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설계 전문가 남편이 ‘24살 순정 아파트‘를 고치자.. 헉 대박!
안녕하세요! 아직은 아이가 없어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결혼 3년 차 동갑내기 부부 @Lazy._.Home입니다.
신혼 초는 경기도의 15평 아파트에서 시작하였는데요. 그때도 전체 리모델링을 하고 들어갔었으나, 아는 분에게 인테리어를 맡겼더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았어요. (날림 견적서, 도배하자, 전기 공사 하자, 선택하지 않았던 제품으로 시공 등등...)
'아... 이래서 아는 사람한테 인테리어를 맡기지 말라고 하는구나' 깨달은 우리 부부! 열심히 모으고 모아 드디어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신축 아파트 들어가면 너무 좋았겠지만 우리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약 24년이 된 2bay 구축 아파트였어요.
공사 시작하면서 유튜브, 블로그 다 찾아보는데... 악명 높은 2bay 구조네요? 요즘의 라이프스타일과는 집의 구조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하지만, 실망은 잠시 접어두고요. 아파트 설계하는 일을 하는 남편이 있기에 우리 부부의 목표는 이 집을 오랜 시간 동안 안락하게, 살기 편한 집으로! 우리만의 보금자리로 만들어보자는 거였어요. 자, 그런 집인지 같이 한번 보실래요? :)
1. 도면
저희 집은 24년 된 구축 아파트로, 2bay 구조예요. 예전 아파트들은 외기에 면하는 면적(Bay)을 줄여 창호 개수와 공사비 절감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이런 구조를 많이 선택했다고 해요.
매매했을 당시 오랜 시간 동안 리모델링 한 번 없었던 집이라 칙칙한 체리색 몰딩과 반대로 화려한 꽃무늬 벽지, 여기저기 곰팡이의 흔적들이 가득했었답니다. 또 거실과 작은방의 발코니는 모두 확장되어 있지 않았어요.
인테리어 업체와 미팅을 통해 거실 발코니는 확장을 하기로 했어요. 작은방 발코니도 확장을 하면 좋았겠지만 두 군데 모두 내력벽 날개가 있어 확장을 하더라도 공간의 답답함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비용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추후에 작은방 발코니 공간을 따로 활용하기로 결정했어요.
또 확장을 하는 만큼, 단열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남편은 구축 아파트는 단열이 무조건 중요하다며 100T 이상 단열재를 넣기로 했어요.
거실 발코니뿐 아니라 도면 상으로 외부와 맞닿는 공간은 전부 단열을 꼼꼼하게 진행했답니다. 비용은 물론 많이 들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구축 아파트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 단열 꼬옥 챙기셔야 해요!
2. 현관 Before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화장실과 거실이 훤히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벽과 중문은 필수였어요. 가벽을 세움과 동시에 신발장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수납공간까지 보너스로 챙길 수 있었어요. 수없이 많은 선택지 중에서 우리 부부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는요.
1. 가벽과 중문은 통유리를 사용하여 개방감을 줄 것
2. 거실 마루와 이어지는 느낌이 나도록 밝은 무광 타일 선택
3. 스윙 도어로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단열과 차음까지 꼼꼼히 챙길 것
현관 After
가벽을 세워 신발장을 추가로 확보한 점이 제일 맘에 들어요. 신발 외에도 우산이나 각종 공구류를 보관하고 있답니다. 중문을 설치할까? 고민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저는 추천해요.
소음 차단, 단열 효과는 물론이고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신발장으로 기어가거나, 갑작스럽게 문을 열고 나가는 돌발 상황 등을 예방할 수도 있어요.
공간은 분리되어 있더라도 거실과 전체적인 톤을 맞춰주었기 때문에 하나로 연결된 느낌이 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무광 타일이라 비가 오거나 택배 박스가 많이 오는 날에는 쉽게 더러워져 청소가 힘들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전체적인 모습으로 보아도 거실과 현관의 구분을 주었지만 톤이 일정하기 때문에 연결된 느낌이 들어요. 가벽을 세워 추가로 확보한 신발장 한쪽 면에는 거울을 달아주었어요.
물론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갔지만 외출 전, 마지막으로 내 모습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편하게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발장 하부에도 간접 조명을 달아주어 자주 신는 신발들은 아래쪽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차 키, 핸드크림, 택배 뜯는 커터 칼 등을 현관에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외출하면서 잊어버리지 않고 챙길 수 있어 아주 편하게 사용 중입니다.
전체적으로 통유리를 할까? 하다가 거실이 너무 훤히 보이면 프라이버시도 걱정이 되어서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만 유리를 설치했어요.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시선을 많이 뺏기지 않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때도 안정감이 느껴져요.
