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방위 훈련이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21일.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경남도청 바로 앞에 있는 대피소입니다.
민방위 사태, 그러니까 전쟁과 같은 국가비상사태일 때 시민들이 대피하는 곳인데요. 이곳은 5백여 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번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비상용품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 상황에는 사용할 수 없게 아예 열리지가 않습니다. 대피소 안에 있는 비상용품함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6년 만에 열린 민방위 훈련, 대피소 모습은 어떨까.

23일 수요일 민방위 훈련 당일입니다. 잠시 뒤 오후 2시 정각,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시민들은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해야 하는데요. 이틀 전과 비교했을 때 훈련 당일 대피소 상황은 어떤지, 직접 대피해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비상용품함은 열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훈련이라지만, 몸을 피할 수만 있을 뿐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는 없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민들이 대피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겁니다.

창원대학교 앞에 있는 한 상가 건물에도 나와봤습니다.

이 건물 지하 2층이 대피소인데, 보시는 것처럼 지하 2층이라고 따로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한번 내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하 1층은 (보시는 것처럼) 마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진짜 대피소인 지하 2층까지 내려와 봤습니다. 이곳은 아예 표지판도 없어서 대피소가 맞는지 시민들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주차장 입구 표지판 하나가 전부.
대피소가 어딘지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대피소 바로 위에서 일하는 사람조차 알지 못합니다.
상가 입주자 : (혹시 민방위 훈련 대피소 어딨는지 알고 계세요?) 저는 잘 모르는데요. (이 건물에 있다는 것도 모르세요?) 예.

상가 입주 근로자 : (대피소 어딨는지 알고 계세요?) 난 잘 모르는데…여기 경비실에 경비 아저씨 없어요? (선생님은 잘 모르세요?) 난 잘 모르죠. (지하 2층이 대피소인 걸 모르고 계세요?) 예.

경남에 있는 민방위 대피소는 모두 천 2백여 곳.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대피소를 알리거나, 안내하지 않아 개인이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기 힘듭니다.

경상남도 관계자 : 입구가 잘 안 보이는 지역 같은 경우에는 앞에 유도 표지판을 설치하거든요. 소극적으로 보면 공무원들이 볼 때는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거 가지고 부족하지 않나'라고 하면….

창원시 관계자 : 우리도 알고는 있는데 그게(비상 용품함 열쇠) 품절이 돼서 못 구하고 있는 상황이긴 해요. 점검하고 있고 분기에 한 번씩…표지판이 항상 준비되어 있어서 동 직원들한테 다 하도록 하는데 말씀하시는 곳 있으면 거기는 저희가 한 번 더 점검해서….
언제 있을지 모를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해 6년 만에 열린 민방위 훈련.

오랜만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평소에 제대로 되지 않는 관리에다 민방위 훈련 당일까지 미흡한 이른바 '겉핥기식 대피소'가 되고 있습니다.
취재 : 김수정, 김도현 / 에디터 : 최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