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우면 괜찮은데 앉으면 아프다? 척추가 아니라 "이 질환" 의심해야 합니다

척추와 내장질환의 경계에 있는 신호들

하루 종일 앉아 있다 보면 등이 뻐근해진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운전 후, 또는 식사 후 의자에 앉은 상태로 한참을 보내고 나면 등이나 옆구리 부근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누우면 멀쩡하다. 자고 일어날 땐 아무렇지도 않은데, 다시 앉기 시작하면 통증이 시작된다. 이럴 경우 대부분 허리나 자세 문제로 여기고 정형외과를 찾는다. 하지만 이 통증, 단순한 디스크나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때로는 내장 질환, 특히 췌장·위·신장 문제에서 시작되는 전이 통증일 수도 있다.

등 가운데가 아프고 누우면 괜찮다? 척추 압박 가능성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압박 및 디스크성 통증이다. 특히 허리뼈에서 등 쪽으로 이어지는 흉추(가슴 쪽 척추)의 근육과 신경이 압박되면, 앉았을 때 체중이 척추에 실리며 통증이 유발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허리를 숙이거나 젖힐 때도 통증이 생기며, 특정 자세에서만 국한되는 특징이 있다.

즉, 통증이 자세나 움직임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고, 밤에도 지속되진 않으며, 누우면 빠르게 호전된다면 척추 원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통증이 깊고 묵직하며, 내부 장기에서 뻗어 나오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다른 가능성을 반드시 열어둬야 한다.

췌장염이나 췌장암도 등통증으로 시작된다

췌장은 위 뒤쪽, 척추 바로 앞에 위치한 기관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종양이 자라면 신경을 통해 등 쪽으로 방사통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식사 후 통증이 심해지고, 앉으면 압력이 더해져 통증이 더 강해진다. 반대로, 누워 있으면 장기들이 복벽 쪽으로 이동하면서 췌장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통증이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췌장암 초기에는 별다른 소화불량이나 황달 없이 등 통증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췌장 문제로 인한 등통증은 오른쪽이나 왼쪽 등 중간쯤이 묵직하게 아프며, 식후 통증, 체중 감소, 소화불량 등이 함께 있다면 반드시 소화기내과 진료가 필요하다.

신장 문제도 등 한쪽 통증의 원인이 된다

신장은 등 양쪽, 갈비뼈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신장에 결석이 생기거나 염증, 종양, 수신증이 발생하면 등 뒤쪽이나 옆구리 부근에 날카롭고 깊은 통증이 생긴다. 특히 한쪽만 지속적으로 아프거나, 앉을 때 등과 옆구리를 연결하는 삼각형 부위에 통증이 집중된다면, 신장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장통은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꾼다고 사라지지 않으며, 소변 이상, 미열, 피로감, 배뇨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자고 일어난 아침엔 괜찮다가, 하루를 시작하며 수분 섭취와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면 내과적 검진이 우선이다.

자세와 관련된 단순 근육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된다면 의심하라’

물론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자세에서 오는 근막통증증후군(MPS)이다. 등 근육은 하루 종일 긴장 상태에 있기 쉽고, 특히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습관은 특정 부위의 과도한 사용과 압박을 불러온다. 이로 인해 어깨뼈 아래쪽, 날개뼈 주변, 척추 옆 근육들이 짧아지고 굳으며 만성적인 통증이 생긴다. 이 경우엔 마사지를 받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일시적으로 좋아지고, 자세를 바꾸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밤에도 깨고, 복부 증상이나 소화 장애가 동반된다면, 내과 진료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췌장·신장·위 문제로 시작되는 등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손 쓸 수 없을 만큼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조기 감지가 중요하다.

당신의 등은 지금 몸속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조용히 알려주는 신호등일 수 있다. 누워 있을 땐 멀쩡하지만 앉기만 하면 시작되는 통증. 그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단순 자세 때문이 아니라 몸속 장기에서 보내는 첫 경고일 수 있다. 지금 그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한 걸음 먼저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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