복도에는 액자 레일을 달아 포스터를 걸어두었어요. 꽤 큰 그림이라 존재감이 있는 편이에요. 2bay 구조 상, 문을 열자마자 화장실이 보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시선이 가는 걸 막아주는 역할까지 해주고 있답니다.
이 포스터는 남편과 만장일치로 골랐어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일 때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당장 못 가고, 이후에 파리로 짧게 여행을 다녀온 우리 부부에게 그때의 기억은 아주 행복하거든요. 파리에서 로마까지 경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조종사를 보고 있자면 그때가 떠올라 기분이 좋아져요!
3. 거실 Before
유일하게 확장을 진행하는 거실의 내력벽 날개가 철거가 안된다는 말을 듣고 실망했지만, 어쩌겠어요! 튼튼하게 지으려고 세워 놓은 벽이니까요?
매끄럽게 떨어졌다면 공간이 훨씬 넓어 보였겠지만, 빠르게 포기하고 차라리 그 자리에 6인용 이상의 테이블을 두기로 결정했어요.
이전 집은 너무 좁아서 손님들이 4명 이상 오시면 바닥에 앉아 식사를 했어야 했는데 그게 너무 속상했었거든요. 이참에 잘 됐다! 싶었죠.
거실 After
아침 햇살이 서서히 들어오고 있는 거실의 모습입니다. 거실은 저의 로망이 많이 실현된 공간이라 할 수 있겠어요. 실링팬을 너무 달고 싶었거든요!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실링팬을 달지 않아 후회하는 사람은 있어도, 달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고요. 남편도 처음에는 천장에서 돌아가는 게 신경 쓰일 것 같다, 그저 관상용 아니냐고 의심했었지만 날이 조금씩 더워지는 요즘에는 안 달았으면 정말 후회했을 거라고 그래요. (와이프 말을 들어서 손해 보는 게 없죠~?)
또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해서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어요. 처음에는 구축 아파트라 천장이 너무 낮고 거실, 안방, 작은방 설치를 원했는데 작은방으로 에어컨 배선 연결이 어려워 애를 먹었답니다. 그래도 친절하신 시스템 에어컨 설치 업체 사장님 덕분에 잘 설치할 수 있었어요.
내력벽 날개가 철거가 되지 않아 턴키 대표님께서 벽 전체를 수납장으로 만드는 게 어떠냐 하셨지만 그럼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았어요. 대신에 액자 레일을 달아주었습니다. 지금은 계절이나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포스터를 달리해서 공간은 같아도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아주 맘에 들어요.
포스터 아래에는 맞춤 대신에 기성 수납장을 구매해서 넣기로 결정했어요. 애매하게 가로 길이가 1000인 공간이라 기성 수납장 중에서 가격, 사이즈, 컬러 모두 맘에 드는 걸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발견한 일룸 제품! 요건 원래 아이들 책장으로 나온 제품인데 설치하고 나니 맘에 쏙 들어요.
지금은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것들을 채워서 넣고 있어요. 남편은 술을, 저는 캔들이나 화분, 책 등을 두고 있어요. 딱히 어떤 주제나 톤 매너도 없지만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있다는 것만으로도 애정이 가는 공간이에요.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책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밤이 되면 이렇게 잔잔한 음악과 조명을 켜고, 분위기를 즐기기도 해요.
식탁과 소파를 함께 두다 보니 소파 테이블까지 구매하면 거실이 너무 좁아 보일 것 같았어요. 이전 집부터 유용하게 잘 사용하던 보비 트롤리를 이사를 와서도 쓰고 있어요.
트롤리가 노란색이라 거실의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하고, 이것저것 물건들을 넣어 놓기도 좋아요. 구입 당시에 아크릴 상판을 따로 주문했어요. 그래서 흠집 걱정 없이 이 위에 간단한 과일이나, 간식들을 올려두고 사용해요. 또 어디든 바퀴가 달려 움직일 수 있으니 위치 선정도 간편해요.
테이블도 어찌나 열심히 골랐는지 몰라요! 저의 취향과 남편의 취향을 동시에 저격한 요 테이블. 집에 놀러 오시는 손님들마다 카페에 온 것 같다고 칭찬 일색이에요.
세라믹 식탁이라 물드는 것도 없고 의자도 아주 편해서 오랜 시간 노트북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1500 사이즈이지만 살짝 통통한 타원형이라 성인 6명도 여유롭게 앉아요.
