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이후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는 정말 달라 보인다. 시범경기 7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천적이었던 두산의 잭 로그를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다.

지난해 롯데를 상대로 4승 무패에 1점 초반대 평균자책점으로 롯데를 압도했던 로그는 이날 롯데 타선에게 7점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롯데 우타자들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밀어치기로 로그를 초반부터 괴롭혔고, 2회에는 윤동희가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2점 홈런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선발 김진욱까지 삼진 5개를 잡으며 호투를 펼친 롯데는 두산을 10-3으로 대파하며 천적 관계 청산의 실마리를 찾았다.
승리 후에도 이어진 복기, 달라진 팀 문화

경기가 끝난 후 롯데 더그아웃에서 벌어진 장면이 이번 시즌 롯데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간 뒤에도 선수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조재영 작전·주루 코치가 이날 경기 장면을 하나씩 되짚는 복기 시간이 이어졌다.

투수진은 따로 회의실에 모여 별도의 반성 미팅을 가졌으며, 아찔한 타구를 허용한 뒤에는 포수를 향해 높았냐고 물어보며 복기하는 장면까지 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 시범경기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는데, 승리한 날도 예외 없는 미팅은 결과보다 성장을 택한 롯데의 새로운 팀 철학을 보여준다.
악재 속에서도 빛나는 젊은 선수들

롯데는 현재 여러 악재를 안고 있다. 대만 캠프에서 사행성 오락실 방문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이 빠져 있고, 4번 타자 유력 후보였던 한동희는 내복사근 미세손상으로 4월 중순까지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히려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베테랑 김민성은 "감독님도 총력전 하고 계시고 그것을 지금 우리도 알기 때문에 더 긍정적인 것 같다"며 "다른 팀들하고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고 강조했다.

16일 키움전에서는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12-1 대승을 거뒀는데, 이 경기에서 장두성, 조세진, 한태양, 김한홀 등 백업 선수들이 경기를 주도했다. 김민성은 "요즘 젊은 선수들은 즐기는 것 같다. MZ선수들 맞다. 너무 잘한다"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극찬했다.
마운드의 안정감, 김진욱의 부활

투수진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균안은 키움전에서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박준우, 이준서, 김기준 등 후속 불펜 투수들도 모두 무실점 피칭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특히 지난해 평균자책점 10.00으로 흔들렸던 좌완 김진욱의 변화가 눈에 띈다.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총 10이닝 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2.70으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에게 조언을 구하고 사비를 들여 일본 야구 교습장까지 다녀온 결과 체인지업이 새 무기로 자리 잡았다. 김태형 감독도 "5선발은 지금 진욱이가 좋아서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7연속 무패 행진 중인 롯데는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 모두 1위에 오르며 정규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윤동희는 "지금 흐름을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개막 시리즈엔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