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3년 평가]③'수익성 고심' 네이버, MS·구글과 경쟁 전략은 '온서비스 AI'

내년 3월 임기 만료로 재선임 갈림길에 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경영 성과를 분석합니다.

네이버가 지난달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팀네이버 컨퍼런스 DAN24'를 개최했다. 최수연 CEO가 질의응답 세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네이버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전략을 대규모언어모델(LLM) 규모 키우기에서 특화 서비스 개발·수익 창출로 선회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달 열린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24' 기조연설에서 자체 생성형AI '하이퍼클로바X'의 규모에 관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대신 검색·광고·콘텐츠·커머스·지도 등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활용도를 높이는 '온 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을 소개했다. 2022년부터 매년 하이퍼클로바X의 데이터 학습량을 강조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와 관련 생성형AI의 낮은 수익성 때문에 서비스 특화 AI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 IT(정보기술) 업계에선 LLM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 조원의 비용 투자에도 정작 이를 통한 매출은 미미하다는 우려가 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까지 하이퍼클로바X의 데이터 학습량을 오픈AI의 GPT-4.0과 비교하며 투자 규모 경쟁을 펼쳤다.

동일한 과제를 처리할 때 토큰이 적게 들어갈수록 데이터 처리 효율이 좋아진다. /사진= 박진화 기자

이에 네이버의 연구개발비, 인프라 투자 비용도 불어났다. 지난해 개발·운영 비용은 2조5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인프라 비용은 5960억원으로 전년 보다 3% 증가했다. 반면,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AI 검색 서비스 '큐'(Cue:)는 유료화 전단계다. 올 3분기 기준 AI 수익이 반영된 클라우드 부문 매출(1446억원)은 전체(2조7156억원)의 5%에 불과했다.

/그래프= 윤상은 기자
/그래프= 윤상은 기자

온 서비스 AI 전략은 AI를 적용한 사업 수익성 제고에 방점을 찍는다. 네이버는 주 수익 사업인 광고, 커머스, 콘텐츠 서비스 고도화에 AI를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월 AI 기반 키워드 확장 매칭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엔 광고주가 검색어와 매칭되는 키워드를 직접 등록했다면, 해당 서비스 도입으로 자동화했다. 내년 1월엔 AI로 광고를 분석해 해당 광고와 어울리는 소비자에게 자동 노출하는 '애드부스트'(ADVOOST)를 출시한다.

콘텐츠 영역에선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한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숏폼 영상 창작자에게 수익을 공유하는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시험 진행했다. 향후 AI를 활용해 창작자의 휴대폰 앨범 사진을 모은 하이라이트 자동 생성 등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이렇게 만든 콘텐츠에 쇼핑 정보를 연결해 커머스 매출 확대까지 연결한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이외에 내년에 'AI 브리핑' 기능 출시 예정이다.

네이버의 AI 전략 변화에 관해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규모와 투자 비용에 집중한 생성형AI 초기 경쟁을 지나 AI에이전트 등 서비스 특화로 가는 건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인 AI를 여러 소프트웨어에 접목해 유용성을 더 높이는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빅테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는 AI 시장 경쟁이 치열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의 우수 기업도 대·중소기업, 정부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