식품가공 숙련기술 이전과 후배 양성하는 데 산파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 명장이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결혼 후 6년만인 1985년 시어머니로부터 방아간을 물려받았고 떡을 찌고 고추도 빻고 기름도 짜면서 20년 세월을 보냈다. 2005년 방앗간에 불이나 전소되면서 큰 아픔을 겪었고 이때부터 고추가루와 기름 제조는 접고 떡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박 명장은 과거 대부분의 방앗간은 무거운 모든 것을 들고 나르는 일도 대부분 여자가 맡아서 해냈다고 한다. 그래서 척추뼈 일부가 부서져 티타늄 삽입수술도 받고 어깨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봉합수술도 받았는가하면 암에도 걸려 항암치료까지 받고 2차 허리수술도 받는 등 병원신세가 다반사였다는 것.
결국 힘든 일을 혼자하기가 어려운데다 평소 관심이 많던 큰딸 류자영씨가 음악교사를 그만두고 떡 제조에 뛰어들어 모친과 함께 경기도 명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어 박 명장의 가업은 3대에 걸쳐 이어지게 됐다.
박 명장은 "맵쌀로 만드는 우리 떡은 전세계에서 하나뿐인 전통식품인데도 요즘 많고 많은 제빵카페에 비해 제대로 된 떡과 우리 차를 파는 카페는 쉽게 보기 어렵다"며 "새로운 맛과 영양을 갖춘 떡을 잘 포장해서 팔 때 그 어느 빵케익보다도 훌륭한 제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명장은 운동을 위해 수영을 다니는 것 말고는 친구들도, 다른 취미도 별로 없다고 한다. 별도의 마사지용품 대신 떡을 찔 때 나오는 수증기로 천연 마사지를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게 박 명장의 하루는 떡 만들고 교육하고 제품 개발하고 수영 후 집에 돌아와 트롯가요를 들으며 저물어 간다고.
연일 반복되는 고된 일상 속에서도 박경애 명장이 빚어내는 우리 전통 떡의 가치는 식품가공·유통업계에 짙은 감동을 남기며 널리 펴져 나가고 있다.
/의정부=글·사진 이경주 기자 kj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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