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이글스가 연 한일 해빙 무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지난달 27~28일 방한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방한 첫날 강원 원주기지에 있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부대를 찾았다. 그는 블랙이글스가 운용하는 T-50B 기체에 직접 탑승해 장병들과 대화를 나눴다. 양국은 회담 뒤 공동보도문을 통해 군사협력 확대 방침을 밝혔다.

"'블랙이글스 모멘텀' 이어가기"
양국은 공동보도문에서 공군 블랙이글스의 일본 기착 등을 계기로 특수비행팀 교류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또 다양한 해난 사고 상황에 대비한 수색구조훈련을 발전시키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 협력 분야에 대한 논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빠듯한 이틀 일정에도 원주 블랙이글스 부대를 찾은 것은 그만큼 상징성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위대, 처음으로 한국기 급유"
앞서 블랙이글스는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하러 가는 길에 일본 항공자위대 오키나와현 나하 기지에서 급유 지원을 받았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한국 공군 항공기에 급유를 지원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매우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ACSA 놓고는 온도차"
일본은 양국이 탄약·식량·연료 등 군수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악사) 체결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과거사 문제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우려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협정 체결의 속도를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블랙이글스를 매개로 한 이번 교류가 한일 군사협력 복원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다만 ACSA 등 핵심 현안에서는 과거사라는 벽이 여전히 남아 있다. (사진 출처=한겨레·파이낸셜뉴스·K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