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의 핵심 수출 거점으로 꼽히는 베트남법인이 본격적인 빚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현지 공장 등 시설 확충에 투자를 감행하면서 부채가 눈에 띄게 불어왔지만, 이런 결단이 빠르게 결실로 이어지면서 재무 건전성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예기치 못한 변수로 떠올랐지만, 오히려 베트남법인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자회사인 베트남법인의 우리은행 대출에 대해 제공했던 815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이 이번 달 10일 해제됐다. 당초 해당 계약 기간은 2027년 7월 초까지였는데, 최근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이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조기 상환하면서 채무보증도 함께 종료됐다.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빚 줄이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전까지 몇년 동안 빠르게 늘어 온 부채에 제동을 걸면서 감축으로 흐름이 돌아섰다.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의 부채는 2021년 말까지만 해도 1195억원에 머물렀지만 2022년 말 2851억원, 2023년 말 3671억원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는 3558억원으로 3.1%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말에는 3399억원으로 석 달 만에 4.5% 더 축소됐다.
자본 규모와 비교해 보면 이런 변화는 더욱 뚜렷해진다.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의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71.2%로 전년 동기 대비 23.2%포인트나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해당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03.1%로 세 자릿수 대를 기록하다가 △2024년 1분기 말 94.4% △2024년 2분기 말 80.6% △2024년 3분기 말 85.5% △2024년 말 77.1% 등으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무 조기상환 등 차입금과 부채 상환에 힘을 쏟으며 재무건전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의 빚이 불어나 온 배경에는 빈즈엉 공장 증설 등 시설 확충이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해당 공장 증설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부채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 베트남법인은 2021년부터 2023년 하반기까지 3년에 걸쳐 빈즈엉 공장 2단계 증설 작업을 진행했다. 이 같은 시설 확충을 거치며 베트남 공장의 타이어 생산량은 연간 590만개 수준에서 1200만개로 확대됐다.
금호타이어에게 베트남 공장은 북미와 유럽으로의 수출 전진 기지다. 북미 지역은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으로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90%는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9.9% 증가한 1조385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 들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금호타이어의 북미 시장 매출은 4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0% 급증했다.
미국발 관세 여파에도 베트남법인은 당분간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적용해서다. 앞서 미국은 베트남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20%를 책정했다. 이는 △브라질 50% △태국·캄보디아 36% △캐나다 35% △유럽연합·멕시코 30% △한국·일본 25% 등을 밑도는 수치다.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베트남이 미국으로부터 합의한 20%의 관세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낮다"며 "관세 영향으로 매출에 손실은 받겠지만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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