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복덩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정후(27)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서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남겼습니다. 시즌 타율은 0.152까지 폭락했고, 팀은 2-5로 역전패하며 지구 최하위로 추락했습니다.

센가의 광속구에 얼어붙은 이정후
이날 경기의 백미는 일본인 에이스 센가 고다이와 이정후의 맞대결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센가의 일방적인 승리였습니다. 이정후는 2회 첫 타석에서 센가의 96.8마일(약 156km) 포심 패스트볼에 꼼짝 못 하고 루킹 삼진을 당했습니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97.2마일(약 157km) 강속구에 배트를 내밀었지만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센가는 이날 5.2이닝 동안 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이정후는 센가의 강력한 구위와 예리한 제구력 앞에 자신의 장점인 '콘택트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헛스윙이 나오며 카운트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04마일 직선타와 외역 동선 겹침
물론 불운도 따랐습니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브라조반의 체인지업을 정확히 받아친 타구는 시속 104마일(약 167km)의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이 타구는 메츠 2루수 마커스 시미언의 다이빙 캐치에 걸리며 직선타 아웃이 됐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이정후의 심리적 압박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수비에서도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7회초 뜬공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와 동선이 겹치며 충돌 직전까지 갔습니다.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외야 수비의 우선권이 중견수에게 있다는 기본 원칙이 흔들릴 정도로 이정후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습니다.
에이스 웹의 호투를 날린 불펜 방화
팀 상황도 최악입니다. 선발 로건 웹이 7이닝 1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으나, 불펜진이 8회에만 4실점 하며 경기를 내줬습니다. 바이텔로 감독은 판정에 항의하다 커리어 첫 퇴장을 당했고, 팀은 3연패 늪에 빠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3승 7패)로 처졌습니다.

이정후는 9회말 2사 1루 마지막 찬스에서 메츠 마무리 데빈 윌리엄스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7구째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타자가 됐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재의 깊은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빠른 공 대처와 멘탈 회복이 시급하다
현재 이정후의 가장 큰 문제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95마일 이상 빠른 공에 대한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KBO 리그와는 차원이 다른 볼 끝의 힘에 밀리다 보니 정타가 나오지 않고 삼진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타율 0.152는 거액의 포스팅 비용을 들인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팬들이 기대했던 수치가 아닙니다. 7일부터 시작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3연전은 이정후에게 '생존'이 걸린 시리즈가 될 전망입니다. 과연 '바람의 손자'가 이 지독한 슬럼프를 뚫고 오라클 파크에 다시 안타 함성을 울릴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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