요 테이블은 다리 디자인이 독특한데요. 부드러운 원목의 곡선으로 만들어진 테이블이 고급스럽고 예쁘기도 한데, 사실 마주 보며 앉아있는 사람들끼리 발이 맞닿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라고 해요. 배려심 깊은 디자인에 감동 또 감동해버린 저입니다.
또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 볼 때, 세라믹 두께가 두꺼우면 튼튼할 수는 있지만 투박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 테이블은 세라믹의 밑 부분을 원목으로 받쳐 주기 때문에 얇아도 깨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기도 해요.
집에 놀러 오는 손님들과 요런 예쁜 공간에 앉아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맛있는 음식과 술 한잔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저희 부부는 제일 좋아한답니다!
또 하나, 우리 집의 포인트는 반매립 TV입니다. 이건 남편이 강력하게 원했던 옵션인데요. 이 전 집에서 쓰던 TV를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는데 오시는 손님분들마다 새로 산 거냐고 물어보세요. 이제야 TV가 자신을 제대로 뽐내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벽지는 필름으로 선택했는데 턴키 사장님께 추천받았어요. 처음에는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지금은 너무 만족해요. 유럽 미장 느낌이 나서 전체적으로 원했던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의 베이지 인테리어에 큰 몫을 해주고 있어요.
벽지, 바닥, 필름의 3조화는 너무 중요하죠? 따로 골랐지만 이렇게 잘 맞을 줄 몰랐답니다. 손님들마다 바닥재는 타일이냐고 많이 물으시는데 강마루입니다!
스톤 질감으로 약간의 엠보가 들어가 있어서 고급스럽고, 폭이 넓어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아요. 또 물걸레질하는 로봇 청소기가 있기 때문에 습기에도 강한 소재를 골랐어야 했는데 맘에 들어요.
4. 주방 Before
드디어 나왔어요. 진짜 저희 부부를 골머리 터지게 했던 주방입니다. 주방 인테리어 시에 여러가지 난관이 있었는데요.
1. 기존에 가지고 있던 뚱뚱이 얼음 정수기 냉장고
2. 성능 좋은 주방 후드(탄소 필터 대신 기존 자바라를 사용하고 싶었답니다.)
3. 주방 동선의 편리함 및 효율성
4. 홈카페존 만들기
5. 전자레인지, 밥솥 등 전자제품 최대한 숨기기
사실 위에 나열한 것보다도 더 많은 요구 사항들이 있었고 업체에서 가장 많이 고민해 주신 구역이에요. 냉장고장을 짜더라도 얼음 정수기 특성상, 튀어나올 수밖에 없어서 거실에서 바라봤을 때 상당히 거슬렸어요. 그렇다고 안쪽으로 집어넣자니, 창을 가리게 되어서 그것도 싫었습니다.
위에 내용들을 모두 만족할 만한 구조를 찾다 보니 결국 본래의 구조를 그대로 살리기로 결정했어요. 처음엔 대면형 주방을 원했지만 아무래도 2bay 구조에서는 분배기 위치의 변경이나, 탄소 필터 후드의 사용 등이 많이 걸렸어요. 무조건 쓰기 편하게! 하자 없는 공사를 진행하기가 목표였습니다.
대신에 가벽을 설치하여 냉장고장을 최대한 가릴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이 부분의 디자인도 정말 여러 번 바꿔가면서 가장 최적의 디자인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주방 After
라운드 형태의 가벽을 세웠더니 오히려 집안의 포인트가 생긴 것 같죠? 조명도 달고 그 밑에는 오브제 등을 두어 장식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필름으로 마무리하여 고급진 느낌을 한 층 더 살려주었습니다.
본래 처음에는 이 장을 오픈 장으로 설계하여 와인을 넣거나, 오브제를 두는 공간으로 사용할까 고민했었는데요. 결국엔 수납을 선택해서 닫힌 장으로 만들었어요. 현재는 청소용품 등을 넣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집 안 곳곳에 수납공간을 늘리는 인테리어는 하고 나니 참 좋아요.
요리하는 걸 좋아해 주방에 있는 시간이 많은 저에게 ㄱ자 주방은 나름 괜찮은 구조예요. 일단 동선이 편해요. 사실 이 전 집의 주방이 하도 좁아서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했거든요.
지금의 구조도 누군가는 좁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사용하고 있어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인덕션과 식기세척기도 사이즈 맞추어 장을 짜서 매립하니 사용하기도 편하고 같은 베이지 톤이라 안정감이 느껴져요.
