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변호사 비용 누구 돈인가요?" 박수홍, 분노의 시작[★FOCUS]
[서울서부지방법원=윤상근 스타뉴스 기자] "안 떨리세요?" "네."
방송인 박수홍은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재판에 처음으로 직접 참석해 취재진 앞에서도, 검사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의연해 보이기까지 했던 박수홍의 감정은 친형 변호인과의 반대 신문을 거치며 점차 격해져갔다. 친형은 마스크를 쓴채 무표정한 모습을 보이다 변호사의 주장에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모습이었고 박수홍 형수 이씨는 재판 내내 아예 박수홍을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박수홍은 지난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심리로 진행된 박수홍 친형 박모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4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수홍은 이날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친형 박씨와 대질하며 작심한 듯 검찰 증인 신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5일 오후 2시 30분에 시작된 이 재판은 다음 재판이 3시 30분에 예정돼 있어서 검찰과 변호사 반대 신문을 모두 소화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여기에 친형 변호인은 검찰 증인 신문과 같이 반대 신문을 할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취재진이 꽉 차 있는 법정에서 검찰의 증인 신문만 이날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는지 변호사는 "다음 날 재판을 하게 되더라도 꼭 같이 할수 있게 해달라"라고 말하는 모습이었다.
일단 박수홍의 주장은 역시 예상대로였다. 그간 변호사를 통해서만 알려졌던 터라 이번 사안에 대해 박수홍 본인의 입장이 직접 자세히 밝혀지는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박수홍은 자신의 지분이 없다시피한 라엘과 메디아붐은 모두 박수홍 1인 기업이고 회사 건물도 없으며 직원이 있을 이유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추호도 (친형 부부를) 의심하지 않았다"가 박수홍 주장의 골자였다. 친형 부부가 법인 명의 카드를 사용하고 건물을 사는 등의 증거들과 상품권 로비, 친형 부부 자녀들의 학비 등은 박수홍 1인 기업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는 말이었다. 여기에 박수홍은 "수익 비율도 8:2였다가 7:3 정도로 해서 그들을 보호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다른 회사로 간(이적한) 적도 없는데 결과적으로 내게 이익이 되는 게 하나도 없이 저들에게 이익이 갔다. 내가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부끄럽지만 오른 적도 있는데 내가 왜 로비를 하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특히나 박수홍은 당시 한 법정 안에 앉아 있는 친형 부부 변호인이 자신의 출연료 법인 통장에 있는 돈으로 수임된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수홍은 "처벌을 강력히 원한다. 지난 수많은 세월동안 내 자산을 지켜준다고 해서 믿었다. 종이가방을 들고 저를 위한다는 이야기를 했고 입버릇처럼 500만원 이상 가져가는 게 없고 마곡 상가도 네거다 라고 기만했다. 이 사건을 알고도 피고인들에게 마지막으로 가족이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하자고 했는데 1년 반동안 변명으로 일관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세무사를 바꾸고 모든 법인의 지난 날의 자료를 찾으려면 4~5년이 걸린다고 해서 고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이라도 정산해주면 웃으면서 지낼 수 있다고 편지도 썼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자신들의 횡령 범죄를 끝까지 숨기려고 했고 고소를 하자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인격살인했다. 그 예로 형수의 20년 지기 친구가 각 커뮤니티에 말도 안되는 비방을 해서 경찰에 기소됐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고소한 다음에 유튜버 김모씨가 말도 안되는 허위사실로 계속 나를 인격살인해서 그 사람을 고소했고 경찰 검찰 단계에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데 김모씨의 제보자가 형수의 20년 지기 친구라고 알고 있다.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했을 때도 내가 죽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괴로움과 지옥 속에 살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범죄로 인한 수익금이 내가 출연료를 다 받은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됐다"라고 말했다.
박수홍은 친형을 쳐다보며 "내가 언론 플레이의 귀재이며 형과 형수는 이미 악마화가 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했다. 이게 기울어진 운동장입니까?"라고 묻고 "39년 동안 구설수 하나 없다가 내가 언론 플레이를 합니까? 언론 플레이는 (친형) 변호사님이 하시지 않았습니까?"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여기에 박수홍은 "변호사님의 수임료는 누구 돈에서 나갔느냐"라고 물으면서 친형 변호사가 전 연인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증거를 내보이자 "2차 가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수홍의 증인 신문은 이날 완전히 끝맺음되지 못해 오는 4월 19일 다시 하기로 했다. 이날에는 박수홍과 친형 변호사 간의 더 뜨거운 설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며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총 61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2022년 9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박수홍의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하는가 하면 회사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회사 자금 11억7000만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가 하면 신용카드를 결제 등 방식으로 회삿돈 1억8000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박수홍의 돈으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한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합의에 따른 정산 약정금 미지급 등은 혐의가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제외했으며 박수홍이 친형 부부 권유로 가입했다는 다수의 생명보험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보험계약자와 수익자, 보험금 납부 주체가 보험 계약별로 동일해 그 자체로는 범죄가 구성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앞선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일부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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