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세종정원도시박람회', 2026년 가을 연기론 '솔솔'
여야간 갈등 진정 및 대승적인 협치 국면 조성 관건 분석
야당의 반대로 제동이 걸린 '2026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2026년 4월이 아닌 가을쯤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2025년 4월에서 1년여가 미뤄진 행사가 또 다시 6개월 가량 연기되는 것으로,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여야간 갈등 진정과 함께 대승적인 협치 국면 조성이 행사 개최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삭감에 반발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던 최민호 시장은 17일 업무에 복귀해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박람회 추진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박람회는 현실적으로 2026년 4월 개최가 어려워졌다"며 "다양한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해 '시민 중심의 행사'를 여는 등 대안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단식 중에 많은 시민들께서 자발적 펀드를 통해 박람회를 개최하거나, 지방선거 이후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 등 정원도시 비전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주셨다"며 "어떤 방안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정원도시' 비전 실현을 위한 것인지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들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최 시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2026년 4월 개최는 물 건너 갔으나, 시기 조정 및 시민 펀드로 지방비 투입 규모를 줄여 박람회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2027년으로 1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선 "같은 해에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열린다"며 "이런 상황에서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정원도시추진단 공무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가 계획한 대로 2026년 4월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렵게 됐지만 저는 꺾이지 않는다"라며 박람회 개최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가을 연기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세종시 공직자들 사이에선 최 시장이 2026년 가을에 박람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핵심 공무원은 "박람회 개최 시기를 2026년 가을쯤으로 조정할 경우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원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조직위 승인도 유지할 수 있다"며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란 점을 시사했다.
시의 이런 기조는 예산 삭감을 주도한 민주당이 내년 예산안에 사업비를 반영하면 재논의할 수 있음을 언급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최근까지 여러 반대 이유 중 하나로 '2026년 4월' 개최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현옥 의원 역시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최 시기가 핵심 쟁점'이란 점을 언급하면서 "'2026년 4월' 개최만 아니라면 협상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다만 박람회 개최 시기를 조정하더라도 시의회의 예산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추경안이 처음 제출된 지난 8월 이후 여야 정치권이 극한 대립과 함께 갈등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최민호 시장은 예산안 통과를 두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비상식적인 사람들' 등 거친 말들을 공식석상에서 내보이는 가하면, 의회에선 의사진행발언을 두고 불필요한 마찰도 빚었다. 지난 10일에는 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인 강준현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강한 어조로 항의의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역시 '시장의 단식'이란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것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해서인지 최 시장은 업무에 복귀한 이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최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오후 일정에 없던 의장실을 전격 방문, 임채성 의장과 김현옥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임 의장은 "건강한 모습을 다시 뵙게 돼 다행"이라고 했고, 최 시장은 "우리가 개인감정으로 일하는 거 아니잖아요. 단식하는데 두 분이 찾아주셔서 마음 속으로 고마웠다"고 화답했다.
최 시장과 임 의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시민을 위한 대화와 협치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람회를 두고 극한 대립을 이어온 여야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갈등을 매듭지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최민호 시장의 공약으로 추진된 정원박람회는 과반을 점한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로 추가경정예산안 반영에 실패하며 최종 무산됐다. 최 시장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예산삭감에 항의하는 단식농성을 벌이다가 건강이 악화해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다가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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