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KT와 운명의 5위 결정전...오늘 단판 끝장 승부
추신수,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
팬들 환호 속 은퇴 인사
‘SSG의 레전드’ 최정이 또 해냈다. SSG가 가을야구의 실낱 희망이 걸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연타석 홈런으로 6타점을 몰아친 최정의 대활약을 앞세워 키움을 7대0으로 대파, KT와 극적으로 공동 5위를 이루며 KBO리그 사상 첫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을 성사시켰다. SSG와 KT는 오는 1일 오후 5시 수원에서 열리는 단판 타이브레이커에서 가을야구 첫 시리즈인 와일드카드 진출을 다투게 된다.
1회초 SSG 선발 앤더슨이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키움 1번 타자 김태진을 좌익수 플라이, 2번 이주형은 2루수 땅볼, 3번 송성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1회말 SSG가 아쉽게 득점 찬스를 놓쳤다. 이전 5경기에서 0.529의 타율을 기록한 SSG 선두타자 박성한이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번 타자 정준재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번 타자 최정이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3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키움 선발 윤석원이 4번 에레디아를 유격수 직선타, 5번 한유섬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2회초 SSG 선발 앤더슨의 호투가 이어졌다.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키움 4번 타자 김혜성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5번 최주환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내야 플라이 아웃 잡아내더니 6번 김건희를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벌써 삼진 3개.
2회말 SSG가 다시 선취점 찬스를 놓쳤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다 허리에 이상 증세로 이날 경기에서 빠진 오태곤을 대신한 7번 고명준이 1사에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8번 하재훈이 우익수 플라이, 9번 박지환이 좌익수 플라이 아웃되면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3회초 앤더슨이 키움 선두타자인 7번 타자 장재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8번 김웅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9번 박수종이 친 투수 앞 땅볼을 병살로 연결했다. 3회까지 탈삼진 4개.
3회말 선취점을 갈망하던 SSG를 위해 ‘레전드’ 최정이 해결사로 나섰다. SSG 1번 타자 박성한이 내야 플라이로 물러난 뒤 2번 정준재가 오른손 손등에 사구를 맞고 출루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키움은 선발 윤석원을 내리고 우완 김선기를 마운드에 올렸다. 1사 1루에서 최정이 두 번째 타석에 섰다. 김선기의 4구 슬라이더를 받아친 타구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 2점 홈런이 됐다. 최정의 올 시즌 36호 홈런. SSG가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4회초 앤더슨의 ‘삼진쇼’가 계속됐다. 키움 선두타자 1번 김태진이 앤더슨과 풀카운트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앤더슨은 이주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뒤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송성문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또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탈삼진 6개째. 앤더슨은 4번 타자 김혜성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4회를 넘겼다.
4회말 최정의 ‘영웅 본능’이 폭발했다. 선두타자 6번 이지영이 친 투수 앞 땅볼을 키움 투수 김선기가 잡아내지 못하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이어진 7번 타자 고명준의 타석에서 폭투와 볼넷이 이어지며 SSG는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키움은 김선기를 내리고 우완 사이드암 김동혁을 마운드에 올렸고, 김동혁이 하재훈을 헛스윙 삼진, 박지환을 내야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2사 1,2루가 됐다. 하지만 박성한이 우전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SSG는 3-0으로 앞서 나갔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정준재가 평범한 2루수 땅볼을 쳐 이닝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키움 2루수 김혜성의 송구가 1루수 뒤로 빠지는 실책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2사 만루가 됐다.
드라마 각본처럼 찾아온 찬스에서 최정이 다시 타석에 섰다. 김동혁이 던진 139km 직구를 밀어친 타구가 우측으로 뻗어가더니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만루홈런. SSG에 7점차 리드를 안기는 최정 특유의 클러치 능력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비거리 120m 시즌 37호 홈런. 최정은 4회말까지 3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5회초 앤더슨이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선두타자 최주환이 친 타구가 유격수 박성한 앞으로 크게 튀어올랐고, 박성한이 몸으로 공을 받아내 1루로 던졌지만 세이프가 되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하지만 앤더슨이 후속타자 김건희를 다시 3구 삼진으로 잡아낸 뒤 7번 타자 장재영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탈삼진 8개를 기록했다. 8번 김웅빈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5회말 SSG가 이날 처음으로 출루에 실패했다. 김동혁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키움 박승주가 선두타자 5번 한유섬을 2루수 땅볼, 6번 이지영은 좌익수 플라이, 7번 고명준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5회를 마무리했다.