4인용 원형 테이블 및 주방 조명은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그대로 가져왔어요. 요 테이블의 상판도 열이나 흠집에 강해 부담 없이 사용하고 있어요. 평소 남편과 저녁 식사를 할 때는 이 식탁에서 주로 밥을 먹어요.
그래야 밥을 차리는 것도, 설거지를 하는 것도 편하니까요. 계속해서 쓰다 보니 우리 부부 정말 효율을 중요시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전자레인지를 숨기기 위해서 소스류를 보관하는 장을 포기해야 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사실은 이곳에 전자레인지를 두지 않았다면 다용도 실에 자리를 만들어줘야 했기에 동선이 너무 불편했을 거예요.
뒷 편에는 이렇게 밥솥도 숨어져 있답니다. 밥할 때만 잠시 꺼내놓고 평소에는 넣어두어요. 뭐든 숨겨야 깔끔합니다 후후..
상부장을 없애고 개방감을 줄까? 잠시 고민했지만 안 하길 잘한 것 같아요. 그릇 부자인 저는 상부장이 더 필요해요. ㅎㅎ
더 자주 쓰는 그릇들은 인덕션 아래 하부장에 보관하고 있어요. 종류가 너무 많아서 정리가 뒤죽박죽이긴 하네요. 아쉬운 점은 조금 더 장이 깊었더라면 접시를 세워서 보관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이 자리에 그릇들을 두면 요리하고 바로 어울리는 그릇을 꺼내서 음식을 담을 수 있어 편하답니다.
설거지는 남편 담당이에요. 그래서 싱크대의 크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백조 제품이고 900 사이즈라 굉장히 커요. 처음에 선택하고 나서는 너무 음식점 느낌이 나지는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너무 넓어서 아주 쾌적해요. 식세기가 있더라도 애벌 설거지는 꼭 하고 넣기 때문에 넓은 싱크대는 필수예요!
또한 우리 부부 키에 맞춰서 싱크대의 높이를 920mm으로 올렸어요. 허리를 굽히거나 고개를 과하게 숙이지 않아도 되어서 오래 서있어도 편안한 구조입니다.
홈카페존은 꼭 만들고 싶었어요. 신혼 때 선물 받은 발뮤다 토스터나, 네스프레소 머신들이 갈 곳이 없어 뿔뿔이 흩어져 있었거든요. 이 공간을 만들자마자 동생이 드립 커피를 내려마실 수 있도록 수동 그라인더, 드립포트, 커피드립퍼 등을 선물해 줬어요. (고마워)
위쪽 장에는 아끼는 컵들과 디저트 접시 등을 보관하고 있답니다.
주말 아침 드르륵드르륵 원두를 갈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저의 일상이랍니다 :)
5. 안방 Before
예전 집들은 왜 이렇게 안방을 크게 만들었을까요? 잠자는 침대만 두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넓은 공간을 주셨으니 최대한으로 활용해 보기로 합니다.
침대는 이미 프레임까지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침대 프레임을 짜거나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인테리어를 전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면 프레임 색상까지 고려해서 공간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가져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안방 After
협탁을 따로 둘 필요 없이, 침대 프레임 자체에 전기 콘센트가 내장되어 있어요! 멀티탭을 연결해두고 핸드폰 충전기 등을 꽂아 사용 중이랍니다.
라지 킹사이즈(1800x2100)의 커다란 침대라 넓다고 생각했던 안방이지만 딱! 맞게 들어갔어요. 대부분의 생활은 거실에서 하고 정말 잠만 자는 공간이라 심플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침실의 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디퓨저 등을 항시 두고 있어요. 아침에 이불 정리를 하면서 룸 스프레이도 칙칙-뿌려줍니다. 좋은 향은 좋은 잠을 자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안방 침대에 누워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듯해요.
ㅎㅎ 혹시 눈치채신 분 있으실까요? 침대 옆 남는 공간에 설치된 발 마사지기입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저는 종아리가 너무 땡겨서 밤에 잠을 잘 못 이룰 때도 많았어요.
궁극의 발 마사지기라고 하여 구매는 했는데 색도 안 예쁘고 덩치도 커서 이사 오면서 당근을 시도했었거든요? 죽어도 안 팔리더군요.
결국 가져와서 최대한 안 보이는 공간에 두었는데 위치가 너무 딱 이예요! 저녁 먹고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면서 20~30분 마사지를 해주고 있어요. 하지 정맥 순환이 중요한 거 아시죠 여러분? 저도 생각난 김에 한 번 해야겠어요.
안방은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단내림을 진행했기 때문에 붙박이장의 높낮이가 통일되진 않았어요. 또 화장대를 짜서 맞췄기 때문에 이불이나 옷의 수납은 조금 줄었지만 넓은 화장대를 가지는 로망을 이룰 수 있었답니다.
