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농약 사건' 범인 밝혀져… 유일한 사망자→ 피의자

봉화 농약 사건의 범인이 밝혀졌지만 이미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마을회관. /사진=뉴스1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일명 '봉화 농약 사건'의 범인이 밝혀졌지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경북경찰청은 봉화 농약 사건의 범인으로 사망한 80대 할머니 A씨를 지목했다. 다만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이 소멸했다. A씨는 음독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로 알려져 있었다.

봉화 농약 사건은 지난 7월15일 경북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에서 초복을 맞아 식사를 마친 60~80대 여성들이 커피를 나눠 먹고 음독 반응을 보이며 응급실에 후송된 사건이다. 사건의 여파로 4명이 병원에 후송됐고 3명은 의식을 회복했다. 피해자 중 한명은 아직 의식불명에 빠져있다.

현장에 함께 있던 A씨는 사건 당일 커피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흘 뒤 추가 음독 반응을 보이며 병원에 호송됐고 지난 7월30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 CCTV 등을 확보했고 관련 물품에 대한 약독물 감정 등을 의뢰했다. 또 관련자 129명 등을 면담 및 조사 조치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난 7월13일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홀로 출입한 사실이 파악됐고 A씨의 주거지에서 피해자들의 몸에서 검출된 농약과 같은 농약을 검출했다.

경찰은 주변인들과의 면담에서 경로당 회원들이 평소 화투를 치고 놀던 중 불화가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그러나 A씨가 음독으로 사망하면서 공소가 불가능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증거와 자료를 수집해 피의자의 살인 미수 혐의를 특정했지만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이 없어 불송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연계해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건강검진, 치료비,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잇따라 발생하는 농약 사건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해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노인복지법령과 조례를 개정하고 경로당·마을회관 내부와 외부에 CCTV 설치를 하는 법적 근거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