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상 안전을 챙겨야 한다. 그 보급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글 | 유일한
라이더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모터사이클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1만5354건(2013년)에서 19만6836건(2022년)으로 8.6% 감소했지만, 이륜차 사고 건수는 1만433건(2013년)에서 1만5932건(2022년)으로 52.7% 증가했다. 아직 2024년도의 통계가 정확히 나오지 않았으므로 예단은 이르겠지만, 비슷한 분석이 일본에서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2022년까지는 사고가 줄어들다가 2023년에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다.
모터사이클 사고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사망하는 경우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헬멧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그 일본에서도 헬멧만 쓴 채로 턱끈을 제대로 조이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에는 헬멧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사고가 날 때 날아가는 경우가 많아서 머리가 다칠 확률은 많다. 아무리 저렴한 헬멧을 쓴다고 해도 턱끈을 제대로 조여서 헬멧이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모터사이클 자체를 안전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자동차의 기술을 가져오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효과는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야마하 트레이서 9에는 '레이더 감지형 브레이크 어시스트'가 있지만, 스스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더가 브레이크를 걸었을 때 제동력을 배가시키는 정도다. 만약 라이더의 의지 없이 긴급제동 기능이 작동한다면, 모터사이클은 그 자리에 서 있고 라이더가 앞으로 튕겨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모터사이클 에어백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모터사이클 사고는 발생과 동시에 핸들바가 돌아가므로, 차체가 방향을 바꾸게 된다. 따라서 정면만 방어해주는 에어백이 나와도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효과를 내려면 벤츠 S 클래스 뒷좌석에 적용된 포수 글러브 형태의 '전방위 에어백'이 나올 필요가 있지만, 그걸 탑재하려면 모터사이클의 크기가 커진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소형 스쿠터에 탑재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효과적인 보호 장비의 보급을 위하여
그러다 보니 사고가 났을 때 라이더를 지키는 것은 라이더가 몸에 착용한 장비들이다. 헬멧의 중요성이야 몇 번이고 이야기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법규로 헬멧 착용을 강제하고 있으니 일단 이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자. 그렇다면 헬멧 이후로 중요한 장비는 무엇일까? 등 혹은 척추를 보호하는 장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중요한 곳은 바로 가슴이다. 일본에서 분석을 해 본 결과, 사고 시 라이더가 사망하는 원인 중 두 번째가 바로 가슴 손상이라고 한다.
왜 가슴이 손상되는가? 사고 시 라이더가 모터사이클에서 재빨리 벗어나지 못했을 때가 문제다. 사고가 나면 모터사이클의 핸들바는 제멋대로 돌아가게 되고, 그 때 좌우로 돌면서 라이더의 가슴을 때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사고가 날 때는 모터사이클을 버리고 떨어져라'라고 교육은 받지만, 막상 사고가 닥치면 쉽지 않다. 만약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는데 뒤에서 폭주하던 자동차가 멋도 모르고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대응할 시간은 없다.

그래서 헬멧 외에도 가슴 보호대를 착용할 필요가 있지만, 보호대를 구매하는 라이더들은 그다지 없다. 일본 내에서도 보급율은 18.1%에 불과하니 말 다했다. 그러면 라이더들은 가슴 보호대가 있다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이것도 일본 모터사이클 협회의 조사이기에 그다지 도움은 될 것 같지 않지만, 일본 내 라이더들의 94.9%가 '가슴 보호대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그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구매하지 않은 라이더들도 50% 가까이 됐다.
구매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서술되어 있다. 첫 번째는 '장착하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이고, 두 번째가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통기성이 없어 장착하면 덥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기까지 나왔다면 사실 답 자체는 간단하다. 장착이 쉬우면서도 가격이 낮고 통기성이 있는 가슴 보호대를 만들면 된다. 그럼에도 그런 보호대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그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 아직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에어백이 저렴하다면 더 좋겠지만
서킷에서 펼쳐지는 모터사이클 레이스를 잘 보면, 레이서들은 모두 전신을 감싸는 수트를 입는다. 그리고 모터사이클 레이스의 정점인 모토 GP로 가면, 무려 '전신을 감싸는 에어백 수트'가 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감지해 머리를 제외한(머리는 헬멧을 쓰고 있으므로 제외) 수트가 마치 에어백처럼 몸을 감싸는 형태로 부푼다. 레이서가 땅바닥에 강하게 던져지는 사고를 당하고도 일어나서 걸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에어백 기술을 응용해 상반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재킷이 이미 판매는 되고 있지만, 가격이 89만원 정도로 꽤 비싸다. 이 재킷이라면 가슴보호대도 겸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는 한다. 저렴하면서도 착용이 쉽고 움직이기도 나름대로 편한 보호대를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 모터사이클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행보일 것이다. 그리고 라이더들도 오늘부터 헬멧을 제대로 쓰고 갖고 있는 보호대는 잘 착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