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상징적 인물이자 논란의 중심에 서왔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빙상연맹이 국가대표팀의 공석인 코치직에 안현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빙상계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4년 전 러시아로 귀화해 올림픽 3관왕에 오른 그는 은퇴 이후 지도자로 활동해 왔다. 이제 다시 한국 대표팀 코치로 돌아올지, 그 의미와 파장은 적지 않다.
1985년생 안현수는 한국 쇼트트랙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쇼트트랙 황제’로 불렸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려 6차례 종합 우승을 차지해 지금도 깨지지 않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이름을 ‘빅토르 안’으로 바꾼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며 올림픽 통산 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쇼트트랙 역사상 전무후무한 성과다.
안현수의 귀화는 빙상계 파벌과 팀 해체 등 국내 문제와 맞물려 있었다. 러시아 대표로 올림픽 정상에 오르며 한때 ‘영원히 한국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지도자로 나서면서 다시 한국 무대와 인연을 맺었다.

2023년 성남시청 코치직 공개 채용에 도전했으나 여론의 반발 속에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대표팀 코치직 논의는 그때와는 다른 차원의 공식적인 복귀 시도로 평가된다.
빙상연맹은 최근 지도자 인사 문제로 어수선하다. 감독과 코치가 잇따라 보직 해임되며 대표팀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제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고 있고, 그 해답으로 안현수를 고려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안현수의 경험은 대표팀의 기술적 공백을 메우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로 지도력을 입증한 바 있다.
안현수의 복귀가 성사된다면 이는 한국 쇼트트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은 존재한다. 귀화 과정에서의 잡음, 러시아 대표로 뛴 이력, 그리고 지도자 윤리에 대한 의문 등이 걸림돌이다.

빙상연맹 내부도 현재 인사 조치와 법적 대응 문제로 복잡한 상황이다. 안현수의 합류가 대표팀 안정의 돌파구가 될지, 또 다른 논란을 부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안현수는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화려한 업적을 남긴 전설이다. 동시에 귀화와 복귀 논란이라는 무거운 그림자를 함께 짊어지고 있다. 이번 코치직 논의는 단순한 지도자 영입을 넘어, 한국 빙상계가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가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면, 이는 한국 쇼트트랙의 재도약을 상징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와 팬이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상을 보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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