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워라 쓰고 '갓 오브 게임'이라 읽는다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공식 스토리 트레일러
엔딩 크레딧이 끝난 지 10분 정도 지났는데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엔딩을 보자마자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어떻게 리뷰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스포일러 없이 이 감동을 어떻게 잘 전달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올해 게임 중 최고의 경험임은 분명하다.
엔딩 리뷰 엠바고가 해제된 시점이라 갓 오브 워 상세 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 게임을 구매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춰볼까 한다.
기자는 초반 플레이 리뷰에서 "이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기를 구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엔딩까지 즐겨본 결과 "갓 오브 워를 하려고 비싼 게임기를 사도 후회하지 않는다"로 정정해야겠다.
2022년 신작 중에 엔딩까지 몰입해서 즐긴 게임은 드물었다. '엘든 링'이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보여줬지만 지루한 부분이 꽤 있었다. 게다가 기자의 컨트롤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탓에 소울라이크 장르 특성상 전투를 반복하느라 스토리에만 몰입하기 어려웠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덜 지루해진다. 던져진 복선을 풀면 또 새로운 복선이 등장하는 전개가 훌륭하다. 산타모니카스튜디오의 기획력은 정말 일품이다. 이스터에그도 곳곳에 잘 배치되어 틈마다 웃음이 났다.
전투 난이도 역시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적절했다. 전작과 비교하기엔 너무 오래됐고 최근 즐긴 게임들과 비교하면 높진 않았다. 엔딩으로 다가갈수록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과 내용에 박수를 쳤다.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 2022년 11월 9일
개발사 : 소니 산타모니카스튜디오
플랫폼 : PS4 PRO, PS5
■ 전작과 비교하면?



주변에서 "전작과 비교하면 어때"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질문의 답을 하나하나 정리해보자.
전작과 비슷하다.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기보다 전작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발전을 극대화한 장치가 플레이스테이션5의 듀얼센스다.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와 플레이스테이션5의 플레이 재미는 천양지차다. 듀얼센스는 상황에 따라 진동의 세기와 패턴이 다르다. 액션감이 살아나면서 손맛도 증폭된다.
이미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를 갖고 있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만약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의향이 있다면 플레이스테이션5로 즐기길 바란다. 특히 처음 갓 오브 워를 접하는 유저라면 꼭 전작을 먼저 즐기고 시작하길 추천한다. 전작을 하지 않았다면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해하지 못할 대목이 꽤 많다.
이 게임은 영화 '탑건 매버릭'과 비슷하다. 탑건 매버릭은 평론가와 관람객 모두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작 감상 유무에 따라 평가 내용이 달라진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갓 오브 워 IP가 가진 장점과 특징을 그대로 계승한 것도 칭찬 포인트다.
또 하나의 질문이 "라스트 오브 어스2와 같진 않지?"였다. 갓 오브 워는 북유럽 신화에 기반을 둔 게임이다. 당연히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의 가치관에 따른 고뇌와 갈등이 스토리의 골자다.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는 느낌은 자주 느낄 수 없다. 고구마를 먹고 목이 메이는 듯한 장면도 여럿 있다. 하지만 라스트 오브 어스2처럼 불쾌감을 주는 내용은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 길 찾기와 퍼즐 난이도는?



콘솔 게임을 자주 즐기지 않는 유저는 길 찾기를 걱정한다. 아무래도 콘솔 게임은 하나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유저 인터페이스를 최소화한다. 익숙하지 않으면 길찾기와 퍼즐 해결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기 마련이다. 같은 곳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몰입감이 떨어진다. 이 과정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유저도 더러 있다.
이 게임은 길을 찾지 못해 헤메는 유저를 우아하게 도와준다. 먼저 엉뚱한 방향으로 이동하면 친절하게도 캐릭터가 스스로 "이 길이 아니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정 시간 동안 한 곳에 머무르거나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면 사슴 한 마리가 가야 할 방향에서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길 찾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퍼즐도 마찬가지다. 일단 기초적인 기믹부터 심화 기믹까지 난이도가 순차적으로 상승한다. A 기믹을 경험했으니 B 기믹을 던지는 방식이 아닌 A-2로 이전 기믹을 응용하고 B라는 새로운 기믹을 제시한다.
퍼즐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패턴에 확실하게 익숙해 지니까 이후 기믹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갈 수 있다. 게다가 옵션에서 퍼즐 타이밍도 조절할 수 있어 허들은 꽤 낮아진 셈이다. 리바이어선 도끼 던지기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퍼즐과 스토리의 연계성도 탄탄하다. 퍼즐을 풀 때마다 전작에서 발생했던 사건, 사물들의 유래 등 여러 정보를 주인공이든, 주변에서든 계속 알려준다. 듣고만 있어도 나름 재밌다. 다만 퍼즐의 열쇠들을 굉장히 공들여서 숨겨놨고 개수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각오하는 편이 좋다. 기자는 룬 열쇠 찾느라 많이 고생했다.
■ 전투와 액션은?



