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찰나의 빛이 천년을 이어받는다. 10월 말부터 11월 초, 고대 왕조의 숨결이 흐르는 도시 경주시는 한동안 ‘세계의 회의장’이 되었다. 21개국 정상과 경제 리더들이 모여 미래를 논하는 그곳에, 빛과 이야기로 옷을 갈아입은 또 하나의 무대가 들어섰다.
고분의 봉분이 조명이 되고, 돌담이 스크린이 되며, 밤의 대릉원은 더 이상 과거만을 기리는 자리가 아니다. 천년 신라가 디지털 아트로 다시 태어나고, 고요한 돌무덤이 ‘미디어 쇼’의 황홀한 주인공이 된다.
이번 경주 여행에서는 역사적 포인트는 잠시 뒤로하고 빛으로 흐르는 현대의 풍경을 감상해 보자.
경주 대릉원 미디어아트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이번 행사는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약 3주간 진행된다.
주제는 ‘대릉원 몽화(夢華), 천년의 문이 열리다’. 신라 왕족과 귀족들이 잠든 고분 공원 전체를 거대한 캔버스로 삼아빛, 영상, 그리고 첨단 기술로 천년의 역사를 새롭게 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역시 황남대총이다. 고분의 남분과 북분 봉분이 그대로 스크린이 되어 신라의 탄생과 마립간 시대의 역사가 빛으로 되살아난다. 현장에선 조명이 아니라, 마치 살아 움직이는 신라의 혼을 보는 듯한 묘한 전율이 흐른다.
낮에는 고분의 산뜻한 곡선이 평온했다면, 밤에는 수천 개의 빛이 그것을 덮는다. ‘몽화’라는 이름처럼, 그곳의 풍경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잃어버린 듯 몽환적이다.
경주의 밤, 천년의 이야기로 물들다

대릉원 정문에서 시작되는 솔숲엔 알 모양의 조명이 반짝이며 길을 안내한다. 산책로 곳곳의 조경수마다 LED가 매달려, 한 걸음마다 색이 바뀌고 공기가 달라진다. 빛과 나무, 그리고 사람의 움직임이 하나의 예술이 된다.
‘시간의 순례’라는 이름의 공연은 봄날 포토존으로 유명한 목련길에서 펼쳐진다. 고분의 둥근 능선을 배경으로, 시간을 거슬러 걷는 듯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한때 왕이 잠들었던 땅 위에서, 천년의 시간이 다시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다.
동문 인근 돌담과 미추왕릉 바깥 담장에는 AI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빛이 바뀌고, 손끝의 제스처가 고분의 벽면을 수놓는다. 이곳에서는 관람이 곧 참여가 된다.
스탬프 투어와 천마총 무료개방

이번 미디어아트 행사는 ‘관람형’이 아니라 ‘체험형’이다. 행사장 곳곳을 돌며 주요 스팟에 스탬프를 찍으면 작은 기념품이 주어지는 스탬프 투어가 마련되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코스로 이루어졌다.
또한 이번 미디어 아트 행사기간 동안 평소 유료로 운영되던 천마총이 무료로 개방된다. 조명과 영상이 더해진 천마총 내부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꾸며져 있다.
낮에는 역사유산, 밤에는 미디어아트. 이보다 더 완벽한 경주의 하루가 있을까?
장소: 경주시 황남동 31-1, 대릉원 일대
행사 기간: 2025년 10월 24일(금) - 11월 16일(일)
운영 시간: 19:00 - 22:00(입장마감 21:30)
주차 정보 / 대릉원 공영주차장(유료), 쪽샘임시주차장(한시적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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