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불편해요"...승무원 외모 규정 바뀌고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일

심하기로 유명한 승무원 외모 규정, 바뀌고 나서도 말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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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직군에서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까다로운 외모 기준이 적용되며 근무 시간에도 엄격한 외모 규정이 정해져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것은 항공기 승무원입니다.

승무원들은 항상 단정한 유니폼 차림으로 승객들을 맞아주곤 하는데요. 사실 이는 수십 개의 규정을 지켜 만들어진 모습입니다. 이전보다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많은 승무원들이 상당한 불편함을 겪는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규정이 있을지, 최근엔 어떻게 바뀌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이트한 유니폼과 올림머리

대한항공

타이트한 유니폼에 깔끔하게 정돈된 올림머리는 승무원들 대부분에게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저가 항공사를 중심으로 점차 변화된 유니폼을 만날 수 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자리 잡진 못했는데요. 이러한 유니폼으로 인해 승무원들은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는 경우 또한 많다고 합니다. 복장 규정에 더불어 승무원들에게 요구되는 외모 규정 또한 엄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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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항공사의 내규는 헤어, 안경, 화장, 유니폼부터 치아상태에 이르기까지 외모에 관해서만 100여 개의 세부사항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안경은 금지하고, 시계는 반드시 특정 색상으로 착용해야 하며, 스커트를 입을 때는 실루엣을 고려해 허리선을 지나치게 올려 입어선 안 된다는 식입니다.

메이크업 규정, 어느 정도길래?

이사배 유튜브 채널

일부 항공사에서는 자사 메이크업 가이드라인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에서는 뚜렷한 이목구비를 위한 진한 눈썹, 풀 레드 립, 아이섀도, 파운데이션 등의 규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싱가포르항공에서도 머리 색깔과 스타일, 아이섀도, 립스틱, 매니큐어 색까지 정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눈썹은 비지 않게 그리거나 문신을 해야 하는 것도 규정해 포함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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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캐세이퍼시픽도 마찬가지로 엄격한 메이크업 규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캐세이퍼시픽은 승무원들의 이의 제기로 스커트 의무화 조항은 폐지되었는데요. 머리 스타일, 지정된 색조화장만을 허용하고 있는 메이크업 규정은 여전히 적용됩니다. 이러한 외모 규정은 주로 아시아와 중동지역 항공사들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것'까지 검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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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폐지되었지만 중국 동방항공에서는 민낯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동방항공 측에서는 승무원에게 적합한 혈색을 평가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이 외에도 동방항공의 유니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블라우스 하단에 팬티가 달려있는 일체형 형식으로 한눈에 보아도 불편해 보였는데요. 화장실을 갈 때 어떻게 하냐는 의혹마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국내 항공사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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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일부 국내 항공사에서는 외모 관련 규정을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객실승무원들의 머리 규정을 없애며 염색, 파마, 단발머리 등 자유로운 머리 스타일을 허용했습니다. 제주항공 역시 자유로운 머리 스타일과 큰 큐빅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네일아트를 허용했습니다. 또한 안경 착용을 허용하여 콘택트렌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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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신발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원래 출근 시 5, 7cm의 구두를 신고 출근해야 했지만 기내화를 신고 출근하는 것이 허용되었는데요. 여기에 정해진 색상의 시계만 착용해야 했던 규정도 완화되어 애플워치를 착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무려 30년 만에 모자 규정을 없앴으며 두발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규정 완화되었지만...승객들에 감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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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승무원의 외모 규정은 점차 완화되어 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외모지상주의는 심각한데요. 2018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노조사무실에서 만난 노조 관계자들은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이미 승무원이나 기내 서비스를 떠올릴 때 외모를 판단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항공사의 문제로만 보긴 힘든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실제로 승객 불편사항에 '승무원이 못생겼다'고 적는 승객이 있는가 하면 이름을 외웠다가 '뚱뚱해서 나를 치고 가더라'라고 하는 승객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주변에서 항공사 서비스의 질에 대해 논할 때도 주로 '어느 항공사가 제일 예쁘더라'는 데만 관심을 갖기 일쑤라고 하는데요.

회사 규율이 아니더라도 승무원들은 노동시간 내내 승객들에게 외모 감시를 당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손톱 색상의 경우 승객에게 불편을 끼치는 사항이 아닌데도 '제가 아는데 이런 색 바르면 안 되는 것 아니에요?'라고 항의하는 승객도 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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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당하는 이런 외모 감시 탓에 승무원들은 더욱 자신을 옭아매며 외모에 대해 늘 고민한다고 합니다. 이런 엄격한 자기감시와 통제는 일상에도 쉽게 전염되어 더 큰 문제를 낳는데요.

국내 항공사의 10년 차 현직 승무원은 “평소 조금이라도 식사를 많이 하고 나면 유니폼이 안 맞을까 바로 후회한다”며 “큰 사이즈 유니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빼빼 마른 동료들 사이에서 그런 옷을 입고 서 있으면 정말 도드라진다”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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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승무원들이 호소하듯, 더 큰 변화는 개인과 사회 인식의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해 보입니다. 한편, 누리꾼들은 최근 항공사의 외모 규정 완화를 두고 "원래 안경이 안됐었다는 게 충격", "편한 신발 신고 일했으면", "이제는 승객들이 외모 지적 더 심한듯", "승무원도 사람인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