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장 끝내기’ KT, 초접전 끝 LG 잡고 준PO 최종전 간다

수원/배준용 기자 2024. 10. 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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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6대5 재역전 진땀승...’불펜’ 고영표· 마무리 박영현 완벽투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마법사들이 타선과 마운드에서 다시 한 번 마법을 부리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2024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탈락 위기에 몰렸던 KT가 9일 열린 4차전에서 강백호를 비롯한 타선의 활약과 ‘불펜’ 고영표와 마무리 박영현의 ‘철벽투’를 앞세워 연장 11회까지 가는 초접전끝에 심우준의 극적인 끝내기 내야 안타로 LG에 6대5 1점차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양팀은 오는 11일 잠실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삼성과 맞붙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1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KT 박영현이 웃으면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뉴스1

KT는 선발로 와일드카드전에서 호투한 쿠에바스, LG는 1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던 엔스를 다시 선발로 올렸다.

1회초 KT 선발 쿠에바스가 실점 위기를 차분히 넘기며 경기를 시작했다. LG 선두 타자 홍창기가 쿠에바스의 커터를 밀어쳐 3루수 황재균을 뚫어내는 좌전 안타를 쳐내며 출루했다. 이어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를 맞은 쿠에바스는 오스틴과 문보경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1회초를 마무리했다. 1회말 LG 선발 엔스도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김민혁과 로하스, 강백호를 범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다.

9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2회초 2사 LG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친 뒤 후속타자 박해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후속 타자 박해민은 백투백 홈런을 터트렸다./뉴시스

2회초 LG가 화끈한 백투백 홈런으로 경기의 균형을 깨트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부진했던 김현수가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김현수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쿠에바스의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트렸다. 이번 포스트시즌 부진을 만회하는 올 가을야구 첫 홈런이었다.

이어 타석에 선 박해민이 다시 쿠에바스의 초구를 받아친 것이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김현수가 친 홈런과 거의 같은 궤적. 백투백 홈런으로 단숨에 LG가 2점을 뽑아냈다. 2-0.

하지만 KT도 곧바로 2회말 홈런으로 응수했다. 선두타자 5번 문상철이 엔스의 5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남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1-2 1점차.

3회초 쿠에바스가 다시 흔들렸다. 선두타자 신민재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오스틴과 문보경에 연달아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2루 위기. 하지만 쿠에바스는 후속타자 박동원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 1-6-3(투수-유격수-1루수) 병살을 만들어내며 절묘하게 위기를 넘겼다. 3회말 LG도 선발 엔스가 호투하며 선두타자 김민혁을 외야 플라이, 로하스를 유격수 땅볼, 장성우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KT 상위 타선을 막아냈다.

4회초 LG가 다시 쿠에바스를 흔들며 1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친 타구가 높게 뜨더니 우중간 앞쪽에 떨어지며 절묘한 안타가 됐다. 오지환이 타구가 높이 뜬 틈에 재빨리 달려 2루타를 만들었다. 김현수의 2루수 땅볼 진루타로 맞은 1사 3루에서 박해민이 좌익수 플라이를 쳤지만, 타구가 짧은 탓에 희생플라이가 되지 않았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이번엔 문성주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쿠에바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결국 오지환을 홈에 불러들였다. 3-1.

9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4회말 1사 1,3루 상황 KT 강백호가 오윤석의 1타점 적시타로 홈인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뉴시스

LG가 기세를 올리는 듯 했던 4회말 KT 타선이 대반격에 나서며 경기의 전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선두타자 강백호가 엔스의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우익수 홍창기의 포구 실책을 틈타 강백호가 2루에 안착했다. 후속타자 문상철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어 타석에 선 황재균이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2루에 있던 강백호를 홈에 불러들였다. 2-3 1점차. 좌익수가 홈에 송구한 틈을 타 황재균은 2루까지 달렸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배정대가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3루 찬스가 이어졌고, 이어 후속타자 오윤석이 엔스의 초구를 받아친 것이 그대로 좌중간으로 흐르며 좌전 적시타가 됐다. 3-3 동점.

엔스가 흔들리며 9번 타자 심우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가 되자 결국 LG 더그아웃은 엔스를 조기 강판하고 김진성을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KT가 끝내 전세를 뒤집었다. 김민혁이 김진성의 초구를 받아친 것이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됐다. 다소 짧은 타구였지만 배정대가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 들었고, 포수의 태그 시도에도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LG 더그아웃이 홈 태그 상황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4-3 역전.

5회초 KT가 다소 불안했던 쿠에바스를 조기에 내리고 고영표를 조기 투입하며 ‘위닝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고영표가 신민재와 오스틴을 범타로 처리한 뒤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를 기록, 더그아웃의 기대에 부응했다.

9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무사 주자없는 상황 KT 강백호가 솔로홈런을 치고 표호하고 있다./뉴시스

5회말 강백호가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면서 KT가 기세를 올렸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강백호는 김진성의 포크볼을 걷어올렸다. 타구가 쭉 뻗더니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팀에 2점차 리드를 안기는 솔로 홈런이었다. 5-3.

이후 6회초와 7회초 고영표의 호투가 계속되면서 KT가 그대로 승부를 가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LG도 김진성에 이어 유영찬-함덕주를 올리며 KT의 공세를 막아내며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추격했다.

