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던 로봇청소기, 욕설 내뱉어

에코백스 측 “문제 바로 잡고 11월 기기 업그레이드”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산 로봇 청소기가 사람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붓는 사건이 미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에서 제조된 ‘Ecovacs Deebot X2s’ 로봇청소기가 문제를 일으켰다.

미네소타주에 사는 변호사 다니엘 스웬슨은 지난 5월 TV를 시청하다가 로봇청소기에서 처음에는 ‘끊어진 라디오 신호 같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 같았다”면서 청소기 앱에서 낯선 사람이 자동 먼지 청소기의 라이브 카메라 피드와 원격 제어 기능을 해킹한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스웬슨은 처음엔 기계 오류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비밀번호를 바꾸고 청소기를 재부팅한 후 다시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로봇청소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음란한 욕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청소기는 가족 앞에서 “FXXX”이라고 외친 후 반복해서 ‘N-단어(인종차별적 발언)’를 썼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미국 곳곳에서 보고됐다. 텍사스주에서는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주인을 향해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은 사례가 보고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로봇청소기가 가족들의 반려견을 계속 쫓아다니면서 위협하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제품이 해킹됐으며 누가 이같은 일을 벌인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사용자들은 해커들이 보안 장치를 우회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제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에코백스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 해당 제품이 부적절한 오디오 메시지를 재생한 것은 ‘크리덴셜 스터핑’(credential stuffing) 공격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공격자가 타 서비스의 데이터 유출로 인해 탈취된 계정 정보를 사용해 사용자의 에코백스 계정에 접근했으며, 이는 에코백스 시스템 자체의 취약점이 아니라 사용자가 여러 서비스에서 동일한 계정 정보를 사용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미국 데프콘에서 발생한 해킹의 경우, 매우 높은 수준을 가진 전문 해커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블루투스를 활성화 하기 위한 ‘물리적 접촉’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면서 “에코백스 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께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코백스 측은 문제점을 바로 잡았고 오는 11월에 기기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