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규가 아내 이유미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다.

말도 제대로 못 붙이고 혼자 가슴앓이를 하던 시절, 장성규는 그저 그녀 곁을 맴도는 인공위성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유미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을뿐더러 장성규는 157cm/76kg의 소아비만이었기에 항상 의기소침해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장성규는 대놓고 고백하기보단 친한 친구로 남는 걸 택하며 먼 훗날을 기약한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이유미는 남양주로 이사를 간다. 그 사실을 들은 장성규는 망설임 없이 엄마에게 "우리도 남양주로 이사 가자"고 졸랐다.
그는 확신했다. 이 사람과 인연을 이어가려면 곁에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청춘의 오랜 시간을 친구로 지낸 두 사람은 성인이 되고도 여전히 ‘남사친’과 ‘여사친’으로 남아 있었다.

조바심을 느낀 장성규는 어느 날 술자리에서 결국 묻고 만다.
“내가 널 여자로 봐도 될까?”
이유미의 대답은 단호했다.
“안돼.”

단념했을 법도 한데, 장성규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여자로 보기 시작했으니, 친구처럼은 못 지내겠다”며 전화번호를 지워버리고 아예 연락을 끊는다.
그리고 결심한다. 진짜 변해보자고.

3개월 동안 25kg을 감량했다. 안경 대신 렌즈를 끼고, 패션도 바꿨다.
이유미를 만나기 위해, 단 한 사람을 위해 외모부터 삶의 태도까지 완전히 바꾼 것이다.

다시 마주한 자리에서 이유미는 놀라워했고, 그 눈빛이 달라졌다고 장성규는 기억한다.
그렇게 8번째 고백에서 마침내 연인이 됐다.

장성규는 이후 삼수를 끝내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또다시 벽에 부딪힌다.
공무원, 회계사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방향을 잡지 못했던 그는 결국 진심으로 고민하게 된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뭘까?”

그때 떠오른 것이 아나운서였다.
부모의 반대 속에서도 몰래 누나의 카드를 긁어 학원에 등록했고, 예능 프로그램 ‘신입사원’에 도전했다.
최종 3인에는 들지 못했지만, 방송국의 눈에 들며 JTBC 아나운서로 입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건 장성규에게 돌아온 건 뜻밖의 대답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만나보고, 그래도 내가 좋으면 그때 연락해.”
결국 장성규는 1년간 다른 사람을 만나보려 클럽도 다니고, 여자 소개도 받아봤지만 그를 설레게 하는 건 이유미뿐이었다.
결국 다시 그녀에게 연락했고, 9번째 고백 끝에 진짜 연인이 된다.

나이가 찬 만큼 결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둘은 “아이 생기면 결혼하자”는 약속을 했고, 두 달 뒤 임신 소식을 알게 됐다.
장성규는 그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유미야, 결혼하자. 하늘이 준 기회야.”

임신 5개월 차에 결혼 소식을 전했고, 모든 게 타이밍처럼 딱딱 맞아떨어졌다.
이후 첫째 아들 하준이를 얻었고, 2020년 둘째 아들도 품에 안았다.
25kg 감량도, 8번의 고백도, 방향 잃은 청춘도 결국 한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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