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리뷰: 배우들의 혈투로 버틴 톤앤매너의 자해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연출 김장한, 극본 모지혜) 12부작 전 회차가 공개되었다. 8월 10일 자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기준, 이 작품은 글로벌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2위(총 18개국 1위)에 오르며 수치상으로는 압도적인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흥행 성적이라는 화려한 겉포장지를 한 껍질만 벗겨내면, 내부 서사는 심각할 정도로 균열해 있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달콤한 타이틀을 내걸었으면서도, 정작 알맹이는 쓸데없이 잔혹하고 과도한 누아르 설정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훼손한 대표적인 '톤앤매너 잔혹사'로 기록될 작품이다.

이 작품이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유일하고 강력한 동력은 전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전직 조폭 출신이자 복싱 코치 장태하를 연기한 정해인은 특유의 순수한 눈빛과 묵직한 생활 액션을 완벽하게 결합해 냈다. 서사의 이음새가 성성함에도 정해인이 뿜어내는 순애보적 감정선은 인물의 개연성을 억지로 만들어낼 만큼 강렬하다. 기억상실 검사를 연기한 하영 역시 엉뚱하고 발랄한 엿마을에서의 모습과 냉철한 검사 본업 사이의 톤을 조화롭게 이끌어내며 차세대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영옥, 전배수, 차청화, 장혜진, 김미화 등으로 구성된 마을 주민 체제는 자칫 피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특유의 생활 연기와 유머로 받쳐주었다. 이들이 연출하는 따뜻한 휴머니즘 영역만큼은 유기농 로코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한다.

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울 정도로 '이런 엿같은 사랑'이 범한 연출적·서사적 악수가 심각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패착은 '로맨틱 코미디와 피비린내 나는 잔혹 스릴러 사이의 정서적 널뛰기'다. 힐링과 설렘을 전해야 할 로코 장르에 조직폭력배의 살인 지시, 자극적인 폭력, 피범벅이 되는 고문, 총기 난사 등 잔혹한 누아르 요소들이 불필요하게 대거 삽입되었다.

엿마을에서의 유쾌하고 포근한 에피소드가 전개되다가도, 느닷없이 백상길(허성태 분) 패거리의 어둡고 잔혹한 범죄 누아르 현장으로 화면이 전환될 때마다 시청자가 느끼는 정서적 거부감과 피로도는 극에 달한다.

후반부 11~12회에 이르러 악역 백상길이 주인공 장태하의 '친아버지'라는 구시대적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고, 인질극 끝에 백상길이 스스로 총으로 목숨을 끊는 결말은 로코 특유의 경쾌한 정서적 마무리를 완전히 산산조각 낸다. 스릴러적 긴장감을 더하려 던진 수수께끼들이 결국 극의 시원한 쾌감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플릭스패트롤 글로벌 2위라는 상업적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는 정해인과 하영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적 매력과 로코라는 장르적 외피가 불러온 착시 효과에 가깝다.

화기애애한 로코와 피비린내 나는 잔혹 누아르를 안이하게 혼용하다가 극의 분위기와 흐름을 스스로 망쳐버린 연출적 우유부단함은 차갑게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배우들의 피 땀 어린 심폐소생술이 없었다면 서사적 자해극으로 끝났을 작품이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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