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마로 만든 '젤리·캔디·쿠키·크림' 적발 급증… ‘대마가공품’ 유입 주의보

오세운 2024. 10.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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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젤리야."

대마젤리 섭취 행각이 발각된 건 올해 4월, 유씨가 동창 세 명에게 이를 나눠주면서다.

최근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젤리와 쿠키 등 대마 관련 가공품의 국내 반입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8월 적발된 젤리, 쿠키, 크림, 캡슐 등 형태의 대마 성분 포함 상품은 4.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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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3~8월 대마가공품 4.5㎏ 압수
대마가공품 압수량 4년 새 10배 이상
"합법인 나라에서 먹고 들어와도 죄"
8월 29일 서울 양천구 서울식약청에서 식약처 관계자가 대마 등 마약성분 함유 의심 해외직구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젤리야."

해외 유학생 출신 오모(26)씨는 지난해 12월 수상한 경험을 했다. 서울 마포구 클럽 근처 도로에 서 있다가, 한 외국인 남자로부터 젤리 스무 개 정도를 공짜로 건네받았다. 바로 대마젤리였다. 젤리를 맛본 오씨는 젤리를 집에 숨겨두면서 주기적으로 꺼내 먹었고, 남은 젤리를 전 직장 동료 유모(31)씨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대마젤리 섭취 행각이 발각된 건 올해 4월, 유씨가 동창 세 명에게 이를 나눠주면서다. 유씨를 포함 일행 네 명이 대마젤리를 씹어 삼켰는데 이 중 두 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검찰에 넘겨진 오씨와 유씨는 구속 기소돼 각각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젤리, 캔디, 캡슐, 크림 등 다양

2024년 3~8월 관세청 대마 성분 포함 제품 단속 현황. 그래픽=이지원 기자

최근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젤리와 쿠키 등 대마 관련 가공품의 국내 반입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8월 적발된 젤리, 쿠키, 크림, 캡슐 등 형태의 대마 성분 포함 상품은 4.5㎏에 달했다. 단속을 피해 반입된 사례가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꽤 많은 대마 가공품이 국내에서 유통·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대마젤리로 적발량이 2.3㎏이다. 젤리 한 개당 무게가 3~4g인 점을 감안하면 수천 개에 달하는 규모다. 이 밖에도 △대마크림 1.2㎏ △대마쿠키 0.3㎏ △대마캡슐 0.1㎏ △대마캔디 0.02㎏ 등 다양한 형태의 대마 상품이 적발됐다. 단속 경로를 보면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배송된 게 2.49㎏으로 가장 많았고 △특송화물 1.18㎏ △항공 여행자 보안 검색 과정 835g이 뒤를 이었다.

가공품 형태의 대마 제품 압수량은 수사 단계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8년 대마젤리 등 대마 가공품 압수량은 9.6㎏에서 2020년 49.9㎏으로 폭증한 뒤 2022년에는 103.5㎏으로 4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40㎏가량의 대마 가공품이 압수됐고, 올해는 7월까지 37.5㎏이 압수돼 전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호식품도 처벌됩니다

젤리·초콜릿 등 기호품이라 하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없이 대마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국내에 반입하면 마약류 관리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 먹고 들어와도 처벌받는다. 특히 대마가 합법인 미국, 캐나다, 태국 등에서 판매되는 젤리, 쿠키, 사탕은 육안으로 마약류임을 판단하기 어려워 주의가 요구된다. 마약 수사 담당 경찰관은 "동남아 여행 중 사은품으로 대마 가공품을 받아 적발된 사례도 간혹 있다"며 "마약 가공품 등이 국내로 대량 유통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대마 가공품 반입이 늘면서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마약류의 제조·수입·유통·사용 등을 관리·감독하는 식약처는 3월 대마젤리·사탕의 주원료로 쓰이는 대마 유사 성분인 'HHC-O'를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식약처 마약정책과 관계자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헴프(HEMP)' 등 대마 성분을 의미하는 문구나 대마 잎 모양의 그림, 사진이 들어간 제품엔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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