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놀고, 같이 자서 안 무서워… 동생 태어나 행복해요”

구미/이승규 기자 2024. 10. 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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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해피투게더 경북]
구미 행사에 7500여명 참석
지난 5일 경북 구미시 구미복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이가 행복입니다! 해피투게더 경북’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저출생 극복의 염원이 담긴 선물 상자를 풍선에 매달아 띄우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춘남 구미시의원, 김민성 구미시의원, 정훈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이사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영상 공모전 대상을 받은 강현진씨와 아들 류하랑군, 이철우 경북도지사, 류하랑군의 아빠 류재상씨와 누나 류하온양, 김장호 구미시장,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구자근(구미갑) 국회의원, 양진오 구미시의회 부의장, 이정희 구미시의원, 허복 경북도의원, 김민욱 구미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김동환 기자

“오늘 모인 여러분이 우리나라 국보 1호, 보물 1호입니다!”

지난 5일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복합스포츠센터. ‘아이가 행복입니다! 해피 투게더 경북’ 행사가 열렸다. 경북 구미·김천, 대구 등에서 온 가족 1000여 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해피 투게더 경북’은 조선일보가 2018년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아이가 행복입니다!’ 캠페인의 경북 행사다. 2022년 경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안동, 올해는 구미에서 열렸다. 5~6일 이틀간 행사에 가족 등 75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선일보와 경상북도, 구미시가 공동 주최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학교안전공제중앙회 등이 후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사진·영상 공모전 시상식이었다. 지난 8~9월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행복했던 순간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모했는데 사진 부문에 886가족, 영상 부문에 500가족이 참여했다. 이 중 사진 부문 3가족, 영상 부문 5가족을 수상자로 뽑았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해피 투게더 경북’ 영상 공모전 대상을 받은 류하랑군(가운데) 가족. /김동환 기자

종합 대상은 ‘동생이 있어서 좋은 점’이라는 영상을 낸 류하온(3)양 가족이 받았다. 류양이 남동생인 하랑(1)군이 태어나서 좋은 이유 다섯 가지를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을 담았다. 류양은 영상에서 “첫째 함께 놀 수 있다, 둘째 맛있는 것을 나눠 먹을 수 있다, 셋째 같이 자서 무섭지 않다, 넷째 꼬순내(머리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다섯째 행복하다”고 했다. 류양이 내린 결론은 “동생은 최고의 선물이다”였다. 엄마 강현진(30)씨는 “둘째를 낳을까 고민하는 분이 많은데 우리 아이들이 나눔과 배려를 배우고 가족 간에도 끈끈한 정이 더해지는 걸 보면 둘째 낳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셋째도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영상 부문 최우수상은 송유주(3)양 가족이 차지했다. 유주양의 생일날 아빠 송치호(31)씨가 유주양이 좋아하는 뽀로로 탈을 쓰고 함께 어린이집에 가는 모습을 담았다. 송씨는 이날 시상식에도 뽀로로 탈을 쓰고 나와 참석한 가족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진 부문 최우수상은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음식을 먹여주는 순간을 찍은 사진을 출품한 전병태(47)씨 가족이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중학생 가족도 상을 탔다. 정한영(51)·최윤옥(50)씨 부부는 아들 정준표(14)군과 함께 전국 일주 자전거 여행을 다닌 영상을 편집해 작품을 만들었다. 영상에는 준표군과 아빠 정씨가 서로 응원하면서 오르막을 오르는 장면 등을 담았다. 최씨는 “다섯 살 때부터 자전거 타는 걸 좋아했던 우리 아들을 위한 선물”이라며 “살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영상을 보며 이겨내면 좋겠다”고 했다.

수상 가족들은 이날 받은 상금으로 “가족 여행을 가겠다” “(아이 돌봐주시는) 장모님에게 마사지 기계를 선물하겠다” “아이 이름으로 적금을 붓겠다”고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축사에서 “우리는 핵전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저출생과 전쟁을 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지역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계속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 1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청춘 남녀의 만남부터 결혼, 출산, 돌봄, 주거, 직장 생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10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 가정에도 출산 지원금을 주는 등 정부나 서울보다 먼저 도입한 정책도 여럿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아이는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주도했던 구미가 저출생 극복도 주도하겠다”고 했다. 구미시는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돌봄 센터를 6곳 만들고 임산부 전용 택시를 운행하는 등 다양한 저출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출생아 수가 증가해 인구 감소 추세가 완화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생 전쟁의 최전선인 구미에서 이렇게 많은 어린이를 보게 돼 행복하다”며 “중앙정부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다음 달 1~2일에는 부산에서 ‘아이가 행복입니다!’ 행사가 열린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저출생 극복의 열기가 경북에서 부산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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