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5%가 한국인?" 3,127km 떨어진 외딴 섬에 한국인이 강제로 끌려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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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 바다와 평화로운 바람이 부는 태평양 한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묘한 섬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에서 무려 3,127km나 떨어진 북마리아나 제도의 작은 섬, 티니안(Tinian)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곳 주민 약 3,000명 중 무려 40~45%가 한국인 혈통이라는 사실입니다.

제주도의 10분의 1 남짓한 이 작은 섬에 왜 이토록 많은 우리 핏줄이 살고 있는 걸까요? 이들의 성씨는 지금도 Kim, Sin, Choi로 불리며 한국의 흔적을 뚜렷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80년 전, 강제로 끌려온 조선인들의 눈물로 일궈낸 태평양의 '작은 한국', 티니안 섬의 숨겨진 이야기와 우리가 꼭 가봐야 할 성지들을 소개합니다.

● 1. 3,127km 너머로 사라진 조선인들: 비극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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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와 4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티니안 섬을 설탕 농장과 군사기지로 개발하기 위해 수천 명의 조선인을 강제징용으로 끌고 왔습니다. 고향 땅을 떠나 이름 모를 태평양 섬으로 던져진 이들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 맨손으로 사탕수수를 베고, 미군의 폭격 위험 속에서 비행기 활주로를 닦아야 했습니다.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이들 중 상당수는 고국으로 돌아갈 배편이 없거나 이미 파괴된 고향의 소식에 절망하며 섬에 남겨졌습니다. 그렇게 8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현지인들과 가정을 꾸리고 정착하며, 오늘날 섬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독특한 공동체가 형성되었습니다.

🏛️ "잊혀진 우리 역사를 마주하다" 티니안의 성지순례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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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안은 단순히 아름다운 휴양지가 아닙니다. 섬 곳곳에 박힌 우리 민족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은 그 어떤 여행보다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① 산호세 마을의 '평화기원 한국인 위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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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안의 중심지인 산호세 마을 북쪽에는 1977년에 세워진 위령비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되어 고국 땅을 다시는 밟지 못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곳입니다. 대구대학교 설립자 등 민간단체가 수천 구의 유골을 발굴해 봉환하며 세운 이 비석 앞에서는 지금도 많은 여행객이 숙연해집니다.

② 조선인의 눈물이 마른 '노스필드 활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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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북부에 위치한 2.6km 길이의 이 거대한 활주로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 노역으로 만들어낸 현장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활주로는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 보이'와 '팻 맨'이 탑재되어 이륙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활주로 옆 원자폭탄 적하장 터를 거닐며, 인류사의 거대한 비극 속에 희생된 우리 선조들의 삶을 되새겨볼 수 있습니다.

③ 별 모양 모래가 흐르는 '출루 비치 (Chulu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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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샌드'로 유명한 이 해변은 아름다운 풍경 뒤에 전쟁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1944년 미 해병대가 상륙했던 장소로, 당시 섬을 지키기 위해 강제 동원됐던 조선인들의 치열했던 현장이기도 합니다. 수심이 얕고 조용한 이곳에서 별 모양의 모래를 만지며, 고향을 그리워했을 그들의 마음을 잠시 헤아려봅니다.

● 2. 2026년형 티니안 여행: "기억과 공감"의 하이빙(H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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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안은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단 1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입니다. 최근 마리아나 관광청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곳을 '기억 관광(Memory Tourism)'의 메카로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인파 없는 태초의 자연: 사이판보다 훨씬 조용하고 때 묻지 않은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절벽 위에서 바닷물이 뿜어져 나오는 '타이드 블로(블로홀)'는 세계 5대 자연 불가사의로 꼽힐 만큼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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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과의 만남: 섬 곳곳에서 마주치는 주민들 중 김(Kim)씨나 신(Sin)씨 성을 가진 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수줍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보세요. 피부색과 언어는 달라졌을지라도 그들의 눈망울 속에 남은 한국인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티니안 여행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입니다.

💡 여행 작가의 제언: 3,127km를 달려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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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해외의 화려한 도시를 찾는 데 열광하지만, 우리 핏줄이 강제로 뿌리 내려진 채 잊혀져 가던 이 섬의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인구 45%가 한국인"이라는 말은 자랑스러운 지표가 아니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책임감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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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말, 사이판의 푸른 바다를 즐기러 떠난다면 하루쯤은 시간을 내어 티니안으로 향해보십시오. 3,127km의 거리를 넘어 고향을 그리워하던 이름 모를 선조들의 영혼이, 맑고 투명한 '티니안 블루' 바다 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