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조 시장 잡아라"…조현준 효성 회장이 공들인 '이 사업'

강민경 2024. 10. 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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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따라잡기]
효성하이드로젠, 전남에 첫 액화수소충전소 준공
대용량 설비 갖춰…1일당 수소버스 150대 충전 가능
딜로이트 "2050년 청정수소 시장규모 1888조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독립경영 닻을 올린 조현준 효성 회장이 미래성장 동력으로 저탄소 에너지에 주목,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효성의 에너지 사업 그 중심엔 '수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 회장이 일찌감치 점찍은 미래사업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사실 조 회장이 수소사업의 비전을 본격 언급한 때는 지난 2021년입니다. 당시 그는 "에너지 혁명의 근간인 수소 사업을 통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며 효성중공업을 통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전국 30여곳에 액화수소충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죠.

3년 전의 포부는 철저한 검토 및 연구개발,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신사업으로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효성은 첫 대용량 액화수소충전소를 준공,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에 본격 나섰습니다.

지난 2021년 6월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효성

3년만 액화수소 인프라 첫 결과 나왔다

지난 7일 효성중공업 자회사인 효성하이드로젠이 전남 광양에서 액화수소충전소인 '광양초남 액화수소충전소'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환경부 수소충전소 공모사업에 효성하이드로젠이 2022년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후 지난해 9월 착공, 올해 설비 구축을 마친 겁니다.

효성하이드로젠의 첫 액화수소충전소여서 더욱 이목이 쏠렸죠. 효성하이드로젠은 효성중공업과 글로벌 가스 및 화학 전문기업 린데가 지난 2021년 합작 설립한 액화수소 판매법인입니다. 

해당 충전소엔 대용량 수소 충전기 4기가 설치돼 하루 150대 이상의 수소 버스 충전이 가능한데요. 한국가스공사의 검사가 완료되면 시험 운행을 거쳐 올 12월부터 운영할 예정입니다.

전남 광양이 지난 4월 첫 수소 버스 운영을 시작으로 수소차 보급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이번 충전소 준공으로 시내서 운영 중인 수소 버스의 안정적 운영에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효성하이드로젠이 준공한 '광양초남 액화수소충전소' 전경./사진=효성

특히 '액화수소'는 미래 수소 경제의 게임체인저로 불립니다. 안전성이 높은 데다 대용량 저장 및 운송이 가능해 운송비 절감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입니다. 액화수소 부피는 기체수소 대비 8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요. 이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저장하거나 운송할 수 있습니다. 

또 기체수소는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수소 기체를 고압으로 압축·유통해야 하기에 폭발위험이 있지만, 액화수소는 이 점도 해결이 되는 셈이라 안전성 측면서 이점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액화수소 특징./그래픽=비즈워치

"액화수소 용처, 수소차 이어 드론·선박·지게차로 확대"

아울러 충전 속도는 기체수소 대비 3배 이상 빠릅니다. 때문에 고용량 수소 연료가 필요한 버스나 트럭 등 대형 수소 자동차의 충전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효과가 있죠.

효성은 린데수소에너지에서 생산한 액화수소의 사용처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차량용을 시작으로 향후 드론·선박·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 등으로 판매한다는 겁니다.

이만섭 효성하이드로젠 대표는 "이번 액화수소충전소는 수소 사업 비전 선포 후 효성하이드로젠의 첫 결과물"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총 3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맞춰 현재 건설이 확정된 8개를 포함, 총 20여개의 액화수소충전소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건립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비롯, 생산·조립·건립에 이르는 토탈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소충전시스템 시장점유율 20%로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이미 건설 완료된 36개 기체 수소충전소를 포함, 앞으로 전국에 80여개 수소충전소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최근 효성중공업은 주력 사업인 변압기 분야서 두각을 나타내며 실적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전력 슈퍼 사이클'에 기반한 급성장 추세가 향후 3여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고려했을 때, 현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향후 기업 및 그룹의 수익성을 이끌 신사업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 회장의 주문이 주효했을 것이란 해석입니다.

실제 다수의 글로벌 조사기관들은 수소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켓츠앤마켓츠는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7.8%씩 성장, 4106억달러(5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진단하고 있고요.

딜로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보다 과감한 전망치를 제시합니다. 청정수소 시장이 2030년 6420억달러(866조원)에서 2050년 1조4000억달러(1888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맥킨지앤드컴퍼니도 오는 2050년께 365일 중 78일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수소로 충당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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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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