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긁는 듯한 소음에 못살겠다"…北 대남 방송에 주민들 피해 호소

김관용 2024. 9. 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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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북한군 역시 대남 방송을 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기괴한 대남방송으로 접적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강화도 송해면은 주민들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 중 하나"라면서 "주민들은 하루 종일 소음이 귀를 괴롭혀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토로하고 아이들 중에는 소음 때문에 발작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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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원 의원, 강화도 송해면 찾아 고충 청취
北, 우리 軍 확성기 방송 대응해 대남방송
"기괴한 대남방송 소음 탓, 정상 생활 어려워"
추석연휴 대북방송 중단 요청했지만 국방부 거절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북한군 역시 대남 방송을 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기괴한 대남방송으로 접적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강화도 송해면을 방문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현장에서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국방부에 추석 기간 중 대북방송의 일시 중단을 요청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거절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군의 대북방송에 대한 보복으로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듯한 소음 등을 대남방송으로 송출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7월부터 계속된 대북 확성기와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강화도 송해면은 주민들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 중 하나”라면서 “주민들은 하루 종일 소음이 귀를 괴롭혀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토로하고 아이들 중에는 소음 때문에 발작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강화도 송해면은 북한과 직선거리로 2㎞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남북 사이에 바다 외에 장애물이 없어 북한의 소음이 직접적으로 넘어온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인천 강화군 송해면과 양사면, 교동면 등 3개 면의 주민 4600여 명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에 설치돼 있는 대남 확성기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주민들의 요청을 국방부에 전달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북한이 대남방송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도발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일이며, 우리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강화도 송해면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는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제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근방에 산이 위치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인근에 거주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북 확성기 자체도 납품 비리로 인해 유효 거리가 7㎞에 불과해 북한 주민들이 들을 수 있는 거리까지 방송이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북방송의 실효성 논란과 주민들의 극심한 피해 호소에도 이를 계속 송출하는 것은 주민들의 고통을 더할 뿐”이라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대북방송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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