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음질적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추천 조합

Dynaudio Evoke 50
Master Sound Dueventi

다인오디오(Dynaudio)의 엔트리 및 중급 라인을 대표하는 것은 이미트와 이보크(Evoke)이다. 특히 이보크 시리즈는 가장 저렴한 엔트리인 이미트와 달리 중급 라인을 대표하며, 이미트보다는 비싸지만 일반 스피커 시장 기준으로 보면 입문형 스피커들 중 최상위 레벨 가격대에 속한다. 그런 만큼 당연히 염가형 엔트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보여주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사실 이보크가 지닌 태생적 배경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기술적으로나 음질적으로 가격보다 몇 배 이상의 고급 기술과 사운드 튜닝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이보크는 완전히 바뀐 새로운 다인오디오 사운드의 출발점이 되는 스피커로, 신기술의 테스트베드에 가까운 스피커로 사실상 뉴 컨피던스의 산파 역할을 한 제품이다. 모두 새로운 드라이버들로 설계된 이보크는 뉴 컨피던스의 에소타 3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그리고 간결하지만 고급스럽게 변신한 새 크로스오버까지, 뉴 컨피던스에 사용된 모든 다인오디오 신기술들의 집합체이다.

이보크 시리즈 중 최상위 이보크 50은 철제 스파이크까지 장착하면 무려 116cm나 되는 큰 중대형 모델이지만, 큰 키에 비해 슬림하고 댄디한 몸통 디자인, 그리고 최신예 다인오디오 스피커들처럼 각이 없는 라운드형 모서리와 뒤로 좁아지는 캐비닛 설계로 크기에서 오는 육중한 위압감 같은 시각적 부담감을 전혀 주지 않는다. 게다가 스피커 외부에는 그 어떤 나사도 보이지 않는 매끈한 디자인과 마감 처리까지 적용하여, 어떤 가정환경에서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적 강점을 자랑한다.

이보크 50의 기술적 업적이라면 역시 드라이버에 있다.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사용되는 MSP 소재의 콘은 그대로 같지만, 형태와 두께, 소재의 배합 등이 바뀌며 성능 개선을 해왔고, 중앙부는 좀더 두꺼워졌고, 외주부의 에지는 한층 더 얇아졌다.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우퍼와 미드레인지의 더스트 캡이 많이 작아지고, 보이스코일 홀더 또한 더 직경이 작아진 점이다. 에소텍 플러스(Esotec+) 우퍼는 구리 보이스코일과 페라이트+ 세라믹 마그넷이 도입되었다. 덕분에 우퍼가 훨씬 더 리니어한 이동을 유지해, 예전 드라이버들보다 훨씬 더 디스토션이 줄어들었다. 미드레인지는 컨투어 60의 미드레인지를 기반으로 새로 설계된 유닛인데, 뉴 컨피던스용 드라이버의 모든 것을 그대로 활용했다. 가볍고 파워풀한 네오디뮴 마그넷을 사용하며, 훨씬 더 넓은 주파수(즉, 더 빠른 움직임의) 대역 소화를 위해 보이스코일도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트위터도 에소타 3을 탄생시킨 새 트위터 기술의 원형이 되는 세로타(Cerotar)를 쓴다. 신소재인 탄산 스트론튬 페라이트+ 세라믹 마그넷이라는 자력 극대화 소재를 새로 개발하여 적용하고, 에소타 3과 동일하게 실크 돔 속에 트위터 후면 음을 억제 소멸시키는 헥시스(Hexis) 돔이 추가되었다. 이는 고음의 컴프레션 현상을 줄여 더 깨끗해진 고역과 이미징을 들려준다. 대신 큰 스피커에 비해 감도가 아주 높지 않은 87dB 수준인데, 단순히 울리기는 어렵지 않지만 제대로 포텐셜을 모두 이끌어내려면 역시 비교적 힘 있는 앰프가 더 잘 어울린다.

기본 성향은 과거의 색채미를 자랑하는 다인오디오의 사운드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톤으로 바뀌었고, 스피드나 해상도 같은 요소들은 대단히 현대적인 톤으로 변모했다. 특히 외형만큼이나 큰 스케일의 사운드인데, 공간 재현력이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수준을 그려낸다. 좌우·전후 이동이나 토인 같은 미세 조정 없이도 꽤나 훌륭한 공간감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렇다면 높은 가성비와 상당한 잠재력을 지닌 이 스피커에 어울리는 앰프는 무엇일까? 출력이 높은 반도체 앰프들이라면 파워풀한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이번에 매칭한 앰프는 반대로 소출력 진공관 앰프를 선택했다. 마스터 사운드(Master Sound)의 듀에벤티(Dueventi)이다. 마스터 사운드의 앰프는 모두 퓨어 클래스A의 싱글엔디드 방식으로 단지 앰프마다 관을 바꾸어 회로를 각각의 다양한 종류의 관들에 최적화시켰다. 따라서 출력 스펙은 크지 않지만 스펙과 달리 소출력임에도 상당한 크기의 전원 트랜스포머와 전원 회로가 더해져 스펙의 출력 수치는 완전히 무시하는 수준의 상당한 힘과 구동력을 자랑하며, 싱글엔디드 3극관의 미려한 음을 유지하는 마술을 보여준다. 듀에벤티는 그중에서도 EL34 관을 사용한 앰프로 채널당 20W 출력을 제공하지만 체감적인 구동력과 저음의 파괴력은 100W 이상의 트랜지스터 앰프들을 능가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진공관 특유의 매끄럽고 미려한 음으로 음악을 매우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연출력을 선사한다.

이보크 50에 듀에벤티를 연결하자 상당히 넓고 입체적인 무대를 그려내면서 매끄러운 질감과 무미건조해지지 않는 비비드한 색채의 음색으로 음악에 적절한 온도감과 질감을 보여주었다. 무대의 중앙 심도도 꽤 깊게 잘 빠질 뿐만 아니라 디테일들도 가격 이상의 미립자감을 들려준다. 클래식 같은 녹음들에서는 최고의 미덕을 보여주는데, 클래식이나 재즈가 아닌 대중적인 팝 음악이나 가요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탄탄한 힘과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보여준다.

다인오디오의 이보크 50과 마스터 사운드의 듀에벤티는 둘다 브랜드의 플래그십은 아닌데, 중급 라인임에도 상당한 수준의 하이파이적 쾌감과 음악적 감흥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마치 더 이상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필요하겠는가 하는 의문을 남길 정도로 말이다. 아주 저렴하진 않지만 미들급 스피커와 앰프로도 하이엔드에 준하는 음악적·음질적 즐거움을 만끽시켜주는 최고의 조합이다. 글 | 성연진(audioplaza.co.kr)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Dynaudio Evoke 50
가격 890만원

Master Sound Dueventi
가격 84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