8회초, 고영표가 계속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LG의 반격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문보경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박동원이 친 타구가 유격수 왼쪽으로 빠지는 듯 했지만 KT 유격수 심우준이 극적으로 잡아 2루에 던졌다.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베이스에 다다를 때 문보경의 발이 미세하게 떠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아웃으로 번복됐다. 안도의 한숨을 돌린 KT는 고영표를 내리고 소형준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의 경기 8회초 1사 주자 2루에서 LG 김현수가 5-5를 이루는 극적인 동점타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LG의 추격은 그제야 시작됐다. 오지환이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LG는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홈런으로 살아난 김현수의 타석. KT 포수 장성우의 치명적인 포일이 나오면서 3루 주자가 홈인, LG가 4-5 1점차로 추격했다.

계속된 1사 2루 동점 찬스에서 김현수가 결국 우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LG는 마침내 5-5 동점을 이뤘다. 김현수의 대주자로 나간 김대원이 도루에 성공하면서 LG는 1사 2루 역전 찬스를 잡았고, 구원 투수 소형준이 급격히 흔들리더니 박해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1사 1,2루에 몰렸다.

소형준이 다시 후속 타자 문성주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2사 1,2루로 한숨을 돌렸지만 후속 타자 홍창기가 친 타구가 2루수 앞으로 크게 튀었고, 2루수 김상수가 공을 잡아 1루에 던졌지만 세이프가 되면서 LG가 2사 만루 역전 찬스를 이뤄냈다.

결국 KT는 소형준을 내리고 마무리 박영현을 조기 투입했다. 2사 만루 역전 위기에서 박영현이 LG 신민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5-5 균형을 유지했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KT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연합뉴스

8회말 LG가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조기 투입하며 총력전에 맞불을 놨다. 선두타자 오윤석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심우준이 안타로 출루하며 역전 주자로 나섰다. 에르난데스는 김면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2사 1루를 만들었다.

이어진 로하스의 타석에서 KT가 치고달리기 작전을 펼쳤다. 로하스가 친 타구가 강하게 유격수 앞으로 뻗었고, 이 공이 유격수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오며 내야 안타가 됐다. 심우준은 3루까지 파고 들며 이번엔 LG가 2사 1,3루 재역전 위기에 몰렸다.

후속 타자 장성우가 에르난데스의 공을 친 타구가 내야에서 크게 튀어 올랐다. 하지만 LG 2루수 신민재가 이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2루에 토스, 3아웃을 잡아내며 5-5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이후 KT는 거듭해서 끝내기 찬스가 무산되는 ‘희망 고문’이 이어졌다. 9회초 KT 박영현이 삼자범퇴로 LG 타선을 처리하자 9회말 KT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LG 에르난데스가 선두타자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 타자 김상수가 중전 안타로 1루에 나갔다. 하지만 황재균을 다시 헛스윙 삼진.

2사 1루에서 돌아온 배정대 타석에서 에르난데스가 땅에 강하게 튀는 와일드 피칭을 하면서 1루 주자 김상수가 2루에 진루했다. 그런데 에르난데스의 슬라이더가 다시 바깥쪽 땅볼로 빠졌고 포수 허도환이 이를 잡지 못하면서 김상수는 다시 3루까지 진루했다.

2사 3루 완벽한 끝내기 찬스. 하지만 배정대가 에르난데스의 바깥쪽 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10회초 KT 박영현이 압도적인 구위를 재현했다. 선두타자 오지환을 2루 땅볼, 대타 이영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해민 마저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단 1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10회말 LG가 투구수 30개를 넘긴 에르난데스를 내기로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 오윤석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심우준의 희생번트가 성공하면서 KT는 1사 2루 다시 끝내기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1번 타자 김민혁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2사 2루가 됐고, LG는 고의 자동 사구로 로하스를 거른 뒤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끝내기를 무산시켰다.

11회초 박영현이 계속 마운드에 나서 선두타자 문성주와 후속타자 홍창기를 범타로 처리했다. 9타자 연속 퍼펙트. 신민재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10타자 연속 퍼펙트를 기록했다.

결국 11회말까지 왔다. 강백호가 다시 선두타자로 타석에 섰다. 강백호가 친 높게 솟은 타구가 좌익수 왼쪽 앞으로 가더니 왼쪽 파울라인 근처에서 떨어졌다. LG 좌익수 문성주가 잡지 못한 이 타구에 대해 원심은 파울을 선언했지만, KT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결과 페어볼로 확인되면서 강백호가 2루까지 나갔다. KT가 또다시 무사 2루 끝내기 찬스를 맞았다.

5번 타자 김상수가 희생번트 자세를 취했다. LG가 번트를 내주지 않으려하다 볼 카운트가 3볼1스트라이크로 몰리자 자동고의사구를 선택,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6번 타자 황재균이 다시 번트 자세를 취했고, 초구에 황재균이 번트한 공이 3루수 앞으로 흘렀다. LG 3루수 문보경이 공을 잡아 3루에 송구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강백호가 3루에서 세이프, KT는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LG는 백승현을 내리고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어진 배정대의 타석. 배정대가 친 타구가 2루수 앞 땅볼이 되면서 홈에서 3루 주자 강백호가 포스 아웃됐다. 1사 만루. KT는 다시 천성호를 대타로 올렸지만 정우영이 천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사 만루가 됐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1회말 2사 만루에서 KT 심우준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또다시 끝내기 찬스가 무산되는 듯 한 순간. 심우준이 친 타구가 투수 글러브를 맞고 튀면서 뒤로 흘렀다. 이 타구를 잡으려는 LG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충돌하면서 누구도 그 공을 잡지 못했고, 공은 2루 베이스 굴러갔다. KT가 내야안타로 끝내기 타점을 만들며 극적으로 4차전에서 승리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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