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90% 독점하던 기술의 주권을'' 당당히 빼앗는 데 성공한 한국 '기업'

일본이 독점해온 EUV 블랭크 마스크의 정체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 이후 EUV 블랭크 마스크는 한국이 가장 넘기 어려운 마지막 보루로 꼽혀 왔습니다. EUV 블랭크 마스크는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로, 표면 결함이 사실상 0에 가까워야 하는 초정밀 소재입니다.

그동안 시장은 일본 호야와 AGC가 사실상 독점해 왔고,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이 90퍼센트대에 달했습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이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일본이 다시 한 번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낼 경우 EUV 공정 자체가 멈출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존했습니다.

에스앤에스텍, 용인에 EUV 전용 센터 구축

이 국산화를 밀어붙인 기업은 에스앤에스텍입니다. 에스앤에스텍은 EUV 블랭크 마스크 양산을 위해 경기도 용인에 EUV 전용 센터를 세우고,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생산 및 설비 체계를 갖췄습니다.

EUV 블랭크 마스크는 초평탄 유리 기판 위에 다층막을 원자 단위 정밀도로 증착해야 하고, 미세 결함이 발견되면 전량 폐기되는 수준이라 공정 난도가 극단적으로 높습니다. 즉 단순한 소재 국산화가 아니라 원자 단위 공정 기술의 국산화라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만들기보다 어려운 결함 검사까지 완성

특히 이 기술이 진짜로 평가받는 지점은 검사입니다. EUV 블랭크 마스크는 만들기보다 결함을 찾아내는 검사가 더 어렵다고 할 정도인데, 에스앤에스텍은 용인 공장에 약 417억 원을 투자해 일본 레이저텍의 EUV 결함 검사 장비를 구축하며 품질 검증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일본이 독점해온 소재를 국산화하면서, 동시에 일본이 사실상 독점하는 검사 장비로 품질을 입증한 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기술에 의존하지 않으려던 국산화가, 일본 검사 장비를 통해 품질을 인정받는 구조로 완성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핵심은 소재 생산 자체를 한국 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며, 이는 공급망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결정적인 진전입니다.

삼성전자 실제 공정 도입 앞둔 최종 검토 단계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부터 에스앤에스텍의 국산 EUV 블랭크 마스크를 실제 EUV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며, 이 평가가 마무리되면 일본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첫 사례가 됩니다.

삼성전자가 실제 양산 공정에 국산 블랭크 마스크를 적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테스트 통과 수준을 넘어 품질과 수율, 안정성 모든 면에서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소재 국산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비용 절감보다 큰 의미, 소재 주권 확보

이 변화는 연간 수백억 원의 비용 절감보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EUV 핵심 소재가 국산 공급망으로 편입되는 순간부터, 외부가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를 멈추게 만들 수 있는 레버리지는 크게 약해집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당시 한국 반도체 산업이 겪었던 충격은, 핵심 소재를 외부에 의존할 경우 언제든 공급망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에스앤에스텍의 EUV 블랭크 마스크 국산화는 그 교훈에 대한 가장 강력한 답변이며, 한국 반도체 산업이 소재 주권을 되찾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일본 독점 기술을 빼앗은 한국 기업의 의미

일본이 90퍼센트 독점하던 기술의 주권을 당당히 빼앗는 데 성공한 에스앤에스텍의 사례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단순히 제조 강국을 넘어 소재와 장비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EUV 블랭크 마스크처럼 극도로 난이도 높은 소재까지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것은, 앞으로 남은 소재와 부품 국산화도 시간 문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일본이 수출규제 카드를 꺼낼 때마다 한국은 더 강한 자립 의지로 응답해 왔고, 그 결과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그리고 이제 EUV 블랭크 마스크까지 국산화 성공 사례가 쌓이고 있습니다. 에스앤에스텍이 빼앗은 것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소재 주권이자 미래 경쟁력의 핵심 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