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스럽게 끝난 '작은아씨들'이 던진 불편한 진실[TV와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폭탄 하나는 있어야지.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때 이걸 쓰세요."
최도일의 아버지가 인주(김고은)에게 레이디버그라 불리는 수류탄을 선물로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인주는 이 수류탄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쓴다.
작가는 이 기이하지만 안전한 결말을 위해 11회 인주의 법정 신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먼저 던진 것 같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사람이 살면서 폭탄 하나는 있어야지.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때 이걸 쓰세요.” 최도일의 아버지가 인주(김고은)에게 레이디버그라 불리는 수류탄을 선물로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폭발 반경 같은 자세하고 친절한 사용법과 함께. 아무리 원한에 사무친 무기 전문가라지만 예비 며느리가 될지 모르는 여자에게 주는 선물치곤 기괴하고 느닷없다.
그러나 인주는 이 수류탄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쓴다. 결박된 채 염산 비를 맞고 살이 타들어 가는 화영(추자현)을 구할 때다. 푸른 난초의 서식지 거대 난실에서 철판을 방패 삼아 도망치는 인주와 화영의 투 샷은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는 듯했다. 혹자는 네이팜탄이 터진 베트남 전쟁의 한 장면을 은유한 것 같다고도 했다.
‘작은 아씨들’의 결말을 놓고 벌인 찬반 투표에서 65%가 찬에 표를 던졌다고 한다. ‘보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피눈물이자 검은돈 700억 원을 세 자매가 나눠 갖는 게 말이 되느냐’, ‘왜 막내 인혜가 선심 쓰듯 분배의 주체가 되느냐’ 같은 뒷말이 있음에도 절반 이상은 내 통장에 100억이 꽂히는 짜릿한 상상을 하며 이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인 게 아닐까 싶다.
작가는 이 기이하지만 안전한 결말을 위해 11회 인주의 법정 신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먼저 던진 것 같다. 인주의 최종 변론을 통해서다. ‘돈에 눈이 멀었고 지금은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았다. 저뿐만 아니라 이를 설계한 악인들을 반드시 처벌해달라’는 다소 ‘EBS다운’ 권선징악 메시지였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인주가 섀시가 잘 된 20억 아파트에 만족하며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결말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tvN답지도’ 않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따분한 천국보다 흥미로운 지옥에 길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몰라 앱스토어에 들어가 ‘미래에서 온 경리’를 검색해보곤 피식 웃음이 나왔다. 픽션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체험한 것 같은, 낚인 것 같은 씁쓸함이었다.
1~2회에 떡밥을 잔뜩 뿌려놓고 6회까지 고구마 전개로 마음을 졸이게 한 정서경 작가는 7회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특히 8회 엔딩은 최고의 맛집이었고, 미친년 원상아를 연기한 엄지원의 신들린 연기는 마성의 MSG였다. 꾀꼬리 목소리의 전혀 다른 쓰임이었다.
그래서 고모할머니(김미숙) 회사는 어떻게 되는 것이며, 원기선 장군은 왜 막 회까지 누워만 있다가 죽어야 했는지, 뉴스와 정의를 부르짖던 인경이 왜 돌연 남친 따라 미국 유학을 가는지 등 여러 회수 안 된 떡밥들이 있지만 11% 자체 최고로 막을 내렸다. 대박과 중박 사이 어디선가 멈춘 느낌.
엄기준은 드디어 주단태를 탈색하고 의외로 사랑꾼 이미지를 얻었으며, 최도일에게 인주와의 썸을 캐묻던 쿠션 역할 고수임도 ‘혹시 도일을 좋아했나?’ 흥미로운 의문을 품게 한다. 할아버지와 부모를 모두 잃은 효린이가 태연하게 세계 여행을 하는 모습에 ‘진짜 멘탈갑은 효린’이라는 우스개도 있다. 부모가 있어도 인위적인 고아였던 세 자매처럼 효린 역시 가짜에 둘러싸인 천애 고아였던 걸까.
‘무슨 일이 있어도 이런 집 하나만 있으면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던 고모할머니의 한강뷰 아파트에서 인주는 밤새 감격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착하고 둥글게 살면 언젠가 복 받는다는 사탕발림 대신 작가는 ‘그렇게 웃으면 세상이 네 뺨을 때린다’며 각성을 강조한다. 미래의 약속 어음보다 눈앞의 현금 뭉치가 값지다는 불편한 진실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지만 어쩌겠는가. 틀린 말이 아닌걸.
(사진=tvN ‘작은 아씨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가연, 발달 느린 딸 자폐 증상에 눈물→친부는 양육비 미지급(고딩엄빠2)
- 이경진 “쌍둥이 조카 스탠포드 의대 학비까지 댔는데‥ 억울” (같이3)[결정적장면]
- ‘선우은숙 며느리’ 최선정, 우울증 고백→셋째 임신 “셔터 내렸다” 선언
- 송종국 딸 송지아 벙커샷 홀인 “천재 같아” 김하늘 칭찬 (전지훈련)[결정적장면]
- ‘돌싱글즈3’ 전다빈, 팔→엉덩이 덮은 문신‥파격적인 싱글맘
- 이원종 “6살 연상 아내=선생님, 첫눈에 반해 300번 대시” (돌싱포맨)
- 김가연 “아빠 빈자리 미안, 시댁과 연락 끊어 딸 외롭게 자랐나 싶어”‘고딩엄빠2’[결정적장
- 꽃중년 조성하 “울산의 원빈, ♥아내가 사진보고 먼저 대시” (돌싱포맨)
- ‘64세’ 선우은숙, ♥유영재와 재혼…지리산 여행+연애 언급 재조명
- 임창정♥서하얀, 평수 줄여 이사한 방 4개 아파트 집 공개 (동상이몽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