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5억으로 117만 모았다" 손익분기점 27만이던 흑백 영화

사진=영화 '동주'

총제작비 5억 원, 손익분기점은 고작 27만 명이었습니다. 심지어 흑백 영화였죠. 상업적으로는 기대할 것이 없어 보였던 이 작품은 결국 117만 관객을 모았습니다. 2016년 2월 개봉한 '동주' 이야기입니다.

5억 원으로 만든 영화

이 작품의 총제작비는 5억 원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가 수십억 원을 넘나들던 것을 생각하면 거의 독립영화에 가까운 규모였습니다. 손익분기점도 27만 명으로 낮게 잡혀 있었습니다. 제작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훗날 청룡영화상 각본상 수상 소감에서 "제작비 5억 원짜리 영화지만 열정은 50억 원도 넘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아는 사람은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사진=영화 '동주'

흑백이라는 과감한 선택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은 이 작품을 흑백으로 찍었습니다. 컬러가 당연한 시대에 흑백을 택하는 것은 흥행 측면에서 명백한 위험이었습니다. 하지만 1940년대라는 시대를 담아내는 데에는 이 선택이 오히려 설득력을 더했습니다. 화려한 세트나 대규모 재현 없이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에 집중하는 방식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적은 예산을 약점이 아니라 형식으로 바꿔낸 사례였습니다.

사진=영화 '동주'

117만이라는 결과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손익분기점 27만을 훌쩍 넘겨 최종 누적 관객 117만 2641명을 기록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의 네 배가 넘는 숫자였습니다. 평단의 호평도 이어지면서 그해 저예산 영화의 힘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혔습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준 작품입니다. 이후 비슷한 규모의 기획들이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영화 '동주'

두 젊은 배우가 짊어진 무게

교과서에서 시로 먼저 만난 인물과 그의 벗을 연기한 것은 강하늘과 박정민이었습니다. 강하늘은 시를 읽는 독백으로 작품의 정서를 끌고 가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고, 박정민은 전혀 다른 기질의 인물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두 배우 모두 이 작품을 기점으로 필모그래피의 결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거창한 연출 없이 배우의 호연만으로 밀고 가는 구조라 두 사람의 몫이 특히 컸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두 배우의 젊은 얼굴이 인상적입니다.

사진=영화 '동주'

지금도 볼 수 있는 작품

개봉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 작품은 여전히 꾸준히 언급됩니다. 교과서로만 접했던 이름에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를 입혔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도 함께 거론됩니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고 전개도 담백해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흑백이라는 형식이 오히려 집중을 돕는다는 후기도 많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 등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사진=영화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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