매일 아침 씻자마자 이 자리에 앉아서 머리도 말리고 화장도 합니다. 우리 부부는 뭐든 숨기는 걸 좋아해서 매일 사용하는 전자 기기들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가구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먼저 말씀드린 부분이 바로 서랍 안에 콘센트를 매립하여 매일 쓰는 헤어 드라이기나, 고데기를 숨기는 거였답니다!
요렇게 서랍 안에 들어있으니 일단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매우 깔끔하고 콘센트를 꽂았다 뺐다 할 일도 없어서 아주 편해요. 주변에 인테리어를 한다는 친구들이 있으면 꼬옥 추천해 주는 옵션이랍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실제 제가 사용하는 모습이에요. 이렇게 안쪽에 무인 양품에서 트레이를 사다가 구간을 나눠주고 화장품을 정리하여 사용하고 있어요. 종류 별로 구분되어 있어 빠르게 찾을 수 있어 바쁜 오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6. 욕실
거실 욕실
화장실은 Before 사진을 찍어두지 못했네요. 베이지 톤의 고급스러운 화장실을 원했어요. 그래서 타일뿐 아니라, 줄눈 까지 조색 실리콘으로 하나하나 골랐답니다.
또한 욕조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신욕 하는 시간을 즐겨 하기도 했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욕조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휴젠트도 설치했어요. 환기도 너무 잘되고 온풍 기능, 헤어&바디 드라이기 기능까지 되니까 겨울철을 비롯하여 너무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어요.
변기나 수전은 모두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을 사용했어요. 심플한 디자인으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타일은 턴키 대표님께서 추천해 주셨는데 아주아주 맘에 들어요. 잔무늬가 있어 때가 생기더라도 잘 안 보이고, 물이 흥건한 욕실이더라도 타일이 금방 마르고 또한 미끄럽지 않아요.
욕실 제품들이 디자인이 모두 각양각색이라...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들은(샴푸, 바디 워시 등) 공병에 넣어서 사용 중입니다. 조금 귀찮아도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 깔끔해요.
안방 욕실
안방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벽은 300x600, 바닥은 300x300각 타일을 사용해서 조금 더 비용을 낮출 수 있었어요. 안방 욕실은 워낙 공간이 좁아서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을 과감히 생략했어요. 간단히 세수하고 양치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네요. 이 공간에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저희 집이 끝 집이다 보니, 외기에 면해있는 안방 화장실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롭게 단열을 하고 싶었지만,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라 공사가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겨울철에도 사용은 해야 하니 휴젠트를 설치하여 온풍과 제습까지 챙기기로 했습니다.
7. 드레스룸
옷방은 붙박이장으로 짰어요. 옷들이 겉으로 보이지 않으니 아주 깔끔하고 정리도 쉬워요.
시스템 행거도 고민했지만, 추후에 아이가 태어나면 서재방을 아기방으로 쓸 예정이라 책상을 이 방으로 옮겨줘야 할 것 같아 장을 짜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스타일러도 자기 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필름 색과 완전히 같진 않지만 같은 베이지 계열로 안정감 있어 보이죠?
진짜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로봇청소기 이모님도 이 방에 입주해서 살고 계세요. 로봇 청소기 장을 만들어주는 건 요즘 트렌드인 것 같아요. 인테리어 하실 분들 꼭 하세요! 너무 깔끔하답니다.
8. 서재
서재방은 정말 책상과 노트북만 있어요. 지금 저는 이 방에서 오늘의집 집들이를 쓰고 있답니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방으로 쓸 예정이라 딱히 무언갈 두지 않았어요. 언제 태어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예쁜 방으로 만들어 줄 생각을 하면 벌써 설레어요.
확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커튼 뒤편은 그냥 발코니인데요.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면 좋을지, 다른 분들의 온라인 집들이를 가서 아이디어를 얻어야겠어요!
마치며
사실 집들이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어요. 나름 열심히 준비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작성할 수 있을까? 우리 집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평범한데 괜찮을까? 등등이요.
그런데 쓰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길어 진지도 모를 만큼 장문의 글이 완성되었네요. 저희 부부는 이 집을 인테리어 하면서 하나하나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볼 때 너무 행복했고, 이사 온 첫날에는 너무 설레서 잠도 잘 오지 않았어요 :)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집들이를 작성하며 그때의 설레었던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단 한 줄의 문장이라도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기뻐요. 시간이 지나도 여러 번 읽고 읽어 이 집을 더욱 사랑해 줄래요!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