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 자신감 어디로…'절체절명' 민주당 위기 최고조[여의뷰]

김주훈 2024. 2.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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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지지율 위기 우려 현실화…'이재명 책임론' 고조
'비선공천ㆍ비명횡사' 논란 확산…지지율 악영향 줘
여당, 윤 대통령 배제...민주는 '이재명 중심' 정면 돌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23.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고조되면서 지지율에도 심상치 않은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학살 여파가 공개 반발과 연쇄 탈당으로 이어지자, 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면서다. 높은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관측되던 총선 승리 전망이 흔들리는 분위기다.

24일 민주당 지도부는 분출되는 당내 공천 불만을 진화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현역의원 하위 평가 통보, 현역의원 지역 전략지역구 지정 등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 당한 인사들의 반발을 막기 위함이다.

현재 당내 공천 반발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하위 평가 대상자로 오른 4선 중진이자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고, 박용진 의원은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하자 "민주적 절차가 훼손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당의 전략지역 지정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의 반응은 더욱 거칠다. 서울 동작을에 지역구를 둔 이수진 의원은 탈당 선언과 함께 이재명 대표의 역린인 사법리스크까지 건드렸다. 이 대표의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을 언급, "판결을 보면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직격했다. 마포갑 지역구를 뺏긴 노웅래 의원은 당대표실을 점거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대외적으로 공천 파열음이 커지자, 이 대표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원칙' 입장을 접진 않았다. 그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개인적으로도 당의 입장에서도 모든 분들을 다 공천하고 함께 가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단식농성 중인 노 의원을 향해선 "이런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고, 또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도부가 논란을 억누를수록 당내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 대표에게 모든 사태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당대표직 사퇴,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등 '2선 후퇴' 요구까지 나오는 한편, 민감한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도 제기하는 분위기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일차적인 책임은 현 지도부에 있다"며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숙고해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당 관계자도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총선같은 경우는 정권심판론이 작동하는 선거인데,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배제하면서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있는 반면 우리 당은 이 대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지율에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닌가"라면서 "당 지지율이 망가지는 것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실제 다수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조사가 나온 가운데, 급기야 10%가량 격차가 벌어진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등 위험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4.1%)한 결과, 국민의힘은 42.8%, 민주당 29.6%로 양당 지지율 격차는 13.2%다. 더욱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제외한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는 무선 ARS 조사 89.7%와 유선 전화면접10.3%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이 당내 공천 갈등으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자, 총선 위기를 우려하던 국민의힘 내에선 기류가 바뀔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할 것으로 봤는데, 최근 공천 파동 상황을 보니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며 "그동안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공천이 우려됐었는데, 대통령의 '40년 지기'도 컷오프되는 상황이니 민주당에 비해 리스크도 준 것"이라고 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대외적으로 부각될수록 총선 위기론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 저조 원인에 대해 "민주당은 그동안 쌓은 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고, 인재영입에 대해서도 여당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내 공천 파동 문제도 계파 간 주장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국민들이 봤을 때 도가 지나쳤다고 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요구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바뀌라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한동훈 체제에서 정답이 아니더라도 시도를 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바뀔 필요가 없다고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전통적인 당 지지층 입장에선 평생 봐왔던 민주당과 현재 민주당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당이 민주적 가치와 정체성을 지금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홍 소장은 "과거 민주당에선 계파 갈등과 공천 파동은 있었지만 주류 계파가 비주류 계파에 일정 부분 의석수를 배려해 줬고, 이번에도 큰 갈등이 없었다면 과반수 의석 확보를 전망했다"며 "결국 민주당 내 반발하는 인사들이 주장하는 퇴진론 등 해결책을 통해 극적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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