말이 필요없다. 직접 즐겨보길 바란다. 앞서 말했듯 이 게임은 전작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각각의 요소가 발전했고 개선됐지만 세밀하게 보지 않으면 전작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5 기준으로 갓 오브 워의 전투는 정말 즐거웠다. 반대로 생각하면 전작이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체감할 수 있다.
후속작인 만큼 처음부터 제공되는 스킬이 다양하다. 무기도 리바이어선 도끼과 혼돈의 블레이드를 같이 제공해서 스타일리시한 전투를 초반부터 느낄 수 있다. 당연히 성장해서 스킬을 배울수록 전투의 다채로움과 액션성은 증폭된다. 적의 공격도 화려해 싸우는 맛이 살아난다.
다만 무기를 다양하게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은 초보자에게 진입장벽이다. 일반적인 유저라면 모션 선후 딜레이가 적은 리바이어선 도끼만 사용하고 싶을 것이다. 기자도 혼돈의 블레이드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용 무기와 적의 속성이 동일하면 대미지가 줄어든다. 불 속성 적은 리바이어선 도끼로 상대해야 효율적이다. 여기서 플레이어에 따라 난이도가 전작보다 높아졌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즉 모든 무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만약 무기를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더 화끈한 액션을 경험한다.
이번 작품에선 방패가 매우 중요하다. 방패마다 역할이 다르다. 반격할 때 공격형과 방어형이 있다. 전투 컨트롤에 따라 방패를 선택하면 힘든 전투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 전작에선 방패가 단순 커스터마이징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성능까지 상승시킬 수 있어 가치가 커졌다.
총평하면 게임의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전투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중요한 것은 무기와 스킬을 적절하게 강화해야 한다. 강화에 신경 쓰지 않으면 하루종일 적과 치고받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전투가 지루해져 재미가 크게 감소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트레우스로 전투를 펼칠 때 가장 재밌었다. 원래 활을 좋아한 탓도 있지만 공격 모션이 취향을 저격했다. 특히 크레토스와 비교하면 동작이 빠르니까 답답하지 않았다. 아트레우스를 조종하면 "벌써 이만큼 성장했네"라는 기특함까지 느껴졌다.
■ 엔딩까지 즐긴 후기는?



물론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 전용으로 개발된 게임이라 그래픽이 전작에 비해 비약적으로 좋아지진 않았다. 4K 모니터를 보유했다면 체감할 수 있겠지만 최근 언리얼 엔진5 게임이 속속 등장하는 만큼 그래픽 비주얼에선 확실히 아쉬움이 남는다.
탐험 재미도 조금 부족하다. 곳곳에 배치된 보물상자나 오딘의 까마귀를 찾는 재미 정도다. 전작과 비교하면 엄청 개선됐지만 확실히 스토리의 흐름대로 진행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자유도는 확실히 떨어진다.
서브 퀘스트와 메인 퀘스트의 동선이 동떨어진 구조다. 모든 내용을 알기 위해선 다회차가 필요하다. 콘솔 게임은 보통 3~5회 정도 즐기는 편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아쉬웠다.
두세 가지 버그도 발견했다. 테스트 버전이라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NPC와 대화가 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고, 적이 절벽으로 떨어져서 죽었는데 죽지 않은 판정으로 퀘스트가 진행되지 않았다. 재시작으로 해결되는 수준이라서 치명적 버그는 아니다. 이제 막 1회차 끝냈기 때문에 모든 콘텐츠를 즐겼다고 말할 순 없지만 아쉬운 점은 이 정도다.
신규 IP였다면 GOTY까지 노려볼 만한 게임이다. 관련해서 신규 IP이자 소울라이크 장르의 대중성을 끌어올린 프롬소프트웨어의 '엘든 링'이 2022년 GOTY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래픽 퀄리티가 높았다면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GOTY를 무조건 받지 않을까라고 생각될 만큼 훌륭한 작품이다.
다시 말해 2022년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걸맞은 최고의 게임이다. 플레이 중에는 재미를, 플레이가 끝나면 여운과 감명을 남긴다. 메타크리틱 점수로 평가한다면 9.4점이다. 총 플레이 타임은 43시간 정도다. 당연히 전투와 컨트롤에 능숙한 유저라면 단축된다. 플레이 타임도 적절하고 전작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적의 종류도 다채로워졌다.
만약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즐기고 싶어 플레이스테이션5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신규 유저라면 고민하지 말고 지갑을 열어도 좋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단 앞서 강조했듯이 이전 스토리는 전작을 직접 즐기든, 각종 영상물을 참고하든 꼭 파악하고 시작하길 바란다.
1. 감동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
2. 스토리 흐름과 퍼즐의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구성.
3. 연출, 사운드, 액션, 상호작용 등 여러 요소들의 뛰어난 퀄리티.
1. 전작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은 볼 수 없다.
2. 게임을 즐기려면 플레이스테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3. 탐험의 재미를 추구하는 게이머들에겐 다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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