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과 주산지 거창군 사과 유통시장 바꾼다

경남 사과 주산지 거창군이 사과 경매시장 유통체계 변화를 시도한다. 사과 원물을 규격 상자(컨테이너)에 담아 납품하는 안동형 경매장을 도입했다.

거창군은 20일 거창사과원예농협(조합장 오종석) 청과물 종합처리장에서 안동형 집하식 경매장 개장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개장식에는 생산자와 중매인, 작목반 회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안동형 사과 경매장은 사과 원물을 규격 상자(컨테이너)에 담아 납품하면 경매장에서 크기와 등급별로 분류해 경매를 진행한다. 농가가 선별 후 5㎏과 10㎏ 등 포장 완제품을 납품하는 일반 사과 경매장과는 달리 인건비와 포장비, 작업비를 아낄 수 있어 농가 선호도가 높다.

경남 사과 주산지 거창군이 사과 경매시장 유통체계 변화를 시도한다. 사과 원물을 규격 상자(컨테이너)에 담아 납품하는 안동형 경매장을 도입했다. 20일 열린 안동형 집하식 경매장 개장식 모습. /거창군

안동형 사과 경매장 도입은 '거창사과 제값받기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품질 좋은 사과가 지역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경매시장 유통체계를 바꾼 것이다. 특히, 거창지역에서 생산된 사과가 경북 안동 등 대규모 사과 유통시장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

거창은 경남에서 가장 많은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1900 농가가 1761㏊에 사과를 재배해 연간 4만t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국 생산량 5.6%에 이르는 수치로 경남 사과생산의 절반(49%)에 이르는 양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경남 사과 주산지라는 명성과 달리 지역 상표를 달고 유통되는 물량이 적고, 안동 등 대규모 사과 유통시장으로 유출되고 있다.

군이 지역 사과 농가 총 185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밭떼기 거래(포전거래)나 외부 공판장으로 나가는 물량이 전체 70%에 달했다. 또한, 각 농가 이름을 달고 나가는 직거래가 10%, 개인이 저장하거나 소비하는 물량이 10% 정도로 나왔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넘겨져 '거창한 사과' 통합 상표로 팔리는 물량은 전체 9.5% 수준이다.

오종석 거창사과원협 조합장은 "안동형 사과 경매장 도입으로 '거창사과 제값받기 프로젝트'가 실효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며 "거창지역서 생산된 거창사과가 많이 출하될 수 있도록 더욱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전국 5대 주산지인 거창사과가 명성에 맞는 상품 가치를 인정받고자 과수산업 전략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농산물산지유통센터와 집하식경매장 등 핵심 기반시설을 재정비해 거창사과 제값받기 프로젝트를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거창사과원협 공판장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경매가 진행된다. 채소 경매는 오전 8시, 과일 경매는 오전 9시에 시작한다.

/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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