6회초 키움이 1점을 따라붙었다. SSG가 선발 앤더슨을 내리고 불펜 한두솔을 마운드에 올리자 키움 선두타자 9번 박수종이 곧바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쳤다. 1번 타자 김태진이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1-7. 한두솔은 이주형을 헛스윙 삼진, 송성문을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더 주진 않았다.
6회말 키움은 다시 박승주를 내리고 박윤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2사에서 SSG 1번 박성한이 다시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7회초 한두솔이 키움 선두타자 김혜성과 후속 타자 최주환을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서진용에게 넘겼다. 서진용은 6번 타자 김건희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7번 장재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없이 7회를 마무리했다.
7회말 키움은 박윤성에 이어 원종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최정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후속 타자 에레디아가 좌전 안타로 경기 첫 안타를 기록했다. 한유섬의 2루수 앞 땅볼 진루타로 2사 2루가 됐지만 이지영이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면서 득점은 더 나오지 않았다.
8회초 키움 선두타자 8번 김웅빈이 친 타구가 높게 뜬 뒤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면서 안타가 됐다. 이어 폭투가 나오면서 무사 2루가 됐지만 서진용이 9번 박수종을 헛스윙 삼진, 1번 타자 김태진을 좌익수 플라이, 2번 이주형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8회를 넘겼다.
8회말 키움 마운드에는 김연주가 올라왔다. 선두타자 7번 고명준이 내야 땅볼로 아웃된 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가 SSG의 올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8번 하재훈 타석에 대타로 들어왔다.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을 앞둔 추신수를 향해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고, 추신수는 타석에 서기 전 헬멧을 벗고 팬들을 향해 감사의 목례를 했다.
추신수는 김연주의 3구를 잘 받아쳤지만 아쉽게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추신수를 위해 SSG 선수들이 더그아웃 밖으로 마중 나와 하이파이브를 나눴고, 마지막으로 이숭용 SSG 감독이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선사했다. 다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 빠졌다 대타로 들어온 최지훈도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9회초 SSG가 힘겹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진용에 이어 박시후가 마운드에 오르자 키움은 선두타자 송성문과 후속타자 김혜성이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무사 1,2루를 찬스를 만들었다. 최주환의 2루수 땅볼로 1사 1,3루가 됐고 SSG가 박시후를 내리고 정동윤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건희가 좌전 적시타를 쳐내며 키움이 1점을 추가, 2-7이 됐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정동윤은 장재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다시 볼넷을 허용했고 SSG는 2사 만루에서 결국 마무리 조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조병현이 대타로 타석에 선 원성준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SSG는 극적으로 정규시즌 공동 5위에 올라서며 KT와의 타이브레이커를 성사시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역시 최정이었다. 선제점을 뽑는 투런 홈런에 이어 후속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이날 4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선 올 시즌 SSG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선발 앤더슨이 5회까지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에 투구수 83개로 시즌 11승을 달성, 팀의 극적인 타이브레이커 성사에 공헌했다.
8월에 3할대 승률를 보이며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SSG는 9월 들어 극적인 반전을 이루면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위 결정전을 성사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지난 8월 31일에 59승1무65패 승률 0.476로 6위에 머물던 SSG는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72승2무70패 승률 0.507을 달성했다. 내달 1일 열리는 KT와의 단판 타이브레이커에서 승리 시 극적으로 와일드카드전에 진출, 정규시즌 4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게 된다.
특히 9월에 들어 열린 19경기에서 13승1무5패 승률 0.722의 상승세로 가을야구까지 단 1경기를 남겨두게 됐다. 9월 들어 외인 선발 엘리아스(5경기 3승1패)와 김광현(5경기 4승1패)이 확연히 살아났고, 여름 내 침체된 타선도 최정을 중심으로 한유섬, 박성한, 정준재, 박지환 등이 맹타를 휘두르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인천 문학경기장은 2만30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SSG는 올 시즌 9번째 홈 경기 매진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에 이어 단일 시즌 최다 매진 타이 기록을 세웠다.
SSG와 KT의 단판 타이브레이커는 내달 1일 오후 5시 KT의 홈 구장인 수원에서 열린다. 양 팀은 공동 5위에 상대 전적도 8승8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KT가 앞서면서 타이브레이커 구장이 수원으로 결정됐다. 타이브레이커에서 9회까지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연장에 돌입하고, 타이브레이커 연장은 이닝과 시간 제한없이 승패가 날 때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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